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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7000
- 작성일
- 2011.2.6
차가운 밤
- 글쓴이
- 바진 저/김하림 역
시공사
이 작품은 바진이 1944년애 쓰기 시작하여 1946년 말에 완성한 작품으로, 바진 최후의 장편소설이다. 이 시기는 항일전이 막바지에 이르렀던 시기로 충칭으로 국민당 정부가 피난와있던 시기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왕원쉬안과 청수성은 대학 시절에는 교육을 통해 자신들의 희망을 달성하려는 이상이 전쟁을 피해 충칭으로 온 지금은 하루하루를 영위하기에도 힘겹게 살고 있다. 작가는 이 곳을 배경으로 전쟁과 이로 인해 먹는것과 입을것에 대한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피폐한 삶 속에 번민하는 지식인 가정의 비극을 그리고 있다. 당시는 중국사회에 전통적인 구습과 새로운 신문화가 겹쳐있던 시기였다. 절박한 현실은 항상 문화의 다양한 수용과 안정된 성장을 가로막았으며, 작가들은 깨어있는 한 한눈을 팔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문화전사로서의 소명을 다하고자 했다. 그런데 작가들의 현실 사회에 대한 사명감은 비단 제국주의 열강의 침략 때문만이 아니라, 원천적으로 중국의 전통 문인정신에 내재되어 있던 '글에는 도가 담겨야 하며, 나라를 책임지고 백성을 구한다'는 인문정신과 상통하는 것이기도 하다.
중국 근현대 100년을 온몸으로 겪어낸 중국의 대문호 바진은 제국주의의 야만적 침략을 변호하는 약육강식의 사회 다윈주의에 대해 불만을 느꼈던 당대 지식인들과 마찬가지로 바진은 인류발전의 기본 원리는 상호부조(相互扶助)라는 아나키즘의 이상에 매력을 느꼈다. 그의 나이 15세에 크로포트킨의 「청년에게 고함」이란 글을 읽고 모든 인간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건립하는 것을 평생의 꿈으로 삼게 된 바진은 혁명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고자 했으나 그는 혁명가라기보다는 문인이었다. 자신의 필명을 존경하는 러시아의 무정부주의자 바쿠닌의 첫음절에서 따올만큼 아나키즘과 인도주의로 집약되는 그의 사상적 성향은 작품을 통해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20세기는 인간 본연의 권리와 정체성을 찾기 위한 부단한 추구가 있었던 시기인 동시에, 열강의 광적인 식민지 경쟁과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서 드러났듯이 과거 어느 때보다 잔혹하게 인간성이 파괴된 시기이기도 하다. 물론 서구문화에 대한 초기의 관심은 비교적 다양했다. 서구에 대한 문화적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열강의 경제적 수탈지로 급속하게 전락하며 세기의 서막을 맞은 중국 역시 지난 100년은 희망을 갈구한 동시에 그만큼 시련과 좌절로 점철된 세기였다. 이 작품 '차거운 밤'은 격변의 시대를 이 작품을 통해 작가의 의식을 표현했으리라 생각한다. 작가의 이런 의도로 왕원시안과 그의 직장동료들간의 갈등과 그의 어머니와 며느리인 청수성과의 갈등구조를 통해 이런 시대적인 대립을 표현했을지도 모르겠다. 1940년대 중반전쟁이라는 소용돌이속에서 이념의 대립을 목격한 작가의 사명은 고난의 연대 속에서 문학의 역할을 꿋꿋하게 펼쳐나간 작품이란 느낌을 들게하는 작품이다. 현실에서의 좌절을 문학으로 승화시키는 과정을 통해 20세기 중국 지식인의 신념과 고뇌를 보여주는 바진의 삶과 문학은 개인의 자유로운 삶과 정의로운 사회를 꿈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의 시사점을던져줄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그런 의미에서 바진은 작품으로 이야기하는 작가로서 소명의식을 가진 사람이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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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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