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리뷰

silvermang
- 작성일
- 2011.4.3
정관정요
- 글쓴이
- 오긍 저/김원중 역
글항아리
중국 춘추전국시대 사상가들의 책들을 찾아 읽다가 생뚱맞게 수백 년이 흐른 뒤의 책인 <정관정요>를 읽게 되었다. 현암사에서 나온 책들이 전부 괜찮아서 읽다가 당태종 이세민을 다룬<정관정요>가 있어서 읽게 된 것이다.
정관정요에 대해 짧게 소개하자면 이 책은 당나라 때의 사관 ‘오긍’이라는 사람이 중종에게 바친 책이라고 한다. 측천무후의 통치를 겪은 오긍은 정관지치의 시대를 그리워하며 이 책을 쓴 것 같다. 10권 40편으로 구성된 정관정요는 당 태종이 신하들과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국가 통치에 대해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다. 당나라 이후 여러 왕조의 왕들이 애독하였을 정도로 정관정요는 오늘날까지 제왕학의 표본으로 여겨지고 있다.
수나라 말기, 혼란스러운 그 시절에 20세의 청년이 강력한 정적들을 다 제압하고 중국을 통일하여 결국에는 황제의 자리에 오른 것만으로도 이세민은 굉장히 놀랍고 매력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황제에 오른 뒤에도 자만하지 않고, 신하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올바로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서 노력했다는 점이다. 정관정요 내용 대부분은 태종의 그러한 노력들을 담아내고 있다.
창업과 수성을 동시에 이루어야 했던 이세민, 그의 탁월함은 개인에서 비롯된 것일까? 수나라를 포함한 당나라 이전의 중국은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군주는 배와 같고 백성은 물과 같아서 백성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뒤집을 수도 있다.’ 라는 말이 있듯이 과거 왕조들처럼 했다가 뒤집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세민은 부단히도 노력해야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세민의 탁월함은 시대가 허락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연회 중에 신하 위징이 태종에게 말한 것 중 일부인데 너무 생동감이 넘치는 것 같아 발췌해 보았다.
위징이 나아가 말했다.
(전략)
"과거 제환공은 일찍이 그의 신화 관중, 포숙아, 영척과 함께 술을 마셨는데, 제환공이 포숙아에게 말하기를,
‘무엇 때문에 나에게 건강과 장수를 축원하지 않소?’ 라고 하자,
포숙아는 술잔을 들고 일어나 말하기를,
‘군주께서 올해 거나라로 도망갔을 때의 일을 잊지 말며, 관중은 전쟁에서 패하여 노나라에 체포되어 곤욕을 당했던 일을 잊지 말며, 영척은 가난하여 수래 아래에서 소에게 먹을 것을 주던 때를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라고 했습니다.
제환공은 포숙아의 말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 포숙아에게 감사하며 말하기를,
‘과인과 두 대부는 모두 그대의 말을 잊을 수 없소. 그렇게 하면 나라에 어떤 위험도 있을 수 없소’라고 했습니다."
태종이 위징에게 말했다.
" 나는 반드시 신분이 낮았을 당시의 일을 잊지 않을 것이다. 그대 또한 포숙아의 사람됨을 잊지 말라!"
윗사람 가운데 술자리에서 위와 같은 축배를 듣고서 기꺼이 감사할만한 사람이 어디 있을까? 술 맛 떨어지는 소리나 한다며, 재수 없다고 여기지나 않으면 다행이 아닌가. 앞으로 사회에 진출해서 조직 생활을 해야 하는 예비사회인으로서 약간은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제왕이 된다는 것, 그것은 기꺼이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되는 것이 아닐까? <정관정요>를 통해 훌륭한 통치술을 얻고자 하는가? 자기 자신을 바라보게 하고 단련시켜줄 거울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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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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