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리뷰

indiaman
- 작성일
- 2010.9.11
버마 시절
- 글쓴이
- 조지 오웰 저
열린책들
버마시절은 오웰의 버마에서의 경찰관 노릇을 하면서 겪었던 상황에서 얻은 경험을 담은 책이다. 오웰의 소설답게, 비록 해피앤딩은 아니지만, 메시지를 던진다 “변한 건 하나도 없다.”고, 단지 플로리(주인공)만 사라졌을 뿐이다. 플로리의 하인들 역시 주인의 비극 속에서 비슷한 비참함으로 마감하는군요. 그의 제국의 경찰 노릇을 한 것에 대한 반성인지 아니면 제국주의에 대한 경고인지는?
어떻게 보면 이 글은 아주 간단한 식민지 이야기입니다. 영국령인 버마에서 영국인들의 삶과 버마인들의 삶을 보여준다. 지배자들과 피지배자들의 삶이라고 해야 하나. 그 속에서 개인들의 욕망과 음모 그리고 사랑을.
백인나리들의 버마에서의 삶, 어떻게 보면 이들도 조국에서는 2등 시민에 지나지 않은 사람들 아닐까? 그들끼리 버마의 상황을 불평과 욕을 하면서, 나름 버마인들을 부리며 잘 누리고 생활한다. 하지만 변화된 정책, 폐쇄된 백인사교클럽에 현지인을 받아들이라는 국장의 권고로, 사건은 시작된다. 거기에다, 우리로 치면 친일의 앞잡이 비슷한 현지인 관리 중국계 버마인, 우 포 킨의 권력욕과 그에 따른 음모와 병원장 인도인 베라스와미와의 경쟁에서 많은 사건들은 일어난다. 버마에서의 인도계와 중국계의 보이지 않는 경쟁을 비유한 것인지는.우 포 킨과 베라스와미의 목표는 이 백인사교클럽의 회원이 되는 것이라니, 우리가 보기에는 별 것 아니지만, 식민지 피지배자가 지배자와 같은 위치를 점하게 되는 것이기에 그들의 꿈이자 희망이다.
백인나으리들의 규칙을 보라. 1, 우리의 특권을 고수하자! 2. 겉으로도 부드럽지 않은 강인한 모습을 보이자! 3. 우리 백인들은 뭉쳐야 한다! 4. 그들은 한 치를 주면 한 자를 달라고 한다! 5. 단결하자!을 보라. 이 당신 이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살았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다.
조금 삐딱한 플로리, 백인나리인데, 현지인 베라스와미와 친교를 갖고, 친구처럼 지낸다. 하지만 그에게도 나리의 위치는 쉽게 버릴 수 없는 것이다. 플로리는 영국을 비난하고 베라스와미는 영국을 칭찬하고, 왜 플로리는 이 지배적인 제도가 마음에 들지가 않고, 현지인들을 조금 이해해가기 시작했기에, 다른 백인들에게는 눈에 가시 같은 존재가 된다. 그도 나름 편안한 삶을 살았으나, 어느 날 지옥 같은 이곳을 찾아온 천사 같은 엘리자베스 때문에 많은 사건이 벌어진다.
예술가 흉내 내는 어머니와 파리에서 힘든 삶을 살아가는 엘리자베스는 엄마의 죽음과 숙모의 권유(버마로 와서 결혼)로 지금보다 나으리라는 생각으로 머나먼 버마로 왔다. 그녀는 어머니로 인해 예술이나, 문학, 철학 등이 죽으라고 싫다.
플로리는 엘리자베스와 더 가까워지기 위해 그녀를 버마연극, 현지 시장 등을 보여주지만, 이것이 좋은 일은 아니었다. 유럽의 삶을 원하는 그녀에게는. “아름답다고요? 너무 흉측해서 도저히 볼 수가 없어요. 저 사람들은 정말 야만인들이예요!” 그녀는 원주민들을 이해하기가 어렵고, 플로리의 예술적인, 문학적인 생각들이 더 싫다.
베라 스와미 경쟁에 불을 땅긴 우 포 킨과 자신이 영웅이 될 반란의 음모를 점점 진행시킨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우 포 킨의 부인과 나누는 대화에서 우 포 킨의 모든 악행은 불탑을 만들면 이 모든 죄가 사라진다니. 우매한 믿음은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
플로리와 엘리자베스에게 가시가 된 정부 마 흘라 메이와 음모가 그들을 기다린다. 엘리자베스는 사냥에서 플로리의 남성다움과 영웅적인 모습을 보며, 다시 사랑의 싹을 터 오르지만, “그가 과연 청혼을 할까? 그가 너무 질질 끌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그녀를 흔들리게 하는 젊은 남자의 베랄중위의 등장과 더 나은 조건에, 숙모의 충고로 플로리를 멀리하고, 베랄과 즐거운 날들을 보낸다. 하지만 베랄은 바람둥이, 거기에다 아무것도 가진 것은 없는 이 아가씨를 사랑하게 될까?
마침내 클럽의 회원선출로 백인나리들과 대립하는 플로니는 베라스와미를 추천한다. 또 다른 사건, 맥스웰이 시체로 발견된다. 백인나리가 살해 당하다니. “백인이 살해된다면 그것은 끔찍한 행위로 신성 모독에 비견되는 일이 된다.” 곧 이어서 우포킨이 조작한 반란이 일어나 원주민들이 클럽하우스를 포위한다. 백인들이 위험한 상황에 처한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 위험을 무릅쓰고, 플로리는 클럽하우스를 탈출하여 경찰들에게 진압을 명령한다. 이 일로 유럽인들에게 영웅이 된다. 폭동 진압의 영예를 얻으려던 우 포 킨은 플로리로 인해 좌절한다. 그에게 복수를.
떠나버린 베랄. 엘리자베스는 이제는 누구를 잡아야 하나. 6주마다 거행 되는 예배에 참석한 플로리는 희망에 부풀지만, 그에게는 그가 뿌리 씨앗이 돌아온다. 우 포 킨의 사주로 교회에서 추태를 부리는 메이, 그는 얼굴의 모반을 감추려고 그렇게 노력하면서도, 자신에게 가장 큰 모반인 메이를 방치한 것이다. 엘리자베스에게 버림받은 플로리 “이 세상에서 당신을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행운이라는 것만 알아줘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그에게는 어떤 길이 남았는가? 마지막 선택, 자살(죽음).
그 후 베라스와미는 보조의사로 강등되고, 우 포 킨은 클럽의 회원으로 선출되고, 출세했지만, 그는 그의 탑을 쌓지 못했다. “그는 죄를 사하는 탑의 벽돌을 한 장도 쌓지 못한 채 뇌졸증에 걸려 말 한마디 못하고 죽어버렸다.”. 엘리자베스는 결국 돈 한 푼 없이 결혼도 못하고 고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하지만, 맥그리거의 청혼을 받고, 결혼하여 “마님”의 직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
버마의 그 당시의 모습과 사람들의 일상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영국인들이 이해하기 너무 힘든 삶인가? 아니면 철저한 계급적 관념으로 그들의 눈을 가려버린 것인가? 제국주의는 사라지지 않는다.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을 지배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인가 아니면, 편의와 교육이 만든 산물인가? 이런 삶 속의 사람들이 변하지 않는 한 제국주의에서 벗어나지도, 발전하지 못한다. 개인의 방황(제국주의)와 사람들인 대한 번민(인도주의, 사랑)도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생각이고, 바라는 만큼밖에는.. 그의 업보로 인한 파멸. 부끄러움이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나. 뭐가 그렇게 부끄러운가? 이보다 더한 사람도 수많은 것 인데, 양심이라고 하기에는 좀. 이유는 무얼까 궁금하다. 사랑이 사라지고 현실만이 남는다. 현실은 계속된다.
오웰의 제국주의에 대한 메시지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적용되는 것 같다. 우리는 과거의 제국 같은 보이지 않는 손들의 지배를 받고 있기에. 또한 서양인들의 눈에 비친 원주민들의 모습, 그것이 그들이 생각하는 보편적인 동양인에 대한 생각이었으리라. 오웰은 행동하는 지성인으로, 그의 수많은 경험과 실천을 바탕으로 한 쓴 글이고, 사태를 보는 그의 탁월한 눈이 우리를 이끌 수 있을 것 같다. 쉼 없이 달리는 글속에 파묻혀 시간을 잃어 버렸다.
과거의 글들도 다시 보자. 주옥 같은 글들이 많이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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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