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선의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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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보았는가
글쓴이
버트런드 러셀 저
비아북
평균
별점8.5 (12)
이재선의책읽기

지은이 버트런드 러셀은 영국의 논리학자, 철학자, 수학자, 사회사상가로서 19세기 전반에 비롯된 기호논리학을 집대성한 인물이다. 그는 20세기 지식인 가운데 가장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사람으로 철학, 수학, 과학, 역사, 교육, 윤리학, 사회학, 정치학 분야에서 40권 이상의 책을 쉬지 않고 출간할 정도로 왕성한 지식욕을 가진 인물이었다고 한다.


 



그는 1872년 영국 몬머스셔의 명문 귀족의 아들로 태어나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하고 그 대학의 강사가 되었으나 제1차 세계대전 중 반전운동에 참여한 것이 화근이 되어 사직했고, 1918년에는 6개월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그 후 유럽 및 러시아와 미국 등을 방문하여 대학의 강의를 맡기도 했으나 주로 저술활동에만 전념했다. 버트런드 러셀만큼 나이가 많은 사람이 행동에 나선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우리의 실천적 삶에 있어서도 다른 사람이나 예부터 내려오는 권위에 의해 사람의 삶이 움직여서는 안 되며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옳다고 생각하는 바에 따라 삶을 영위해야 한다는 생각이 여러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전 생애를 통해 일관되게 행동과 실천으로 나타났던 것이다(12쪽).


 



이 내용은 박병철 교수의 해설 서문이다. 이 책은 정치, 심리, 종교, 교육, 성과 결혼, 윤리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장의 앞쪽에는 편집자의 글로 시작하고, 마지막에는 해설자의 닫는 글로 끝내고 있다.



흔히 인간의 본성에 반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양아 살해는 기독교 출현 이전에는 거의 보편적으로 행해졌으며, 플라톤은 인구 과잉을 예방할 목적으로 이를 권유했다. 일부 미개한 부족들은 사유재산이라는 개념을 알지 못한다. 고도록 문명화된 사회에서도 ‘인간의 본성’은 경제적 고려에 의해서 무시될 수 있다(33쪽 환영받지 못하는 에세이 중에서).


 



언젠가는 천연자원이 고갈되어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능력이 서서히 줄어들 것이다. 물론 이런 상황은 느닷없이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될 것이다. 현재와 같은 미득한 개발 행위의 결과를 예상하고 자제를 한다면 우리는 이런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 우리는 늦기 전에 이런 방법을 터득할 것이다(34쪽 변화하는 세계의 새로운 희망에서).


 



모든 인간이 신의 자녀라면 모든 인간은 가족이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이런 교의를 채택한 사람들은 실제로는 이런 교의를 채택하지 않은 사람들을 신의자녀가 아니라 악마의 자녀로 여긴다. 같은 부족이 아닌 사람들을 미워하는 해묵은 심리적 기제가 되살아나서 그 교의를 강화하고 그 교의를 애초의 목적에서 벗어나게 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39쪽 권위와 개인에서).


 



이 글들은 정치의 장에서 거론된 내용 중에서 뽑은 것이다.


 



하지만 나는 신념은 죄다 해로운 것이라는 지적하고 싶다. ‘신념’은 아무런 증거가 없는 것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어느 누구도 증거가 있는 것을 ‘신념’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2 더하기 2는 4” 혹은 “지구는 둥글다”를 두고 신념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증거를 감정으로 대체하고 싶을 때 신념이라는 말을 쓰는 것 뿐이다(94쪽 윤리학과 정치학에서 보는 인간 사회에서).


 



다윈이 생물학에서 이룬 업적은 갈릴레이와 뉴턴이 천문학에서 이룬 위업에 버금간다. 동식물의 환경 적응은 18세기와 19세기 초 독실한 박물학자들이 즐겨 다루던 주제였다. 그들은 동식물의 환경 적응을 창조주의 섭리라고 보았다(100쪽 과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서).


 



이 글들은 종교의 장에서 거론된 내용 중에서 뽑은 것이다.


 



자신의 소신이 이성에 근거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상대를 박해하는 대신 토론을 통해 소신을 입증하려 하고, 토론 결과가 자신의 소신과 상충할 경우에는 그 소신을 버린다. 그러나 신앙심에 근거한 소신을 지닌 사람은 토론을 통해 소신을 입증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결국에는 힘에 의지해서 박해를 하거나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젊은이들의 정신적 성장을 저지하고 왜곡시킨다. 이는 젊은이들의 정신이 미숙하여 방어할 능력이 없는 것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비열한 행동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문명국가들의 학교들이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니, 참으로 유감스런 일이다(136-137쪽 윤리학과 정치학에서 보는 인간 사회에서).


 



음악 교육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자연스러운 즐거움을 향유할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도덕론자들과 현학자들은 즐거움을 제공하는 작품을 틀어쥐고서 해로운 쾌락이라고 판단되는 요소들을 죄다 뽑아낸다. 결국 그 작품은 진가라고 할 만한 요소가 모두 배제된 채 따분하고 김빠진 작품이 되고 만다(143쪽 변화하는 세계의 새로운 희망에서).


 



이 글들은 교육의 장에서 거론된 내용 중에서 뽑은 것이다. 소신과 이성, 토론에 대한 글에서는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한 정당의 모습을 설명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또 요즘 나를 신문 칼럼니스트라고 공격하는 사람과 닮은 점이 있는 것 같다. 자신만이 옳고 남들은 틀렸다고 하면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전체주의 말이다.


 



해설자의 닫는 글에서는 ‘전통적인 견해에 따르면, 어린 아이들은 멋대로 행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기에 엄격한 규율과 체벌 등으로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이 교육이 해야 할 일이지만, 러셀은 어린 아이들이의 욕구와 충동을 임의로 가로막는 것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나쁜 성격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도 러셀의 말이 맞는 것 같다. 일부의 비판이 있더라도 인격을 존중하는 교육이 되어야 할 것이다.


 



삶이란 자신과는 아무 관련도 없어도 이러쿵저러쿵 야단스럽게 떠들어댈 만한 일이 아니라, 외진 변두리에 순식간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사건에 지나지 않는다(233쪽 과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서).


 



애초에 법은 오늘날 현대인이 정의라고 여기는 것을 실현하는 데 목표를 둔 것이 아니라 지배 집단이 지닌 권력을 성문화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중략) 메이지 시대 이전 일본에서는 어떤 사람이 윗사람 앞에서 미소를 머금지 않으면 윗사람이 그 사람을 즉석에서 처형하는 것이 합법적인 행위였다. 유럽인 여행자들이 일본 민족은 항상 미소를 머금고 있는 민족이라고 생각하게 된 데는 이런 사연이 있었다(234쪽 변화하는 세계의 새로운 희망에서).


 



아 이거 큰 발견이다. 나는 지금까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의 일환으로 미소를 머금는 것이 아닐까, 민족성이 그런 것이 아닐까 했는데 이 이야기를 읽으니 무사의 나라와 어울리는 것이 아닌가 한다.



옥의 티라고 할 수 있을까. 101쪽의 ‘불가지론이란 무엇인가?’에서 발췌한 글이 중복되어 나타나고 있다. 편집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물론 실수는 가능하겠지만 4줄이나 되는 글이 중복되었다는 것은 심하다고 생각된다.


 



버트런드 러셀의 실천적 삶, 시대의 기록이라고 한 이 책은 약간 어렵기는 하지만 많은 것을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 저자처럼 행동하는 양심은 드문 것 같다. 제대로 된 지식인의 표상으로 생각된다.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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