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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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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증후군
글쓴이
양서현 저
파란 (파란미디어)
평균
별점9 (10)
뻑공

우리는 모두 지난 사랑의 증후군을 갖고 있다... 



그 사람은 손으로 코끝을 만지는 버릇이 있다. 뭔가를 골똘히 생각할 때도, 가만히 앉아서 무언가를 볼 때도, 책장을 넘기면서도...코끝을 만지는 버릇은 그 사람의 일상처럼 생각되기도 했다. 어느날, 마주 보고 앉아있던 친구가 뜬금없이 묻는다. "너, 코가 가려워?", "왜?", "코를 왜 자꾸 긁어?"......



나는 코를 긁고 있었던게 아니라, 나도 모르게 코끝을 자꾸 만지작거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사람이 남아있지도 않았던 그 순간에...나도 모르게...누군가의 버릇을 따라하고 있었던...이젠 그럴 이유조차 없는데도... 



지금껏 ‘충동’이란 단어와는 거리가 먼 무료한 일상을 지내온 패션 디자이너 신소윤. 서른을 눈앞에 둔 어느 날, 충동적으로 사표를 내고 백만 원짜리 노트북을 사고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를 아홉 달 시한부로 빌린다.
아파트 계약을 하고 돌아오는 길, 넘어질 뻔한 소윤을 한 남자가 구해 주는데, 하필 잡은 곳이 그녀의 가슴. 그렇게 더듬지만 않았어도 경찰서 지구대까지 가는 일은 없었을 걸. 그리고 지구대에서 드러난 치한의 정체는 유방외과 전문의. 멍울이 만져진다며 병원행을 권유하는 이 변태, 심지어 소윤의 아파트 두 층 위에 살고 있다.


지난 4년간의 사랑을 뒤로 하고 모든 것을 잊고 싶었던 그 여자 신소윤과 사람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을 것 같은 그 남자 이민환. 두 사람이 더듬거리면서 조심스럽게 시작하려 한다. 다가서다 물러서고, 마음이 둘로 나뉘는 것 같으면서도 정리를 해야하는...



스물아홉의 신소윤은 충동적으로 9개월간의 시한부 자유를 누린다. 충동적으로 일을 때려치우고 마음껏 게으름 피우고 마음껏 이상해지는 생활로...그러던 그녀 앞에 또 다른 이상한(?) 남자 이민환과의 부딪힘이 자꾸만 생긴다. 이상한 신소윤이 조금은 다르게 이상한 이민환과의 접촉에 설레인다.  



사람이 사랑을 하면서 겁날때가 몇번 있을텐데, 그 중 한번이 지난 사랑에 실패한 사람이 다시 올 사랑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아직도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면서 지난 사랑의 흔적들이 수면 위로 드러날때면 그 순간을 어떻게 모면할지 몰라 당황하기도 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설레이고 즐거워야 할 사랑에 자꾸 지난 사랑이 군데군데 겹쳐진다. 스스로도 모르게 어떤 순간을 비교하기도 한다.  



그럴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계속 비교하면서 불편한 마음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할까, 아니면 미안한 마음에 도로 물러야 할까...


그 어떤 쪽으로도 마음은 편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사랑에 자꾸만 주저하게 될 것이고, 무엇 하나 달라질게 없는 지나간 사랑으로 추억이라 이름 붙인 것을 끄집어내면 뜯어먹고 살겠지...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특히나 괴롭고 힘들었던 기억은 더더욱...지난간 사랑의 기억이라고 그렇지 않을까...조금씩 희미해져 가기를 기다려야지, 결코 흰 도화지처럼 지워지지는 않을테니... 



소윤의 행동에 짜증이 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왜 마음이 그러냐고 혼내주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감히 그런말도 못하겠다. 단정지을 수 없는 소윤의 마음들이 왜 그런지는 우리도 이미 알고 있을지 모르니까...겪어본 사람도 있을테고, 그런 마음을 공감하고 이해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테니까...사람이 마음은 정의된 하나의 단어일 수 없어서 그런 것일테니까... 



담담하게 그려진 이 이야기는, 살짝 물결치면서 흐르는 강물 같다. 파도도 없고, 넘치지도 않는 상태의...사랑이 그렇게 요란스럽지도 않고, 사람의 마음을 엿보는 기술을 가진 작가의 힘일지도 모른다. 영화 시나리오를 썼다는 이력 때문인지, 글 속에 등장하는 영화 이야기, 영화 현장의 이야기, 시나리오 이야기는 생소하지만 무언가 전문적인 분야를 들여다 본 기분이다. 실제 그곳은 그렇지 않았을까 하면서...



첫작품이라지만, 글이 불편하지 않다. 심심하리만치 고요하다. 역시 호불호가 가려지는 글이겠지만, 나름의 만족을 준다. 가끔 로설을 읽다보면 이런 기분이 들게 만드는 책이 있다. 한편의 단편 드라마를 보는 듯한 영상을 그려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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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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