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 서적

나날이
- 작성일
- 2014.6.16
빙애 2
- 글쓴이
- 구현 외 1명
문학사상
2권은 빙애가 사도세자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책은 사도세자의 인품과 능력을 출중함으로 그려나가고 있다. 무예도, 국가를 경영하는 능력도 보통보다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빙애와 사도세자의 처음 만남은 대비마마전의 궁녀와 세자의 만남이기에 많이 조심스럽다. 그런데 그 만남에서 사도세자가 빙애에게 마음이 빼앗기는 과정을 그려나간다. 시서에도 능한 빙애, 용모와 마음씨까지 두루 갖춘 자색이 뛰어난 그러면서도 자신을 주장하지 않는 빙애가 아버지 영조와 왕비 혜경궁, 그리고 노론들에 둘러싸여 힘겨움 속에 지탱해 나가는 세자에게는 위안이 된 모양이다. 그래서 그에게 빠져드는 형태로 그려진다. 물론 역사야 궁녀의 힘이 얼마나 되겠느냐 만은 이 글은 그런 부분에서 상상력을 발휘해 그들의 마음 흐름을 위주로 표현해 나간다. 실감나게 그려 나가는 글이 마음에 잘 다가온다.
이 글은 소설이다. 그리고 주인공은 사도세자가 아니고 빙애다. 모든 사건들이 빙애를 중심으로 그려질 수밖에 없다. 실제의 상황과는 많이 다른 연출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사도세자가 온 마음을 다하여 빙애의 사랑을 구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사실과는 많이 다를 수 있는 상상력이다. 그렇기에 글이 갈등적으로 그려지고, 곳곳에서 긴장감이 가득하게 표현될 수가 있는 것이리라. 빙애는 마음을 주었던 시훈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어쩔 수 없이 마음과 몸을 사도세자에게 내어주는 과정으로 그려진다. 그리고 그의 자식을 둘 낳는다. 그러면 온 마음을 다해 세자를 도와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늘 마음에 시훈을 그리는 여지를 남겨 놓는다. 이런 과정 속에 세자는 빙애를 자신의 여자로 만들면서 자신감을 얻어 자신이 꿈꾸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준비를 한다.
이야기는 이중적으로 그려진다. 한 부분은 빙애의 이야기, 한 부분은 시훈의 이야기다. 그것이 나중에 하나로 합해 지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시훈은 장도규 등의 청풍회의 공격으로 거의 죽음의 상황에 이르러 강물에 빠지는 것이 1권의 마지막 부분이었다. 그 후 향아라는 여인과 산채 사람들에 의해 구출된다. 그리고 그들의 열성적인 간호에 회복된다. 그런 가운데 향아를 흠모하던 산채의 2인자가 향아의 마음이 시훈에게 향하자 반란을 일으킨다. 그 반란을 진압하는 가운데 시훈의 능력은 알려지고, 산채는 시훈 중심으로 재편된다. 그들은 도적질보다는 밀주를 만들어 팔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에 옮긴다. 또 관군의 침입이 있었고 그것을 물리치면서 산채는 더욱 공고하게 되어 간다.
이를 즈음에 세자는 믿을 수 있는 자에게 병력을 기를 것을 요구한다. 자신을 적대시하고 호시탐탐 자신을 세자의 자라에서 내몰려는 노론 세력들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그 위촉받은 대감은 은밀하게 군사를 양성하면서 시훈의 산채에 함께하기를 청한다. 시훈은 많은 고민 끝에 세자의 세력에 동참하기를 결정한다. 세자는 이 모든 군사적 일을 청풍회의 장도규에게 일임해 연락책으로 세운다. 세자는 빙애를 거느리고 온양 온천을 떠나는 과정 속에 시훈 세력을 만나보기를 원한다. 그 만남에서 세자는 빙애가 아직도 자신보다는 시훈에게 마음이 많이 있는 것을 목도하고 질투심을 느낀다.
이런 와중에 궁중에서 둘의 관계를 믿고 있던 나인 한 명이 적의 세력에게 시시콜콜히 고해바친 일이 일어난다. 사도세자는 불같이 노하게 되고 그녀를 현장에서 칼로 쳐 죽이는 일이 일어난다. 역사 속에서 사도세자의 광기로 제시되는 내용이 소재가 된 듯하다. 그 일로 세자는 영조에게 큰 꾸지람을 듣는다. 그리고 세자의 주변 세력들도 그에 대한 믿음이 옅어져 가게 된다. 이 일로 인해 세자는 더욱 마음의 힘겨움이 심하게 되어 간다. 그리고 세자의 군사들이 있는 산채에 도규를 비롯한 아귀와 노론 세력의 사주를 받은 군사들이 함께 힘을 모아 각기 다른 뜻을 가지고 급습을 한다. 그 일로 인해 향아도 죽고 산채도 붕괴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 일은 사도세자에게는 더욱 충격적인 일이 된다. 그의 힘의 전부를 잃어버리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리고 궁중에서는 노론 세력에게, 왕에게 몰리게 되고 결국 사랑하는 여인 빙애를 버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사도세자의 부인인 혜궁경 홍씨가 쓴 한중록에서는 빙애를 처단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 듯한데 이 책에서는 죽이는 것으로 하고 몰래 빼돌리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산채에서 개심한 도규의 도움으로 살아남은 시훈에게 보내는 것으로 결론짓고 있다. 그러면서 사도세자는 뒤주 속에서 죽어가게 되고 죽어가면서도 빙애를 생각하는 내용으로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 죽음은 살아남은 주인공들의 입을 통해 들려주고 있다.
이 글에서 소재로 삼은 역사적 사실은 사도세자와 빙애 뿐이다. 나머지 다른 인물들은 작가가 만들어낸 인물들이다. 작가는 역사 속에서 빙애란 인물을 만나면서 다각도로 상상력을 발휘하고, 그럴 듯하게 이야기를 엮고 있다. 그 가운데 사도세자의 몰락을 안타까운 입장에서 지켜보면서 그 몰락을 여인에 대한 사랑으로 위장하고 있다. 왜곡하는 경향도 있으나 나름으로 재구성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든다.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개연성을 느낄 수도 있게 만든다. 작가의 상상력에 경의를 표한다.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책은 사도세자를 아깝게 바라보고 있다. 심지가 굳고 재기가 있는 분인데 당쟁에 휘말려 어쩔 수 없이 뜻이 꺾인 인물로 그려내고 있다. 역사적 사실이야 어찌되었던 한 인물에 대한 진한 애정이 이렇게 언어를 통하여 재생되어 우리들에게 말을 하도록 만들고 있는 듯하다. 그것을 가공의 인물들을 통해 안타깝게 그려내고 있다. 빙애를 읽다가 사도세자의 진심을 만나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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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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