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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wse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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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상)
글쓴이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저
열린책들
평균
별점9.1 (52)
yowsep76

믿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을 읽다 보면 자못 이 위대한 스승의 정교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구사력에 정말 못 말리는 분이시군요.” 하며. 웃음이 나오곤 한다.


그만큼. 강인한 인상이 머리에 인이 콱! 하며 찍혀지기 때문에 그 박혀버린 통증의 지근거림이 지속되어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의 경우 아버지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어릿광대, 자기기만, 온통 거짓으로 삶을 덕지덕지 붙여놓은 누더기 같은 옷이 마치 그의 삶인 것 같다.


그리고 부모의 사랑과는 거리가 멀게 제각기 남의 손을 타며 자라난 세 아들들이 있다.


 


쾌락과 뜨거운 정열을 쫓는 첫째 드미트리, 너무나 이성적이고 차가운 둘째 이반, 그리고 선의 대명사 순결하고 따뜻한 막내 알료샤 , 이렇게 삼형제는 어머니의 죽음과 아버지의 무책임함으로 남에 집에서 키워지다시피 했으며, 이들이 어른이 되어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왔을 때부터 한가족의 비극적인 이야기와 사건은 숨가쁘게 진행된다.


 


엉뚱하지만, 단어 이야기를 먼저 나누어 보자.


우리가 숭고하다고 부를 수 있는 단어에는 각각의 가치가 있다.


아버지란 단어에는 물리적으로는 자식을 낳아준 그 관계자체이나, 영적으로는 책임감과 사랑이 상호간 소통하며 뭍어나야 한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작가는 그 단어의 진정성을 물리적인 세계가 진실한 것이 아니라 오직, 영적인 세계야 말로 진정한 가치라는 것을 암시하며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영적인 세계와의 소통과 거리 먼 카라마조프가의 아버지에게 삶의 진실은 쾌락이고 기만이고, 거짓이다. 철저하게, 모든 세계는 자기중심적인 것이다.


자기 몸으로는 온통 흐느끼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으로 울지는 않는다.


실패를 반성은 하지만 잘못은 뉘우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작가는 무엇보다 믿음과 사랑이 시작되는 가장 초기의 단계, 바로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각자의 역할을 먼저 묻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 자신 속에 펼쳐진 무한한 마음의 세계, 그 천국 같기도 하고 지옥 같기도 한 그 나라를 가르치기 위해서, 도스토예프스키는 우리를 흔들어 깨우고 싶었던 것이다..


 


우선 우리가 믿음이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우리의 정신을 지배하는 마음이라고 한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성경에 나오는 도마의 의심이라는 유명한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의 정신을 지배하는 마음으로 화두를 던진다.


오래 전, 도마와 3년 동안이나 함께했던 하나님의 아들 예수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박히셨다. 모든 피를 흘리고 죽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흘 후에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셨고, 예수님은 도마앞에 그 모습을 나타내신다.


이ㅡ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셨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모든 세상과 생명까지도 지으신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던가.


또한 도마와 제자들에게 부활에 대해서도 이미 죽기 전에 암시 하였던 것이다.


그가 도마에게 다시 나타났을 때, 도마는 순간 의심으로 가득차게 된다. 살아계신 예수님을 도무지 믿지 않고 직접 만져보며 확인하길 원하게 된 것이다.


예수님는 이런 믿음이 없는 도마를 책망하신다. 그리고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자가 되라. 고 말씀하신다.


[출처] 성전꽃꽂이.7월11일성전꽃꽂이.의심많은 도마.|작성자 신실


도마의 믿음없음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단순하게 처음부터 지금까지 믿지 않는 상태를 말하는 것일까? 도스토예프스키의 못 말리는 날카로움은 보다 더 깊은 곳을 찌르고 있다.


 


오ㅡ그는 오래 전부터 믿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너무나 간절하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그를 믿음이 없도록 만든 것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믿어왔던 이 눈앞에 나타났을 때 그것을 믿어왔던 바로 자신을 믿지 않았던 것이다.


악마의 승리는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믿음 그 자체가 없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 믿고 있는 내 자신을 비뚤어 버리는 것, 바로 그것이 악마의 계교인 것이다.


 


사실, 악의 입장에서는 인간을 선과 악을 판단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드는 것이 선을 추락시키는 최고의 공격 방법이리라. 아무것도 판단할 수 없는 인간이야말로 더 잔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반 카라마조프의 말을 통해서 역설한다.


만약, 신이 없다면, 악은 인간이 만들어 냈다는 것 인데 그렇다면, 인간이야말로, 동물보다 더 잔인하고 고약한 모든 악을 마음에 품은 존재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세상은 얼마나 비참하겠는가! 아니, 이런 일이 실제로 자행되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보고 또 보지 않았는가! 인간은 악하다.


그러나, 알료샤의 말을 통해서 다시 반문한다.


신이 없다는 것이 맞는 말이라면, 최고의 선을 만들어 낸 것도 인간이기에 우리의 마음에는 최고의 선을 이룰 수 있는 신성함이 존재한다고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선과 악이 우리에 마음에 공존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 고약한 싸움에서, 우리의 가치와 소망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도스토예프스키는 진정 곰곰히 추적하고 고민한 것 같다.


 


카라마조프의 형제의 작품 후미는 도스토예프스키가 아니면 해낼 수 없는 명장면들이 마치 봇물터지듯 쏟아져 나온다.


드미트리의 법정에서 일어나는 일대 아수라장은 지금까지 그가 말하고자 한 인간의 한계, 모든 선악의 판단을 놓치고 혼란에 빠져버린 인간들의 복잡한 감정을 터트려 버린다.


고통속에 괴로워한 이반의 양심이 법정에서 절망과 함께 고백되어지고, 드미트리의 무죄가 가까워 오는 듯한 절대 절명의 순간, 오ㅡ믿을수 없게도 러시아 최고의 변호사까지 고용해준 드미트리의 약혼녀 카테리나는 순간 질투와 자신이 지금까지 지키고자 했던 그 동안에 믿음을 단 한순간 뒤틀어 무너뜨려 버린다. 그리고 눈물과 절규와 포효 속에서 재판장은 일대 혼란을 맞이하게 된다.


 


이것이 인간인 것이다. 선과 악을 공유한 인간, 그것이 우리이기에, 아니, 그런 모습조차도 용서 하신 신이 있기에, 우리는 서로 원망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선과 악의 싸움에서 우리의 정신을 지배하고 있는 마음, 그것은 악마의 계교로 한 순간 뒤집어질 수 도 있음을 작가는 쥐어 터트려 버리듯 느끼도록 전하고 있다.


 


결국, 우리의 정신을 지배하는 마음, 곧 그 믿음을 오롯이 인내하고 지켜 낼 때에 위대한 열매를 맺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신이 준 참된 평안이요, 악의 구속에서 해방시킨 자유라는 것이다.


 


아울러 열매의 힘은 때론 고통스럽기도 해서 반듯이 자신을 죽여야만 하는데, 그것은 자기의 삶을 내려놓고 남을 위한 삶으로 방향을 고쳐야 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부활하신 하나님의 아들이 선택한 방법이 우리를 대신해서 오직 자기를 희생하고 헌신해서 이루신 것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자유 된 우리는 모두에게 빚진 자가 되어 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의 밀알이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하나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것이다.


떨어져 죽어, 땅에 힘찬 뿌리를 내리며 솟아오른 밀알은, 오직 남을 위한 숭고한 희생이라는 기치를 두고 있다.


그 안에는 내 삶에 주인이 내가 아니라는 가치를 깨달았을 때 이해가 되는 것이다.


그것이 도스토예프스키가 조시마 장로를 통하여 눈물을 흘리며 대지에 입맞추라는 사랑의 열매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처음부터 믿음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을 거친 마음의 풍랑이 몰아치더라도, 오롯이 끝까지 믿고 나아간다면, 자유함으로 인해서 그 생명의 통로, 축복의 열매가, 내려질 것이고, 내 삶이 생명력이 넘쳐 흐르며, 풍성하고 , 넘치는 사랑의 열매가 나를 둘러 쌓을 것이다.


 


그것은, 잠시 스쳐지나가는 조시마 장로의 썩어가는 육체의 슬픔과는 다른 내 마음에 나라, 바로 우리 앞에 보이지 않는 천국이 영원하다는 것을 믿는 것이기에 우리는 영원히 자유함으로 평안할 수 있는 것이고 언제나 소망하며 살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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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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