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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e8855
- 작성일
- 2015.4.12
등대로
- 글쓴이
- 버지니아 울프 저
열린책들
등대로-버지니아 울프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은 쉽게 읽히지 않고 어려운 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 버지니아 울프는 잘 읽히는 작가다. 어려운 부분도 있고 쉽게 읽히는 것도 아니지만 이상하게 잘 읽힌다. 왜 그런 것일까? 명확하게 이유를 알 수 없다. 그저 버지니아 울프와 어려움 없이 잘 어울리는 것일 뿐. <댈라웨어 부인>,<보통의 독자>,<자기만의 방>에 이어 <등대로>도 나는 잘 읽어나갔다. 등대에 가고 싶어하는 자식의 의지와는 달리 등대에 가지 않으려는 아버지와 아들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어하지만 가장인 아버지의 의견을 묵묵히 수용하는 어머니와 그외의 그들의 가족과 지인들의 이야기를 몇 십 년의 시간에 걸쳐 전해주는 이 소설은, 일반적인 서사 구조를 거부하고 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시간에 따라 구분하여 전해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파편성. <등대로>는 부분이 응집되어 한 작품을 완성하는 소설이 아니다. <등대로>의 부분들은 파편화되어 그 자체로서 생명력을 가진다. 전체를 구성하는 부품으로서의 부분이 아니라, 부분 그 자체가 독자적으로 전체가 되는 방식의 소설. 수많은 전체들이 각자 생명력을 가진 채 모여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이 작품 특유의 형식이 가능한 건, 아마도 버지니아 울프 소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의식의 흐름' 기법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나에게 이 작품은 수많은 별들이 모여 있는 밤하늘 같은 느낌의 소설처럼 남을 것이다. 무수하게 빛나는 별들이 각자의 별자리로서 밤하늘을 완성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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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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