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본 신사(神社)의 풍경

 일본의 신사에 대해서는 제가 하츠모우데(初詣) 기사에서 설명해드린 적이 있지만, 이번엔 그에 덧붙여 일본의 신사 풍경에 대해 간단하게 먼저 설명해 드릴게요!

 신사에 가면 합장을 한 채 간절히 소원을 빌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간절한 마음을 담아 소원을 빈 사람들은 에마(絵馬)라고 부르는 나무 판에 소원을 적어서 신사의 경내에 매달아 둡니다. 그런 다음, 자신의 운세를 알아보는 오미쿠지(おみくじ)를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오마모리(お守り)를 사서 소원이 이루어질 때까지 지니고 다닙니다. 팔백만 신을 모신다는 일본의 신사에서는 제신에 따라 다양한 부적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2. 오마모리(お守り-부적)에 대한 기본 상식

 여기서 설명해드릴 오마모리(お守り)란, 일본의 사찰·경내에서 참배 인에게 판매·수여되는 길조를 비는 것입니다.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원하며 몸에 지니어 가지고 다니는 것이 전제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오마모리(お守り)는 한 손으로 쥘 수 있는 정도의 작은 사이즈입니다. 물론 이동하는 전철이나 자동차, 가게 안에 걸어둘 수 있는 것은 좀 더 큰 것도 있습니다.

 오마모리(お守り)는 기본적으로 천 등으로 만들어진 봉투에 종이, 나무, 천 등으로 만든 경문이 적힌 종이를 넣어 끈으로 입구를 봉한 것이 일반적입니다. 봉투의 상단 좌우의 모퉁이가 떨어지듯이 비스듬하게 되어 있는 것은 에마(絵馬) 액자의 형태와 관련이 있다는 설이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내용물은 안보이게 되어 있어 끈으로 닫는 것도, 몸에 지니고 다니기 쉽게 하는 것과 동시에 힘을 가지고 있는 존재를 안에 가두고 있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주머니의 형태도 다양한 것들이 많고, 신사마다 그 종류도 다양해 오마모리(お守り)를 사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3. 교토의 오마모리(お守り)와 신사

① 사랑(愛) 관련

 젊은 남녀들이 많이 찾는다는 사랑에 관련된 부적! 좋은 인연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니고 다닌다고 합니다.

▶지주 신사(地主神社) - 엔무스비(縁結び) 부적

 지주 신사(地主神社)는 인연을 맺어준다는 제신을 모시고 있는 신사로,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사랑의 신사이기도 합니다. 큐피트의 화살이 새겨진 부적을 지니고 있으면 왠지 좋은 사람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 것 같습니다! 인연 부적은 연을 맺어준다는 의미에서 엔무스비(縁結び)라고 합니다.

▶ 시모가모 신사(下鴨神社) - 엔무스비(縁結び) 부적

 제신이 가모가와에서 흘러온 화살을 주워 마루에 놓자 화살이 아름다운 남신(男神)으로 변신하여 결혼했다는 전설이 있는 시모가모신사입니다. 그런 전설이 있는 신사인 만큼 엔무스비(縁結び)하면 빼놓을 수 없는 신사입니다.

③학업(學業) 관련

 교토의 학생 뿐 만 아니라 일본 전국의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교토의 학업 관련 부적을 소개합니다!

▶키타노텐만구(北野天満宮) - 공부 부적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학문의 신사입니다. 교토로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 빠짐없이 찾는 신사로 제신의 심부름꾼인 소의 상이 곳곳에 세워져 있습니다. 소의 머리를 쓰다듬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설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쓰다듬은 흔적이 있습니다.

 저도, 올해 수험생인 동생을 위해 직접 키타노텐만구(北野天満宮)에 가서 수험 부적을 사왔는데요. 정말 많은 학생들이 있어 그 인기를 실감했습니다.

▶ 도지(東寺) - 노트 부적

 도지(東寺)는 일본의 명승인 고보 대사를 배출 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고보 대사는 어렸을때부터 총명했으며 사람들로부터 귀중한 사람으로 불렸다고 합니다. 당나라 유학을 다녀와 진언밀교를 체계화 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런 도지(東寺)에는 ‘학업 성취 부적’이라고 적힌 노트 모양의 부적이 인기입니다.

④안전(安全) 관련

 항공 안전 부적부터 화재 안전 부적까지! 왠지 안전 관련 부적을 갖고 있으면 어떤 위험이라도 빗겨나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남녀노소 관계없이 인기라고 합니다.

▶ 가미가모 신사(上賀茂神社) - 항공 안전 부적

 가미가모 신사(上賀茂神社)의 제신은 여행의 신으로 알려져 있어, 항공 안전이나 여행 안전 부적이 유명하다고 합니다.

▶ 세이메이 신사(晴明神社) - 교통안전 부적

 일본 최고의 음양사를 제신으로 모시고 있는 세이메이 신사(晴明神社)는 교통안전 스티커 부적이 유명한데, 교토의 차나 오토바이, 심지어는 아이들의 가방에도 붙어 있을 정도로 교토의 인기 부적 중 하나라고 합니다.

▶ 아타고 신사(愛宕神社) - 화재 예방 부적

 옛날부터 아궁이 위에 붙이고 불이 나지 않기를 빌었다는 아타고 신사(愛宕神社)의 화재 예방 부적입니다. 아타고 신사(愛宕神社)는 화재로부터 교토를 지키기 위해 세운 신사라는 설도 있습니다.

⑦ 그 외

 앞서 소개해드린 부적 뿐 아니라, 교토에는 재밌고 신기한 부적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부적들도 있었어?’라고 할 정도로도 재밌는 부적들을 소개합니다.

▶ 미시마 신사(三嶋神社) - 순산 부적

 미시마 신사(三嶋神社)에서 기원을 하면 아이를 잉태할 수 있으며, 순산할 수 있다고 전해집니다. 비운의 여인으로 오하라의 한 사찰에서 생을 마감한 겐레이몬도 이곳에서 기원을 한 후, 안토쿠 천황을 얻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임산부가 경내에 있는 돌을 만진 후 배를 쓰다듬으면 남자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전해집니다.

 ▶ 닌나지(仁和寺) - 개운 부적

 닌나지(仁和寺)가 벚꽃으로 유명한 사찰답게 벚꽃 모양의 부적으로 유명합니다. 닌나지(仁和寺)의 벚꽃은 키가 작고 꽃이 여러 겹으로 복스럽게 피기 때문에 예로부터 다복(多福)을 상징하는 꽃으로 여겨져 왔다고 합니다.

 ▶ 이마미야 신사(今宮神社) - 신데렐라 부적

 옛날부터 이마미야 신사(今宮神社)에서 11월 첫째 날, 첫 번째로 참배를 하면 반드시 좋은 인연을 만난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채소가게의 딸로 태어났지만, 당시 최고 권력가였던 도쿠가와에게 시집을 가며 신분 상승을 이룬 사람을 제신으로 모시고 있어, 신데렐라를 꿈꾸는 여성들에게 인기입니다.

▶ 야사카 코신도(八坂庚申堂) - 손가락 원숭이 부적

 아마 교토에서 가장 독특한 모양을 한 부적이라면 야사카 코신도(八坂庚申堂)의 손가락 모양의 원숭이 부적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원숭이는 손은 물론 발을 사용하는 동물이라 손재주가 없는 사람이나 초보 요리사들이 많이 구입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