깽Ol
  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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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에게 죽음을
글쓴이
넬레 노이하우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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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별점8.7 (295)
깽Ol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탐욕으로 하여금 인생을 얼마나 송두리째 바꿔버리는지 우리에게 잘 일깨워주는 이야기다. 더군다나 '백설공주'라는 우리가 잘 알고있고 또 친근한 동화속 공주캐릭터의 이름을 내세움으로써 그 호기심은 몇배로 증폭된다.


 



피부는 눈처럼 희고
입술은 피처럼
머리칼은 흑단처럼 어라




우리가 알고있는 백설공주의 모습이다.그녀는 착하고 아름답고 난쟁이들의 사랑을 듬뿍받는 공주님이다. 모두가 질투할 만큼 아름답기에, 계모 왕비 또한 그녀의 아름다움을 시기한... 허나 책속에 등장하는 백설공주라는 별명을 가진 소녀는 아름답지만,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잘 알고있고, 착하기보다는 자신의 장점을 내세워 약삭빠르게 이용할줄 아는 어찌보면 탐욕스러운 아이다. 외모로 모든 남자를 휘두르려 하는. 자신이 얼마나 예쁜지 잘 아는  잘난 소녀.


 


사건의 발단지는 폐쇄적 분지마을인 알텐하인이다. 겉으로 보면  평화롭고, 거의 모든 주민들이 오랜시간 조상 대대로 살아온, 서로서로 어려운 일이 있을땐 언제든 발벗고 나서는 참으로 정감있는 마을처럼 보인다. 대부분의 사건은 이렇게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에서 일어난다. 극의 극대화를 위해서인지, 아니면 마을 모든 사람들을 용의자로 써먹을수 있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 부분만 본다면 예전에 읽었던 리차일드의 '추적자'와 비슷한 양상을 띈다. 그 책에서도 평화로운 마을,살인,마을의 실권을 장악한 자가 사건의 중심이 되는데,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서도 비슷하다. 당연 스토리 전개는 판이하게 틀리고, 작가의 스타일도 확연히 다르다. 여성작가라서인지 박진감있는 전개보다는 세세한 심리묘사와 차분하게 사건의 면모를 보여준다.


 


11년전 일간지 1면 톱으로 다뤄진 독일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 18살의 토비아스 자토리우스는 두 소녀를 살인한 죄로  법정 최고형을 선고받는다. 재판은 완전히 정황증거만으로 이루어졌고 토비아스는 그날 저녁의 기억은 구멍이 뻥 뚫린 것처럼 아무것도 없다. 자신이 술이 많이 취했었다는것, 다음날 머리가 깨질듯이 아팠다는것, 그리고 자신은 여자친구 둘을 살인한 혐의로 잡혀갔다는것. 그것뿐이다. 그리고 10년후 그는 출소한다. 그가 감옥에 들어가면서 그의 가정 또한 산산조각 났다. 그 지역에서 꽤 유명했던 아버지의 레스토랑은 문을 닫았고, 부모님은 이혼을 하셨다. 출소 이틀후 따로 살고 있던 그의 어머니는 도로위 난간에서 누군가에 떠밀려 추락하는 사고를 당하고 생명을 위협받는 위기에 처한다. 이제 더이상은 참을수 없다. 자신이 진실로 저질렀는지 아닌지조차 기억도 없지만, 자신은 죄값을 치르고 나왔고, 더이상 마을사람들의 자신과 가족을 겨냥한 마녀사냥을 견뎌낼수 없다. 묻혀있던 진실을 파헤쳐 나가야 한다. 이대로는 그의 가족은 살아갈 수가 없다..


 


토비아스의 어머니사건을 맡으면서 이들 세사람의 만남은 시작된다. 호프하임 지방경찰청 강력게 형사 피아와 수사반장 보덴슈타인. 사건의 목격자가 있고, 단순히 우발적인 사고가 아니라는 결론이 남에 따라 차츰 피아형사는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그 중심엔 11년전 이슈가 되었던 사건의 범인 토비아스가 있다. 가해자는 왜 토비아스의 어머니를 해치려 했는지, 그뒤엔 어떤 이유가 있는지, 차츰차츰 알아나갈 수록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새로운 사실들. 그리고 그뒤엔 마을의 실권을 장악한 사람이 등장한다. 겉으로는 호인인척 마을 주민들의 편의를 봐주고  뒤로는 모든 이익을 챙기고 있는 자. 그와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유명인사들. 그들의 숨겨진 비리를 파혜쳐나간다. 어떻게 보면 이 마을에는 온전한 사람도 없고, 모두가 한통속이다. 토비아스 가족을 제외한 모두가 말이다.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사람은 피아와 보덴슈타인이지만, 형사들이라기에는 좋게말하면 인간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냉철하지 못한, 헛점이 많은 형사들처럼 보인다. 아마도 이책에서는 이들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키고자 그들의 사생활에 관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기 때문인듯하다. 나같은 경우는 사건중심으로 빠른 전개를 보여주길 바랬지만, 이시리즈를 쭉 보아온 독자들에게는 이또한 재미로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다('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피아,보덴슈타인 콤비의 4번째 시리즈로 우리나라에는 이책이 첫출간이다.) 그래서 흔히 말하는 손떨리는, 긴장감 넘치는 스릴 같은건 좀 덜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술술 물흐르듯이 읽혀지긴 한다. 어느정도 형사들의 스타일에 적응만 한다면~


 


11년전 사건의 피해자, 로라와 스테파니..이 둘다 성격은 모났을지 모르지만 겉모습은 누구 하나 빠지지 않는 미소녀들이다. 그리고 자신들은 자신이 충분히 아름답다는걸 인지하고 있었다. 그 아름다움을 그녀들은 이용했다. 마을의 남자들을 유혹했다 이말이다. 어리거나 젊거나 늙었거나..남자들은 어린 예쁜여자 앞에서는 속수무책인가 보다. 하나같이 홀딱 넘어갔으니.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시기하는 사람은 꼭 있게 마련이다. 여자들의 질투와 한은 정말 무섭다. 그런데 이 사건의 해결나지 않은 또하나의 의문은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다는거다. 둘중 그 누구의 시체도...그런데 토비아스가 출소하는 그날 에슈본 군비행장, 지하기름탱크 안에서 로라 바그너의 유해가 발견된다.  알텐하인 마을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그곳에서..  죽이고 시체가 사라지기까지 30분이라는 시간동안은 절대 불가능한 이야기다. 더군다나 술이 만취했던 토비아스가 운전을 해서 버리고 올수 있었을까? 그것도 혼.자.서? 로라 바그너의 유해는 발견되었지만 여전히 백설공주 스테파니의 유해는 오리무중이다. 흔적도 없다.


 


"야, 그거 기억나? 내 동생이 아버지 주머니에서 열쇠 훔쳐가지고 비행기 격납고에서 내기 경주했던거? 진짜 죽여줬지!"


 


토비아스가 출소하고, 그의 어머니가 사고를 당하고, 형사들이 마을에 들락거리면서 점점 마을은 알수없는 긴장감에 빠진다. 그리고 또 한소녀가 눈에 띈다. 죽은 백설공주를 꼭 닮은 한 소녀. 아멜리. 토비아스에게 관심을 보이고, 나아가 11년전 사건까지 집요한 관심을 보이는, 그녀는 혼자서 사건을 하나하나 알아내 가려 한다. 형사들과는 다르게 단독적으로.. 그런 그녀의 수중에 중요한 단서가 들어오고,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갈수록 그녀 또한 위험에 노출되고 결국은 실종된다. 이제 사건은 또다른 국면으로 접어든다. 11년전 사건에 보태어 아멜리의 실종까지. 그 뒤의 배후는 역시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등장인물 모두가 가해자 혹은 공범이다.


 


사건의 배후엔 항상 권력이 존재한다. 설사 그 배후가 범인은 아닐지라도 권력의 맛을 아는 이들. 그들은 그 힘을 바라고, 거기에 기대고 의존하려 한다. 순간에 아차 하고 발을 들인 그곳에서 쉽사리 발을 빼지 못하고, 권력에 휘둘리는 인간의 추악한 본성. 또 권력을 휘두름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발아래서 벌벌 기는지 알게된 자의 오만. 그 맛들을 아는 자들은 불나방이 순간에 자신을 불태우는 것처럼 그것에만 탐닉한다. 겉으로 보이는 평화스러움, 겉으로 보이는 아름다움에 혹해 도덕이고 규범이고 눈 한번 깜빡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은폐하려는 세상.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다. 그리고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다는 것. 진실은 승리한다기 보다는 언젠가는 밝혀질거라 그렇게 믿을 수 밖에..


 


 


이제 진실은 밝혀질 때가 왔다. 백설공주의 아름다움만을 사랑한 난쟁이, 백설공주의 아름다움만 취하고 죽인 난쟁이, 백설공주를 질투한 난쟁이, 백설공주에게 독사과를 내민 난쟁이, 백설공주의 죽음을 방관, 은폐한 난쟁이...그리고 백설공주를 지켜주지 못한 난쟁이... 그들의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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