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쓰기

작은나무현정
- 작성일
- 2011.10.10
학교는 왜 가야 하지?
- 글쓴이
- 오스카 브르니피에 저
바람의아이들
1개월 반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을 했다.
어린이집에서 종일 보낼 어린 딸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한편으로는 오랫만에 아이들을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설레었고
수업을 준비하면서 오늘은 아이들과 뭘하지? 내일은 뭘하지?
운동회 연습, 수련회 등으로 빠지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열심히 수업을 준비하면서
사실 담임을 맡을 때보다 매 시간의 수업밀도가 높은 교과는 아무래도 준비를 더 하게 되는구나 하고
열심히 한달을 보냈다.
그러다 만난 '학교는 왜 가야하지?'
이 책을 보면서
몇해 전에 읽었던 서근원님의 '수업을 왜 하지?'가 생각났다.
그러게, 열심히 교과서에 한줄 두줄로 나와있는 그 내용을 보다 깊이 있게 전달하고 이해시키기 위해
사진, 동영상 자료, 읽을 거리, 음악이라는 교과 특성상 비교할 수 있는 다른 음악 자료 등...
집에가선 육아때문에 할 수 없는 수업준비를 수업마친 뒤 오후 시간 대부분을 투자하여
자료찾고 복사하고... 수업을 준비하면서
난 수업을 왜 하고 있는가? 아이들은 이것을 왜 배우는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이들을 만난 첫날, 음악이라는 게 단순히 교과서에 소개된 음악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음악을 보다 의미있게 감상하고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생각해보는 과정으로서의 음악수업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
시크릿가든의 길라임에게 오스카의 음악이 진통제였듯이,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게 의미있는 음악을 서로 이야기 나누면서 같은 반 친구들의 생각도 공유할 수 있는... 우리에게 주어진 일주일에 2시간이라는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 가능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눠보자는 이야기를 하면서 첫시간을 만났었는데
막상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나혼자 전달하기에 급급하진 않았나 다시 숨을 고르는 계기가 되었다.
운동회준비와 운동회예행연습, 운동회, 수련회 등으로 빠지는 시간이 많으면서 마음이 급해져서는
이것도 못했는데, 이것도 못하겠는데 하면서 '혼자' 허덕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여러 아이들에게는 지금 이것을 하지 않더라도 큰 지장이 없고 본인들 스스로가 뭔가를 기대하며 반짝이는 눈으로 수업시간에 참여하는 일은 없었는데도 말이다....ㅠㅠ
반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정말 매시간 그다지 신나지 않는 노래조차도 즐겁게 노래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수업을 듣는 반이 있는가하면, 모처럼 신나는 음악이 나와도 자기들끼리 이야기에 바쁘거나 낙서하거나 또는 엎드려 있으면서 멍하게 있는, 혹은 관심없는 아이들이 여럿인 도무지 집중이 되지 않는 반도 있다.
단순히 개인차라고 하기엔 참 안타깝다.
어쩌면 그 아이들에게 나와 만나는 시간뿐 아니라 학교에서 보내는 4~6시간의 수업시간 중 정말 의미있는 시간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학교는 왜 가야하지?' 한번이라도 스스로에게 그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보았을까? 본인이 스스로 질문을 못했다면 누군가 그 아이들에게 한번이라도 물어본 적이 있었을까? '넌 학교에 왜 가니?' 하고 말이다. 어떤 답이 나올지 두려워 차마 물어보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나역시 수업을 왜하지? 하는 날선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시간보다 주어진 것을 보다 '열심히' 가르치는 데만 급급하진 않았나 싶기도 하다.
어제 TV에서 스티븐 잡스에 대한 프로그램을 했는데
그는 아침마다 '오늘이 내 생에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지금 하려고 하는 일을 할 것인가?' 라고 물어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답은 어김없이 'No'였었다고 했는데
그럼 'No' 임에도 그 일을 하고 있다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하지 않을까?
그렇게 질문하고 성찰하는 태도가 그를 만들어왔을 것이다.
나도 순간순간 잊고 살지만, 아이들에겐 정말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되묻는 법을 가르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사실 어린 아이들은 누구나 호기심천국이고 왜?를 입에 달고 사는데...
언제부터 입을 꼭 다물고 아무말 않게 되었는지... 학교에 다니면서 부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이책 '학교는 왜 가야하지?'는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전 꼭 읽고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질문하고 그에 대한 대답을 찾으려 노력하는 노노는 참 기특한 아이이다.
개학하는 날,
노노와 주주는 선생님, 종, 계단, 친구, 의자, 연필, 공, 인형, 포크, 책, 나무를 만나며
학교에 왜 오는 건지 물어본다.
그치만 그 대답은 모두 애매하거나 정답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그리고... 처음엔 그게 무슨 질문이냐면서, 바빠서 대답할 시간이 없다고 말씀하셨던 선생님께서
집에 가기 전에 노노를 만나 하루종일 고민하셔서 찾은 답을 알려주신다.
바로 노노와 주주가 하루종일 했던 일.
'질문하는 법이랑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법을 배우러 학교에 오는 것 같다.'
교과서 속 지식들을 전달하고 익히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왜 학교에 오지? 왜 배우는 거지? 하나하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적극적으로 답을 찾아나가다보면 학교에서 보내는 매 시간이 의미있는 시간이 되고
앞으로 살아가는 힘을 기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안에서 그런 모습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게 내 몫인 것 같다.
아이들에게 질문할 여유도 주지 않고
교사 주도로 꽉 짜여진 시간에서 그저 '지식'을 전달하기에 급급하진 않았나 반성하면서...
내일은 아이들과 함께 왜?를 찾고 왜?를 이끌어내는 수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해도 꼭 해야 할 그런 수업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