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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상)
글쓴이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저
열린책들
평균
별점9.1 (52)
solisaac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중 하)


-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단언컨데, 결코 읽기가 쉽지 않았다.  2월 하순부터 시작하여 3월 마지막날에야 다 읽을 수 있었다.  세권에 1300여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의 무게도 무게려니와, 러시아 소설, 특히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의 특징이랄 수 있는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이름으로 인하여 누가 누군지 분간하기가 힘들어 상권 한권을 읽는데만 3주는 걸린 것 같다.  죄와벌을 읽을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예를 들면 카라마조프의 첫째아들 드미뜨리 표도로비치는 미쨔, 미쩬까, 미찌까, 미뜨리와 같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이 이름들이 애칭과 같은 어떤 친밀도를 나타내는 의미가 있어서 소설 속에서 이런 다양한 이름을 섞어서 쓰는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어차피 한글로 번역하여 읽는 독자들에게 그러한 뉘앙스가 전달되지는 않을 것이 뻔한데, 차라리 번역의 과정에서 한 이름(예를 들면 드미뜨리로…)으로 통일하여 쓰면 덜 혼란스럽지 않을까 싶다.  안그래도 등장인물들이 많고 러시아 이름이 익숙치 않아 이 사람인저 저 사람인지 헛갈리는 마당에 동일인물에 대해서도 이렇게나 많은 다른 이름들을, 그것도 주인공만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에 대하여 쓰고 있으니 말이다.  나만 그렇게 느끼나…?  톨스토이의 안나카레리나도 세권에 달하는 분량이긴 하지만, 이름을 통일해서 쓰기에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처럼 혼란스럽지는 않았다. 


 


두번째 권부터 속도가 좀 붙기 시작해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는데, 책의 마지막권을 덮고난 지금, 뭐라 이 책에 대해 말하기가 쉽지않다.  그 수많은 인물들의 심리와 내면을 치밀하게 묘사함으로써 선과 악, 사랑과 질투와 증오, 가식과 오만 등 인간의 본성, 때로는 우리도 드러내고 싶지 않을 것 같은 본성을 적나라하게 까발린 느낌.  그렇기에 세기의 대작 1300페이지를 읽어냈다는 성취감에도 불구하고 읽고난 후가 편하게 혹은 개운하게 느껴지지 않는 그런 느낌이다. 


 


세명의 형제들.  저자가 나의 주인공이라고 말하는 막내 알료사 (알렉세이 표도로비치)는 그야말로 완벽한 듯한 사람이다.  사제의 길을 가다가 조시마 장로의 죽음 이후 다시 세상으로 나오지만, 그는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고 신뢰하는 완벽한 사람처럼 묘사된다.  다혈질에 호색한이고 아버지와의 악화된 관계로 인하여 나중에 부친 살해 누명까지 쓰게되는 드미뜨리, 그러나 그는 결국 한 여자에게 정착한다.  가장 인텔리요, 그렇기에 자존심도 강하고 타협하길 싫어하는 둘째 이반.  그는 자신의 내면에 형 못지 않게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잔인한 마음이 있었음을 깨닫고 몹시 괴로워한다.  어디에선가 이 책을 읽고 세 형제 중에 누가 가장 마음에 드는가를 토론 포인트로 제시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알료사는 누구다 되고 싶어하는 모델인지는 모르지만, 실제로 되기 어려운 인물이다.  드미뜨리와 이반은 닮은 면도 있지만, 드미뜨리가 자신의 본성을 밖으로 드러내는 편이라면 이반은 그렇지 않고 삯히는 모습을 본다. 책 전체로 보면 이반의 비중이 드미뜨리나 알료사의 비중에 비해 덜하긴 하지만, 나는 내 자신이 아마도 이반과 비슷한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책의 본류의 내용과는 관계없이 일류사라는 아이를 중심으로 한 또 하나의 이야기가 군데군데 이어지는데, 아이들의 갈등과 화해, 그리고 아름다운 이별의 모습이 그려지는 그 스토리 또한 감동적이다. 또한 상권의 끝부분에 삽입된 유명한 대심문관편은 그 자체로도 하나의 훌륭한 스토리이자 많은 신학적인 논의가 들어있어 꼭 기독교인 여부를 떠나 생각해볼 부분이 많았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성경과 신학에 대하여 상당한 지식과 식견을 가졌음이 분명하다.  아래 내가 인용한 구절들을 보면 기독교에 뿌리를 두고 있는 생각이 많은 곳에서 드러난다. 


 


1300페이지에 달하는 대작이기에 왠지 감상도 무지 길게 써야할 것 같지만, 요기까지.


 


<책속으로>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비록 알당일지라도 우리의 일반적인 결론보다는 한결 순박하고 단순한 일면을 지니고 있는 법이다. 우리도 역시 마찬가지가 아닌가.” P25


 


그녀의 순결한 두 눈동자는 마치 면도날처럼 내 영혼을 도려냈지” p 31


 


리얼리스트에게는 기적으로부터 신앙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신앙으로부터 기적이 나오는 것이다” p51


 


어떤 면에서는 가장 현대적인 청년, 즉 천성적으로 진리를 갈망하고 그것을 탐구하고 믿으며, 또한 신앙을 갖게 된 후로는 자신의 모든 영적 능력을 다하여 빠른 참여를 갈망하고 빠른 성취를 희망하면서 그 성취를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심지어는 생명까지도 바치려는, 열망에 불타는 정직함으로 보이고 있었다는 점이다.” P52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해 수치스럽게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문제가 거기서 비롯되니까요” p 80


 


민중들에게는 필설로 다 못하고 꾹 참고 있는 슬픔이 있는데 그것을 가슴속에 묻고 침묵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일시에 폭발해 버리는 슬픔도 있다” p89


 


그러니 당신은 울지 말고 기뻐하시오.  당신의 아이는 하느님의 천사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오.… 당신의 아이는 지금 틀림없이 하느님의 옥좌 앞에서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지내면서 당신을 위해 하느님께 기도드리고 있을거예요.  그런데 당신은 어째서 울고 있는 거요, 오히려 기뻐해야 합니다” p91


 


그러니 위안을 얻으려 하지 말고 우시오.  단지 울 때마다 당신의 아들이 하늘나라의 천사가 되어 내려다보다가 당신의 눈물을 보고 기뻐하며 그것을 하느님께 알려 드린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십시오.  그리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당신은 어머니의 위대한 슬픔을 겪게 되겠지만 결국 그것은 고요한 기쁨으로 변하여 그 쓰라린 눈물도 죄악으로부터 구원해 주는 고요한 위안과 진정한 정화의 눈물이 될 겁니다.” P92


 


실천적 사랑의 실행으로 말입니다.  이웃을 실천적으로, 그리고 끊임없이 사랑하려고 노력하십시오. 그 사랑이 성공을 거두게 되면 신의 존재도, 자기 영혼의 불멸도 확신하게 될 것입니다.” P103


 


알료사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결코 자신을 모욕하려 들지 않고, 단지 모욕하기를 원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욕할 수도 없다고 확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p180


 


그것은 하나의 똑같은 사다리예요.  저는 가장 낮은 계단에, 형님은 열세 번째 계단의 어느 높은 곳에 있을 뿐이죠.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것은 완전히 똑같은 부류일 뿐이죠.  맨 아래 계단에 발을 디딘 사람은 어쨌던 반드시 위의 계단으로 올라가게 마련이죠” p194


 


, 한 가지만 더 묻겠어요.  정말로 인간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 중 누구는 살 가치가 있고 누구는 그럴 가치가 없다고 결정할 권리를 가질 수 있는 걸까요?” p253


 


리즈, 우리 장로님께서는 언젠가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어린애 대하듯이 해야 하고, 병원에 입원한 환자처럼 대해야 한다고.” P 380


 


내 생각으로는 이별 직전이 서로를 사귀는 데 가장 좋을 것 같아” p402


 


“’이 세상에 사는 모든 사람들은 무엇보다 삶을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삶의 의미 이상으로 삶을 사랑해야 한다는 거지?’ ‘반드시 그래야죠, 형이 말씀하신 대로 논리 이전에 사랑해야 해요.  반드시 논리 이전에라야만 그 의미를 깨닫게 되죠.’” P404


 


내 생각으론 인간에 대한 그리스도의 사랑은 지상에서는 불가능한, 일종의 기적이라는 거야.  그분은 신이었다는 말이 맞아.  하지만 우리들은 신이 아니야.  예를 들면 내가 힘겨운 고통에 바질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내가 겪는 수준만큼의 고통을 느낄 수는 없는 법이지. 왜냐하면 그는 다른 사람이지, 내가 아니기 때문이야.  게다가 인간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인정하는 데 아주 인색하거든 (마치 무슨 특권인 양 말이야)” p415


 


내말을 들어봐.  고통으로 영원한 조화를 사기 위해 모두가 고통을 겪어야 한다면 아이들이 어째서 거기에 있어야 하는 거지?  어디 한번 말해 봐?” p428


 


그렇다면 이 세상에 용서할 수 있고 용서할 권리를 가진 사람은 존재하는 걸까?” p430


 


“’어머니, 울지 마세요.  인생은 천국이고 우리들은 모두 천국에 살고 있는데도 우리들이 그 사실을 알고 싶어하지 않을 뿐이에요.  만일 그것을 알고 싶어하기만 한다면 내일이라도 이 세상에 천국이 이루어질 거예요우리들은 형의 이야기에 모두 놀라고 말았습니다” p504


 


과거의 슬픔은 인간의 삶의 위대한 비밀에 의해 조금씩 고요하고 감동적인 기쁨으로 변하게 됩니다그러나 그 모든 것에는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화해시키며 용서하시는 하느님의 진리가 필수적인 것입니다!” p512


 


나는 지옥이란 무엇일까하고 생각해봅니다.  그것은 결코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는 고통이라고 생각합니다” p568


 


, 근본적인 요소들, 소위 그의 신앙이 마음속에서 흔들리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그는 별안간 하느님에게 불평을 늘어놓았지만 자신의 하느님을 사랑하고 믿었다” p597


 


“’나는 하느님에게 맞서 반역을 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분의 세계를 인정하지 못할 뿐이야알료사는 갑자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P599


 


그는 조용히 기도를 드렸으나 얼마 지나지 않자 거의 기계적으로 기도를 드리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p631


 


“’사람들을 사랑하는 자는 그들의 기쁨도 사랑하는 법이니라…’”p632


 


“’나는 파 한 뿌리를 적선했고, 그래서 이자리에 있는 건데.  그리고 이 자리에 있는 많은 사람들도 단지 파 한 뿌리씩, 단지 조그만 파 한 뿌리씩 적선했던 사람들이란다우리가 할 일이 뭘까?  그런데 조용하고 온순한 내 아들아, 너도 오늘 구원의 손길을 뻗는 한 여인에게 파 한 뿌리를 적선했더구나.  이제 시작하거라, 사랑하는 내 아들아, 이제 네 임무를 시작해, 얌전한 내 아들아그런데 넌 우리의 태양이 보이니, 그분이 보이냔 말이야?’ ‘ 전 두렵습니다감히 쳐다볼 수가 없어요…’” p635


 


그순간 그대의 기쁨의 눈물로 대지를 적시고 그대의 그 눈물을 사랑하라…’는 구절이 그의 영혼 속에 울려 퍼졌다.”  “’그때 누군가 나의 영혼 속에 찾아왔던 거야.’  그는 나중에 확신에 가득찬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곤 했다…p637


 


그러나 대단히 정확한 사람들 혹은 대단히 아둔한 사람들의 결정 속에서 이따금씩, 특히 지금과 비슷한 경우에는 그런 일이 쉽게 벌어지는 법이다” p782


 


인간이란 때로는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을 하는 법 아닙니까?”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을 한다고 판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요, 드미뜨리 표도로비치” p866


 


그런데 요즘 정신병을 앓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당시도, 나도, 그리고 모든 사람이 다 정신병을 앓고 있고, 또 그런 예는 얼마든지 있잖아요.” P1002


 


얘야, 사랑하는 여자한테는 절대 잘못했다고 비는 것이 아니란다! 어떤 잘못을 했더라도 말이다!” p1031


 


더구나 증거, 특히 물적 증거들은 믿음을 갖게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  토마가 믿음을 갖게 된 것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목격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전부터 믿음을 갖고 싶었기 때문이지.” P1105


 


모든 비극은 바로 거기에 있어.  물론 사람들은 고통을 겪게 되지…. 하지만 모두 살아가는 거야.  그것도 환상속에서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말이야.  왜냐하면 고통이 곧 인생이니까.  고통이 없다면 인생에서 어떤 만족을 느끼겠나?” p1115


 


언젠가는 착한 일 한번쯤 해야 하잖아.” P1121


 


그런 사랑은 어떤 의미에서는 참된 사랑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복수에 가까운 법이다. P1200


 


지금 우리 사회에서 그런 자가 어디 그자 한 사람뿐이겠습니까?  어쨌든 그자처럼 살인까지는 하지 않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은 속으로 그자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고, 또 그렇게 느끼고 있습니다.  마음은 그 파렴치한 놈과 똑같다는 말입니다.  사람들은 홀로 자신의 양심과 마주치게 되었을 이렇게 자신에게 물어보았을 것입니다.  체면이란 대체 뭘까?  피를 흘렸다고 해서 그것을 죄라고 하는 것은 편견이 아닐까?’하고 말입니다.” p1205


 


우리는 최소한 이 순간만은 착하고 훌륭한 인간이었다는 사실을 마음속에서는 비웃지 못할 겁니다.  또한 아름다운 이 추억이 우리를 커다란 악으로부터 지켜줄 겁니다.  그리고 지난날을 회상하면서 그래, 나는 그때 착하고 용감했으며 명예로운 사람이었어라고 스스로에게 말할 겁니다.” P1345


 


우리들을 이렇게 아름답고 선한 감정으로 한데 묶어서 영원히 서로가 서로를 잊지 않게 만들어 준 사람이 누구입니까? 바로 일류샤입니다. 그는 진정으로 착한 소년이었고, 사랑스러웠으며, 우리 모든 소년들에게 영원히 소중한 소년이었습니다! 우리 영원히 그를 잊지 맙시다! 앞으로 언제까지나 우리들의 마음에 그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기로 합시다!” p1346


 


그래, 우린 틀림없이 부활할 거야. 그리고 다시 만나 기쁘고 즐거웠던 지난날을 이야기하게 될 거야!” p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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