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겐지 모노가타리: 천년의 수수께끼’라는 제목으로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미남 배우 이쿠타 토마가 겐지모노가타리의 주인공 ‘히카루 겐지’역을 맡았다고 하네요.

겐지이야기. 겐지모노가타리?

 ‘겐지모노가타리’는 ‘히카루 겐지’라는 주인공이 헤이안 시대에서 펼쳐지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하는데 그들을 개성있고 치밀하게 묘사하고 있고, 치밀하게 묘사한 사실성과 사회에 대한 예리한 통찰과 비평은 이전의 모노가타리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던 내용이라 높이 평가 받고 있습니다.

11세기 초 무라사키 시키부라는 여류작가에 의해 창작된 장편 소설로 당시의 귀족사회를 배경으로 주인공인 히카루 겐지의 숙명적인 사랑과 연애, 상대 여성들의 운명을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노래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노래 이야기와 허구의 이야기를 전개한 창작 이야기의 전통을 통합하고 집대성하여 문장이나 내용 면에서도 예술적 수준을 한 단계 높인 최고의 모노가타리 작품입니다.

겐지이야기의 시대적 배경 그리고 무라사키 시키부.

 헤이안 시대에는 일본의 천왕의 어머니의 조부나 숙부가 최고의 권력을 장악하는 외척정치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귀족들은 서로 자신의 자녀를 천왕의 후궁으로 들여보내고 능력 있는 재원을 모집하여 가정교사로 삼았습니다. 당시 궁녀로 불린 가정교사들은 교양과 자부심이 강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정적관계에 있는 주인을 섬기고 있던 무라사키 시키부가 대표적인 작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녀의 손에서 겐지모노가타리가 탄생하게 되었는데 가나의 발달과 와카의 부흥이 탄생 배경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당시 모노가타리는 동식물이나 자연 등을 의인화하거나 연애, 세상이야기등을 담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남성에 의해 쓰여졌지만 주로 여성 독자들의 심심함을 달래기 위한 도구로 만들어지고 읽혔다고 합니다. 한시나 와카 등 전통적인 문학범위에 포함되지 못했고, 아동이나 부녀자들을 위한 독서 상품이나 남성들의 소일거리 정도로 취급되었다고 해요. 그러나 남성들과는 달리 여성들은 제한된 생활권 안에서 맴돌 수 밖에 없는, 귀족 여성들에게 모노가타리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하게 하는 문학적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3가지 구성, 겐지이야기

 ‘겐지모노가타리’는 각각의 주제를 지닌 3부 구성으로 나뉩니다. 1부는 ‘기리쓰보’부터 ‘후지노우라바’까지의 33권으로 주인공 히카루 겐지의 화려한 전반부 인생을 그리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성장과정과 여러 여인과의 관계, 정적의 연인과 즐기던 밀회가 발각되어 수마로 유랑하게 된 사건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여인 아카시노기미. 그리고 승진과 영화의 내용을 담고 있는 등 (겐지는 천왕에 준하는 특별한 지위를 수여 받습니다. 겐지는 신분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풍요로운 부를 누립니다.) 주인공 인생의 최고조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제 2부는 와카나 상권부터 마보로시까지의 8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과응보와 고뇌에 찬 주인공의 말년의 모습을 고독하고 쓸쓸한 분위기로 그려내고 있지요. 1부가 탄생부터 39세 겨울까지의 부를 이야기 했다면 2부는 40세부터 52세까지, 주인공의 죄의 대가를 치르는 모습과 내면적인 붕괴를 그리고 있습니다.

제 3부는 겐지의 사후 이야기입니다. 니오우노미야와 가오루라는 두 귀공자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이 두 귀공자는 겐지의 자식이지만 실제는 가시와키와 온나산노미야 사이에서 태어난 불의의 자식인 가오루, 겐지의 외손자로서 아카시 중궁의 세 번째 태자인 니오우노미야 입니다. 두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어 두 사람의 차이점을 대조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오루는 우울한 성격의 소유자이고 세상에 대한 비판으로 출가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오루는 연애를 좋아하지 않는 자기억제캐릭터입니다. 반면에 니오우노미야는 강하고 사교적이며 플레이보이라고 그려집니다.

겐지이야기의 등장인물

<히카루 겐지>

 기리쓰보 천왕의 두 번째 아들로 뛰어난 용모와 자질 때문에 빛나는 왕자라고 불립니다. 세살 때 어머니와 사별하고 외국 사신이 본 관상에 의해 신하로 강등되게 됩니다. 12세에 성인식을 치르고 아오이노우에와 결혼합니다. 그 이후 여러 여인들과 만남을 갖는데 결국 유기리를 낳은 아오이노우에는 가모 축제 때 자리다툼이 원인이 되어 로쿠조노 미야스도코로의 생령으로 인해 사망하게 됩니다. 겐지는 오보로즈키요와의 밀회가 발각되어 유랑을 떠나게 됩니다. 그곳에서 아카시노기미를 만나고 다시 쿄토로 돌아온 겐지는 승진하게 됩니다. 아카시에서 태어난 딸은 무라사키노우에의 양녀가 됩니다. 무라사키노우에가 죽은 뒤, 사람들과 만남을 꺼리며 추모하면서 여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아오이노우에>

 히카루 겐지의 본처입니다. 극적인 죽음을 맞이하였기 때문에 아오이노우에라고 불리게 됩니다. 수자쿠인이 태자일 때 그와 결혼하기를 바랐지만 겐지 성인식에 관을 씌워주는 역할을 담당한 아버지의 뜻에 따라 겐지의 아내가 됩니다. 행렬의식을 구경하러 나갔을 때, 로쿠조노 미야스도코로와 다툼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 때 아오이노우에에게 창피를 당한 미야스도코로는 원령이 되어 아오이노우에를 죽게 만듭니다.

<아카시노기미>

 아카시 지방을 방문한 겐지와 결혼하여 아카시 중궁을 낳습니다. 거문고와 비파의 명수이며 강인한 정신을 지니고 있습니다. 겐지의 바람에 의해 딸을 무라사키노우에의 양녀로 보내는 것에 동의하며 나중에 딸이 태자와 결혼할 때 후견인 역할을 맡습니다.

<무라사키노우에>

 불공을 드리러 기타야마를 방문한 겐지와 만나게 되어 결혼하게 됩니다. 아카시 중궁을 키우게 되고 겐지가 온나산노미야를 아내로 맞이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지만 내색하지는 않습니다. 그 후 발병하게 되는데 미야스도코로의 원령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되지만 결국 죽게 됩니다.

<로쿠조노 미야스도코로>

 전 태자비이자 아키고노무 중궁을 출산합니다. 겐지와 몰래 사랑을 나누었으며 고상한 취미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오이노우에 일행과 다툼이 일어나 모욕을 당하고 이를 계기로 원령이 되어 아오이노우에를 죽게 만듭니다. 죽은 후, 귀신이 되어 무라사키노우에를 아프게 만들고 온나산노미야를 출가시키는 인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