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
  1. 2010 08 - Book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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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의 매
글쓴이
대실 해밋 저
열린책들
평균
별점9 (29)
카오

 


하드보일드 탐정소절의 대표작 몰타의 매


 


 


1차 세계대전 직후 미증유의 거대한 전쟁은 사람들을 허무주의로 내몰았고, 이런 황폐한 세상에서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그 결과 세상과 정서적 유대를 잃은 인물이 오직 자신의 본능에 의지해서 가치를 탐색하는 이른바 <하드보일드 소설>들이 태어났다. 대실 해밋은 추리보다 행동에 중점을 두는 하드보일드 탐정소설의 창시자이자 최고봉이라 평가되고 있다.


 


 


새뮤얼 스페이드는 납치당한 동생을 찾아달라는 의뢰와 함께 브리지드 오쇼네시를 조우하게 된다. 키가 크고 날씬하며 허리는 꼿꼿하고 도톰한 입술, 조심스러운 미소와 하얀이가 반짝이는 브리지드는 부끄러움이 많고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연약함이 묻어난다. 섹시하고 도발적인 샤론 스톤의 유혹과는 다른,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연약함과 외모에 현혹 되어버린 스페이드의 동업자 아처는 브리지드가 지목한 서스비란 남자의 미행을 자처한다. 하지만 다음날 서스비와 함께 시체로 발견이 되고 사건을 의뢰한 브리지드 역시 홀연히 자취를 감춘다.


 


 


베일에 쌓여 있으나 매력적인 여인 브리지드는 살인사건과 무관함을 호소하며 스페이드에게 계속해서 자신의 신변보호를 요구하고 나선다. 그리고 이어서 등장하는 두 명의 새로운 의뢰인들로 인해 새(Bird) 조각상인 "몰타의 매"가 드디어 수면위로 떠오르게 된다. 16세기 십자군이 카를 황제에게 공물로 받친, 자신들의 최고의 보석을 박아 만든 황금 새의 조각상이 <몰타의 매>라고 설명된다. 이 새 조각상은 그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 스페이드의 의뢰인인 거트먼에게 오고 있었으며, 그 심부름 꾼이 브리지드 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몰타의 매>>의 특징 중에 하나는 수많은 거짓들의 향연에 있다. 처음 자신의 신변부터 시작해 소설의 마지막까지 거짓으로 치장한 브리지드의 실체, 보호본능과 시선을 빼앗는 육감적인 매력으로 남자들을 자신의 수족부리듯 이용해 왔다. 콘스탄티노플에서 브리지드를 추격한 거트먼 일당 역시 심부름꾼인 브리지드에게 속아 먼 길을 추격했고, 스페이드마저 그녀와 사랑을 나눴을 만큼 남자 다루기의 대가였다. 물론 거트먼 역시 거짓과 술수로 몰타의 매를 빼돌렸고, 배신한 브리지드와 다시 편을 맺어 스페이드를 속이는 등 책은 처음부터 종결에 이르기 까지 거짓으로 꽉 들어차있다. 이는 사회적인 배경을 반영하는 것으로, 1920년대 미국은 실제로도 범죄가 급등했고 금주법의 시행으로 밀주업자를 비롯해 거짓으로 꽉 들어찬 사회였다고 한다. 오히려 금주법에 저항하는 밀주업자들이 영웅이 됐던 사회, 작가가 되기 전 탐정사무소를 운영했던 대실 해밋의 범죄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범죄의 낭만적 속성에 매혹 되어있던 대중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약간 내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건 <<몰타의 매>>에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물질만능 주의다. 금전적인 지불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 스페이드, 좀더 많은 금액을 제시하는 거트먼의 의뢰에 브리지드를 보호하는 수호자의 역할을 쉽게 벗어 던진다. 몰타의 매를 소지한 브리지드를 이용해 거트먼과의 거래를 하는 모습이나 브리지드의 보석함을 뒤져 금전으로 교환해 지불하라 명령하는 그의 모습엔 일반적으로 정의롭고 약자를 위해 일하는 마음씨 좋은 탐정의 이미지는 그려지지 않는다. 어쩌면 그는 처음부터 브리지드의 실체를 파악하고 있던 걸까? 탐정 사무소에 의뢰한다는 자체가 비용이 청구된다는 당연한 순리를 가지고 있지만, 인간적인 냄새가 결여된  물질적인 사회풍조만을 따라 움직이는 등장인물들이 비호감스럽게 다가왔다.


 


 


무한한 가치를 지닌 몰타의 매를 손에 넣기 위해 거짓으로 위장한 거트먼 일당과 매력적인 여인, 그리고 돈을 위해 일하는 탐정이 그려가는 정의롭지 못한 소설(?), 하지만 거짓이 만연한 사회를 꼬집듯 입만 열면 거짓부렁만 해대는 악당에게 가끔씩 시원한 폭력이 행사된다. 마치 <<SOS 원숭이>>의 손오공이 때로는 이런 폭력도 필요합니다 라고 외치듯 스페이드 또한 그들을 처단하고 벌을 준다. 범죄를 찬양하던 시절에 대한 저항심이 느껴지는 이러한 단락들에서 어느 정도의 위안을 찾았다고 해야겠다. 나는 말이야.. 거짓말 한번 할 때 마다 벌거벗겨져 집에서 쫓겨 났었다고..너희들에게도 그 정도의 치욕은 필요한 거지..


 


 


맞다. 경우에 따라 폭력은 용인 되어야 한다.


 


 


<<몰타의 매>>는 이미 10년 사이 세 번이나 영화화 되었고, 그의 많은 작품 또한 영화화 됐다. 게다가 라디오 시리즈로도 여러 차례 만들어져 한때 가장 높은 수입을 올리는 작가였다고 한다. 개성넘치는 등장인물과 탄탄한 플롯, 정밀한 묘사로 탐정 소설의 장르를 뛰어넘는 평가를 받은 대실 해밋, 요즘 스릴러나 추리물처럼 심리적인 묘사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은 좀 떨어질지 모르지만, 시대를 풍미한 작가의 작품을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듯 싶다. 피가 튀거나, 잔인한 살인행위 등을 묘사하는 슬래셔 무비 같은 장면은 없으니 안심하고 책으로 빠져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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