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s 북클럽

여우하품
- 작성일
- 2014.3.14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 글쓴이
- KBS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팀 저
애플북스
불혹의 나이를 넘기고 나니 지인들과 지인들의 지인들을 통해 나의 곁의 떠나 가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나는 아주 가까운 측근의 죽음을 두 건이나 맞이하게 되었다.
그것도 채 스무살이 되기전이라 너무나 충격이 컸다.
만약 지금이라면....이런 책들을 접하고 난 뒤였다면 조금은 현명하게 맞이 하였을텐데....
이름하여 "품격있는 죽음".
처음 죽음을 목격한 건 초등학교 입학하기전이었다.
친할머니와 방을 같이 쓰던 나는 매번 일찍 일어나 불을 켜는 바람에 항상 아침잠이 부족했었다.
그날은 왠일일까? 늦잠을 주무시고 계신줄로만 알았던 할머니가....그렇게 우리곁을 떠나가신거였다.
나는 운다는 것이 챙피하여 이불을 뒤집어 쓰고 몰래 몰래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나의 어머니. 나이가 들수록 여자에게 친정엄마라는 자리가 얼마나 필요한지....
고3, 어느 5월 엄마는 간암으로 항암치료를 받으시다 집으로 오셨다.
아주 어마무시한 산소호흡기라는 장비를 대동하구서....
이렇게 나는 할머니와 어머니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단 한 번도 품위있게 맞이하지 못했다.
사람은 태어나면 누구나 죽기마련이다. 참으로 공평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누구나 공평하게 맞이하는 죽음!
이 죽음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는 매우 부정적이다 못해 아예 철저히 외면되어졌다.
오랫동안 유교 문화권에 있었기에 생명은 유한한 존재며 죽으면 모든것이 끝이라는 사고가 뿌리 깊게 박여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물질 만능주의의 부작용으로 비약적인 경제발전으로 삶은 풍요로워지고 의료기술의 발달로 평균수명도 길어졌지만 오로지 사람들은 오래 사는 삶에만 집착하고 추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의 평균수명을 끌어올린 현대 의학의 혁혁한 성과는 당연히 칭송받아야 한다. 그리고 매우 감사한 일이지만...치료하는 명목하에 행해지는 과도한 의료행위와 그로 인한 죽음 문화의 경외시와 부재는 바뀌어야만 한다.
이제 죽음을 제대로 맞이해야한다. 10여년전부터 불기 시작한 '웰빙'의 또 다른 이름 '웰다잉'을 이제 '인정'하고 '준비'해야 한다.
사망 선고를 받은 환자들 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 그리고 건강한 사람들조차도 품위 있는 죽음의 조건으로 아마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 다른 사람에게 부담 주지 않는 것.
- 가족이나 의미 있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
-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
- 주변 정리.
- 통증으로부터의 해방.....
다시 말해, 품위 있는 죽음이란, 편안한 마음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 소중한 사람가 함께하다 가는 것, 주변 정리를 잘해놓고 가는 것이다.
인간으로서의 위엄을 잃지 않는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해 무조건적인 '치료'가 아니라 남은 삶을 지켜주는 '돌봄'이 먼저여야 한다.
당하는 죽음보다는 맞이하는 죽음을 위해서 무엇보다도 '죽음'에 대한 인식의 변화이다.
이 변화의 주체는 환자와 가족들, 의사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니깐....즉 그 주체는 모든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한 호스피스 병동에 대한 인식도 변해야 한다.
책을 읽는 내내 나도 모르게 눈물을 참 많이도 흘렸다. 그리고 많은 생각을 했다.
앞으로는 언제가 될지 모르는 순간.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이 내게 온다면 떠나는 사람 못지않게 떠나보내는 사람으로서도 많은 준비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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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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