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육아 사이트 베이비트리 (babytree.hani.co.kr)의 칼럼을 통해 만나고 있는 권오진님의 신간 <행복한 아빠학교>. 일전에 권오진님의 <아빠와 함께하는 하루 10분 생활놀이>를 읽었던 터라 비슷한 내용이 담겨있을까, 생각하며 책을 읽기 시작. 알고보니 이전 책 <...생활놀이>가 좋은 아빠되기 실전편이라면, 이 책 <행복한 아빠학교>는 좋은 아빠되기 이론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생활놀이> 리뷰는 여기 http://blog.cyworld.com/tongmom/7067997)

두 아이를 키워낸 아빠이자, 오랜 시간 '좋은 아빠 되기' 분야에서 이름을 날려오신 분답게 부모들이 새겨둘만한 좋은 이야기들이 참 많다.

아빠의 역할이란 아이의 꿈을 규정하고, 결정하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꿈을 따라 동반여행을 하면서 아이를 지켜보고, 격려해주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생각한다. - p33

또 실제 생활에서 충분히 활용할 만한 비법도 전수하고 있다. 이를테면 '1분 놀이'의 종류로 '원격놀이'를 소개하는데, 주중에 바쁜 아빠들을 위해 매일 얼굴은 보지 못하더라도 전화통화를 하면서 월요일엔 "일요일에 어디 놀러갈까? 어디가 좋을지 생각해봐!"하고 화요일엔 전화해서 자녀의 답을 들은 후 "점심은 뭐먹을까?"묻고 수요일엔 "무슨 놀이를 할까?", 목요일엔 "갔다오는 길에 어디 들를까?", 금요일엔 "집에서는 무슨 놀이를 할까?" 해보라는 것이다. 한 주 동안 주말을 향한 기대감이 커진다고ㅡ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꽤 많았다. 자존감을 주위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라고 정의를 시작한 것이라든지(p29, 개인적으로는 자존감은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이 기본이며 그것이 결국은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확장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성과 여성을 무조건적인 이분법으로 나눠서 여성을 비논리적이라고 단정지어버리는 것이라든지(p54, 이 분의 글에서 배울 점이 많아서 칼럼을 꼬박꼬박 읽다가도 이따금 읽기 싫어지는 것이 이런 식의 가부장적이고 고정관념화된 성관점 등이 튀어나와서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면 '단순화'시키자고 주장하는 것이라든지(p242 도저히 동감이 안된다. 세상이 점점 더 개별화되기 때문에 특히나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보다 더 세밀한 눈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하는 부분은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었다.

사실 책 제목은 <행복한 아빠 학교>지만, 결국은 '아빠'라는 존재가 '일 때문에 집을 많이 비워서 아이들과 친밀하지 않은 상황이라 극복이 필요한 상황'에 처해져있음을 감안하고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워킹맘'에게도 적용될 부분이 많이 있다. 그래서 많은 노하우를 축적하고 나눠주고 계신 이 분의 이야기를 통해 나도 육아를 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할 수 있게 도움을 받는 것이고. 다만 글에서 시대의 흐름을 얼마간은 받아들이고 녹여내는 작업을 해주시면 얼마나 좋을까, 그냥 나 혼자 바라본다. 남자를 독수리, 여자는 둥지, 이런 생각을 가진 분의 이야기보다는 남자와 여자 모두 독수리처럼 날 수 있고, 함께 힘을 합치면 더욱 든든한 중지를 지을 수 있다고 말해주는 분의 이야기가 더 내게는 와닿을 것 같아서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