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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천사제인
- 작성일
- 2014.3.28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 글쓴이
- KBS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팀 저
애플북스
'웰빙'은 익숙하지만 '웰다잉'은 왠지 낯설다.
잘사는것에 대해선 늘 생각하지만, 잘 죽는것에 대해서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었다.
작년 여름쯤 갑작스런 폐질환으로 인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중환자실로 옮겨졌던 적이 있었다.
의식이 없는 많은 사람들, 말은커녕 눈도 못뜨고, 밥도 먹지못해 주사기를 통해 밥을 먹고있던 사람들,
하루 3번 면회시간 단 30분, 저 환자들은 사는게 사는거라고 느껴질까?
아니 살아있음에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까? 사실 이런 생각을 하는것자체도 왠지 섬뜩했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힘든 문화를 가지고 있는것 같다.
이 책은 KBS생로병사의 비밀에서 [웰다이 프로젝트]라는 제목으로 죽음을 잘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취재했던 책이다. 중환자실, 말기 암환자, 호스피스 병동을 대상으로 해서 많은 환자들을 만나고,
그리고 이미 죽음을 맞이한 환자의 가족들을 만나서 어떻게 죽음을 맞이했는지,
함께 준비해서 맞이하는 죽음과, 준비없는 죽음은 어떻게 다른지 글을 읽으며 차차 깨달을 수 있도록
전개되어 있다.
책을 읽으면서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책의 내용처럼 죽음은 과연 신이 인간에게 가장 큰 축복이라 할 수 있었다.
우리의 인생이 유한하고, 언젠가는 죽으리라는 것을 알기에 매순간을 소중하고 의미있게 살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죽음을 준비하고 맞이하는 것도 삶의 일부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에게 웰다잉, 품위있는 죽음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물었는데 그 결과가 주목할만한다.
1위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있는 것,
2위는 주변정리와 의미있는 마무리, 였다.
이화여대 최준식 교수는 품위있는 죽음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P44
"품위있는 죽음이란 편안한 마음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다 가는것,
주변 정리를 잘해놓고 가는것입니다."
상당히 공감가는 내용이었다. 중환자실에서 수액으로 하루하루 연명하며 삶을 연장하는 '당하는 죽음' 보다는 내가 '맞이하는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가족들에게도 말이다.
여기에서는 호스피스에 대한 내용이 자세히 나오는데, 그동안 말로만 듣던 호스피스 병동에 대해서 제대로 된 이해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호스피스는 일반 병원과는 달리 의사,간호사, 자원봉사자, 성직자가 한팀이 되어 운영이 되는데,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보다 의미있는 죽음을 맞이하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주는 병동이다. 모르핀이라는 마약성 진통제가 극도의 고통을 겪는 환자들에게 좋은 효과를 줌은 물론,
더이상 그 고통을 지켜보지 않아도 되는 가족들에게도 좋은 약으로 쓰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책을 읽으며 몇번이고 눈물이 날뻔했다.
아무래도 죽음을 다루다보니, 죽음을 앞둔 환자들과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저절로 숙연해지고, 나와 우리가족들의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것이다.
처음에는 우울한 마음을 감출길이 없었으나, 읽으면 읽을수록 이 책을 읽게된것에 대해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그 순서만 다를뿐, 모두가 맞이해야 하는 숙명이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정해져있는걸 알게된다면 남은시간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고,
그동안 미안했던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주변정리를 깨끗히 하게되면 떠나는 사람은 물론이고,
남은 가족들도 후회와 죄책감이 덜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는다면, 죽음을 더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닌 편안히 받아들일 수 있는 삶의 일부분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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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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