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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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궁전
글쓴이
폴 오스터 저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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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8.7 (125)
Dean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내 삶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일까? 성인이라면 당연히 스스로 그렇게 살고 있으리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사회의 구성원으로, 문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영향을 받으면서 자라난다. 맹목적으로 흡수할 수 밖에 없는 유년기, 독자적인 가치관을 정립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인해 자유롭지 못한 청소년/청년기, 마음대로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의 무게에 짖눌려 살게 되는 장년기를 떠올려 봤을 때, 과연 자유의지로 살아갈 수 있는 시기가 얼마나 될 것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인간의 삶이란 불확실성을 근원적으로 내재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과의 만남과 관계, 발생하는 사건들, 그 속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변이는 인생의 희노애락을 만들어 낸다. 맞닥뜨리는 삶의 문턱들이 우연인지 운명인지 알 수는 없지만 우리는 그것을 때로는 뛰어넘고, 회피하고, 부수어 가면서 자신만의 삶을 만든다.


폴 오스터의 소설 <달의 궁전> 에서는 이런 우연과 운명에 얽혀 삶의 롤러코스터를 타야만 했던 세 남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머니와 외삼촌의 죽음으로 세상에 홀로 남겨진 '스탠리 포그'는 경제적으로 밑바닥까지 추락하여 노숙자의 삶을 살게 된다. 기아 상태로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던 그는 극적으로 친구에게 구출되고, '키티'라는 아름다운 여성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후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눈 먼 노인 '에핑'의 말벗이 되어 주는 일을 하게 된 포그는 그의 신뢰를 얻으면서 에핑의 자서전을 남기는 일을 돕게 된다. 에핑은 자서전을 자신의 아들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하게 된다. 또 한명의 남자. '솔로몬 바버'. 포그는 에핑의 사후에 자서전을 전해주기 위해 그를 만나게 되고 세 남자 간에 얽혀 있던 운명의 실타래가 하나씩 풀려 나가기 시작하는데...


포그처럼 세상에 홀로 남겨져서 극한의 밑바닥 인생을 살아본 적도 없고, 바버처럼 사회도덕적인 문제로 주저앉은 적도 없으며, 다리를 못 쓰게 되고 눈이 멀어버린 에핑처럼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본 적도 없기에 그들의 심리나 행동들에 백프로 공감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들이 가진 공통점은 뚜렷이 내게 전달되었다. 원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흘러갈 수 밖에 없었던 인생사에서 행했던 것들에 대한 후회스러움. 회복을 원하며 노력을 해 보지만 그조차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인생.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서전을 남기며 죽을 날을 맞춰 죽음을 맞이했던 에핑과 자발적 노숙자의 삶을 선택하고 운명의 시작점을 찾아 떠나게 되는 포그. 어그러진 인연의 조각들을 맞추고자 포그와 함께 여행을 떠났다가 목숨을 잃게 된 바버의 모습에서 처해진 상황 내에서 각자의 삶을 만들어 가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책 속 세 남자의 이야기가 우연에 우연을 거듭하고 있는 것 같지만, 나는 그것은 운명이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운명이라는 것이 정해져 있다고 믿지는 않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관계를 맺게 되고 생의 나무에 가지를 치게 됨은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이 있기 때문일거다. 누구나 원치 않는 삶을 살 수 있다. 어쩌면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삶이란 크고 작은 굴국의 반복인지라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이 밑바닥인지 최상단인지 알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어떤 상황일지라도 자그만한 요소하나가 커다란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인생임에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그려나가야 한다는 것과 그 과정에서 마주치는 인연들을 소중히 여기고 아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떠한 인연의 끈으로 엮여 있을지 모르니까....


워낙 많은 리뷰가 작성이 되어 있고, 그 안에 내용의 대부분이 담겨 있기에 굳이 감춰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 이 책의 백미는 그들 각자가 겪은 장대한 인생사와 그 안에서 느꼈던 삶의 고뇌와 심리묘사, 세 사람의 관계와 결말에 있기 때문에 이 리뷰를 통해 드러내면 재미가 반감될 것 같다. 세 남자의 인생사와 내면의 변화과정을 기가 막히게 풀어낸 이 소설에 깊이 빠져들었다. 조금은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들의 행동들에 의아함도 들었지만, 내 심경의 변화조차도 예측할 수 없는데 아무렴 어떤가.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맺어가는 우연을 가장한 운명 이야기. 나의 삶과 인연들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된다.


<태양은 과거이고, 세계는 현재이며 달은 미래다.>

나의 달은 어떤 모양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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