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카테고리

afr56
- 작성일
- 2012.3.29
자성록
- 글쓴이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저
열린책들
2000여 년 전의 고독하되 실존적인 황제를 만나다.
『자성록』(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옮긴이/박민수 발행처/열린책들
아주 오래된 고교시절 국어 교과서에 등장했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기억한다.
서기 121년 출생에 180년 천연두로 사망해 무려 2000여 년이란 시차가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이윤기의 수필집에서 그가 쓴 글에서다.
작가의 글이 제대로 쓴 글인지를 알려면 작가의 사후 10년쯤 지나보면 알게 된다고 한다.
사후 10년이 된 시점에도 고인이 된 작가의 책이 발행되고 읽혀진다면 그 작가는 작가로서 대접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부터 우리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대단한 작가인 셈이다.
혹독한 전투를 뒤로한 저녁, 어두운 막사에서 불을 밝히고 세상사의 덧없음을 깨달으며 기록한 그의 글이 서기 2012년에도 거의 이질감 없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그 시대의 인간의 삶이 현대 인간의 삶과 다른 것이 무엇인가.
죽음을 앞두고 두려워하며, 이성이며 선과 악이며 행복이 그때와 다를 수 없이 똑같다.
인용되는 이솝 우화며 소크라테스를 언급함을 읽을 즈음이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와 내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인 양 착각에 빠질 듯 하다.
소시민이자 평범 중의 평범인 인 나도 책장을 넘기며 부끄러운 맘, 양심에 찔리기도, 이 글귀처럼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채찍질을 해보기도 하는데 작금 한국 정치인의 부분이라 칭하려나-권력과 금력 모두를 획득하고 지도층을 자처하는 자들 중에서 이 책을 읽고 놓아버린 정신 줄을 챙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대부분의 국민이 봐도 양심을 저버리고 명예욕과 물욕의 발로로 비롯되었음에도 부인하며 변명하는 식자층들이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얼마나 국가의 발전을 가져올까.
이런 몰염치한 작자들로 인한 나를 정확히 진단하는 구절도 있다.
“우리를 화나게 하고 슬프게 하는 인간들의 행동보다는 거기서 느끼는 우리의 분노와 슬픔이 우리를 더 괴롭힌다”
그의 명상록에 담긴 담론은 불교와 유사한 동질성으로 내면을 주시하고 연마하라고 한다.
불교에서는 자신 속의 부처를 발견하고 부처가 되라고 하는데, 여기서는 자신을 존중하고 자신의 영혼에 주의집중 하라는 것이다.
죽음은 자연스런 현상으로 전혀 슬퍼하지 말 것이고, 여하한 경우라도 타인을 탓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욕심에서 이틀 동안 읽었다.
이 책과 더불어 『인생이란 무엇인가』(톨스토이 저)와 함께 항상 곁에 두고 되새김이 필요하다.
고통을, 짜증이, 외롭다고 느낄 때 마음의 청량제가 되어줄 것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침울한 영웅이여! 실존적 노력의 짙은 자취를 보여주어 고맙습니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