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loveh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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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가난한 사람들
글쓴이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저
열린책들
평균
별점9.2 (29)
nalovehea

TV 프로그램중에 1박 2일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 프로그램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곳을 돌아다니면서 그곳의 특산물이라던가 아름다운 경치를 소개한다. 저녁 식사 복불복이라던지 점심 식사를 위한 게임을 할때 그곳의 특산물을 출연자들에게 잠깐이나마 맛보게 하는 시간이 있다. 저마다 자신이 먹은 음식에 대해 맛에 대한 평가를 쏟아내는데 그 중 김종민이라는 출연자는 '와~!'란 감탄만 쏟아내고 설명을 잇지 못한다. 시청자 입장에서 그의 '와~!'라는 감탄은 어쩌면 음식맛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아쉬운 평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그의 표정과 '와~!'라는 감탄사 만으로도 충분히 맛있고 훌륭하구나라는게 전해지기도 한다. 진짜 맛있으면 설명이 필요 없는거니까 말이다. 내가 읽은 '가난한 사람들'도 '와~!'란 감탄이 쏟아지는 소설이었다. 도스토예프스키라는 작가만으로도 설명이 필요 없고, 읽는 동안에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 가난한 사람들 내에 있는 말을 빌려 말하자면..


 


p91


문학이란 정말 심오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강하게 만들기도 하고 교훈을 주기도 하고,그리고 또 저기...... 아무튼 문학 속에는 그런 다양한 이야기가 씌어 있어요. 정말 훌륭합니다! 문학은 그림입니다. 그러니까 어떤 의미에선 그림 같고 또 거울 같기도 합니다. 욕망에 대한 표현, 실랄한 비평, 가르침을 주는 교훈들, 방대한 자료가 그 안에 들어 있어요.


 


p109


이전에는 전혀 모르고 지나쳤던 일들이 이런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생각나게 되고, 기억이 되살아나고, 내막을 알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제가 당신의 책을 좋아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이런 겁니다. 어떤 작품이든 가끔 다른 책들은 아무리 읽어도, 아무리 애를 써도 마치 그 책은 이해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쓴 것처럼 아주 묘한 책들이 있습니다. 저로 말하면, 저는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타고나길 그렇게 타고났어요. 따라서 저는 너무 수준 높은 작품들은 읽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주신 작품은 마치 제가 쓴 것처럼 정말 제 생각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 같더라군요. 제 마음을 있는 그대로 사람들 앞에서 뒤집어 보인 것 같다니까요! 그 정도로 자세하게 씌어 있었습니다! 정말 그랬어요!


 


책을 읽는 동안 주인공과 문학에 대해서 대화를 나눈듯 했다. 그리고 주인공이 느낀것처럼... 가난한 사람으로써 느꼈던 감정들이 그대로 전해졌다. 누군가는 말한다. 그들은 결코 가난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녀가 다른 이를 선택함으로써 그들은 가난해졌다고 한다. 가난한 상태였을때 그들은 비록 돈은 없지만 행복함과 추억으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부자였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의 사랑과 돈으로도 바꿀 수 없는 것들을 돈과 바꿈으로써 비로소 가난해 졌다.      


 


얼마전 버스를 타기 위해 서있었다. 한 교복을 입은 남학생이 몇번이고 나를 보면서 무언가를 말하려고 망설이는것 같았다. 그러다 버스가 저 멀리서 들어오는게 보이자 나에게 사정하기 시작했다. 여자 친구가 아프다고 해서 약사주고 하느라 돈을 다 써버려서 차비도 없다는거 였다. 한눈에 봐도 그 남학생의 말이 사실처럼 보였다. 나는 선뜻 차비를 빌려주었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자꾸 뭔가 설명할 수 없는 설레는 마음..과 부러움이 마구 마구 생겼다.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하면서 집에 와서 추억들을 상기시켜봤다.


어린 시절의 추억들을 생각해보면 앞으로 내가 또 그런 사랑을 받아 볼 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다. 화장실에 숨어서 손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를 몇번이고 읽고 하루종일 설레었던 기억.. 비록 편지 한통이었지만 그 아이의 몇일 용돈이었을 작은 선물과 편지지와 편지 봉투 그 아이의 마음.. 지금은 고지서만 날라오는 우편함을 보면 한숨만 나오지만...   


 


어쩌면 첫사랑이 그립고 아름답게 느껴지고 잊을 수 없는건 바로 가난한 시절의 순수했던 마음 때문이었던것 같기도하다. 얼마되지도 않는 용돈을 사랑하는 친구를 위해 쓰고.. 그러면서도 결코 아깝지 않는 그런 마음을 나누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비로소 돈과 스펙, 자존심과 바꾼 자신의 행복을 뒤돌아 봤을때 현재의 자신이 가장 가난한 사람이었구나.. 그때가 진짜 행복했었구나 하고 느끼는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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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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