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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에게희망을
- 작성일
- 2013.4.10
나를 찾아줘
- 글쓴이
- 길리언 플린 저
푸른숲
소름이 쫙쫙 끼쳤다. 범행의 전모가 밝혀진 순간 그 범행을 꾸민 인물의 집요함과 치밀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으니, 이런 사람하고는 옷깃 스치는 인연조차 없기를 아니 꿈에서도 만날 일이 없기를 바랄 정도였다.이 작품은 바로 그 인물의 캐릭터가 범행을 저지르는 동기가 된다.
'나를 찾아줘'의 나에 해당하는 인물, 즉 주인공 에이미는 부자집 외동딸에, 미모까지 갖춘 '어메이징 에이미'인데, 이 작품은 남편 닉과 에이미가 번갈아 화자로 서술하는 구성을 취함으로써 더욱 빛이 날 수 있었다. 중간까지는 예상한 대로 전개되나 싶었던 내용이 뒤로 갈수록 긴장감이 고조돼고, 반전이 형성돼 간다.
화자도 둘이지만, 시제로 둘로 진행됐다. 남편 닉은 현재를 말하고, 아내 에이미는 과거의 시간으로 서술하고 있다. 처음에는 에이미가 부부사이의 권태에 대해 토로하고 있는건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주도면밀하게 범행을 꾸미는 인물, 그 인물의 감정선을 좇아갔다가 서서히 밝혀지는 그 정체에 내 감정까지 더불어 복잡해졌다.
'나를 찾아줘'에서 벌어진 사건은 닉의 아내 에이미의 실종사건이다. 결혼 5주년 기념일에 집에서 에이미가 사라지고, 사건은 실종사건에서 점차 남편 닉이 아내를 살해했다고 의심받게 되는 정황으로 점점 몰아진다.
닉이 현재 상황을 서술하고, 아내 에이미의 사건발생 전 일기장이 서술되면서, 사건이 발생하기까지 두사람의 만남과 결혼, 그리고 점점 권태에 젖어가고 아내에게 불성실해진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서술하고 있다. 닉은 아내의 돈으로 바를 시작하고, 아내의 생명보험을 증액하는 등 정황은 닉에게 불리하게 돌아갔다. 거기에 두 사람의 불화와 결혼생활이 까발려지는데.. 두 사람의 이야기는 어느 시점에서 사건이 벌어진 이후 현재에서 만나고, 현실을 말하게 된다.
어느새 닉은 아내를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가 돼버린 것이다. 언론은 줄기차게 닉을 따라붙어 선정적인 보도를 하고, 그런 가운데 그의 외도 사실마저 발각되면서 그는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닉은 변호사를 구해 조언을 받지만 기소가 되고 마는데...
결론을 말하자면 닉은 누명을 벗게 된다. 하지만 닉이 살해혐의에서 풀려나기까지 그 과정이나, 엔딩은 결코 개운하지 못했다. 닉, 과연 그가 어떻게 될 것인지 걱정하면서 책을 덮을 수 밖에 없었다.
이 작품은 유혈이 낭자한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지만 잔인한 장면보다 더 큰 공포가 있었다. 범인의 성격은 경악스러울 정도였고, 그 캐릭터가 드러나기까지의 반전이나, 그 캐릭터야 말로 이 작품을 이끌고 가는 동력이 된다. 그 사람이 왜, 어떻게 범행을 계획해는지, 캐릭터 자체가 범행이고, 범인이라 줄거리보다는 캐릭터의 실체가 드러나는 과정에 집중해서 읽는 것이 이 작품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길이 될 것이다. 그 캐릭터는 스티븐 킹의 '미져리'에서 '애니 윌키스'와 맞먹을 정도로 진저리 쳐졌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이 끔찍한 캐릭터야 말로 600여쪽이 넘는 '나를 찾아줘'를 끝까지 읽게한 일등 공신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나를 찾아줘'는 데이빗 핀치의 계획에 리즈 위더스푼이 출연하는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그럴만큼 대중들에게 흡입력있는 이야기라는 것인데, 여주인공'에이미'와 리즈 위더스푼조합이라니.. '금발이 너무해'처럼 귀엽고 사랑스러운 역을 주로 연기했던 그녀, 과연 리즈 위더스푼은 연기 변신에 성공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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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