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리뷰

나하
- 작성일
- 2015.6.8
서정오의 우리 옛이야기 백가지 1
- 글쓴이
- 서정오 저
현암사
요즘은 스토리의 시대입니다. 스토리의 힘이 스펙도 이긴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힘이야말로 이 시대의 장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야기야말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강력한 도구거든요. 그래선지 요즘 이야기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이 책도 이야기라는 것에 대해 좀더 다양하게 접해보고자 읽기 시작했습니다. 백가지 이야기 중에 열가지라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이 책은 우리 옛이야기 첫번째 책입니다. 어투가 말하는 듯해서 아이에게 읽어줄 때 그대로 읽어도 될 정도로 쉽고, 어디선가 들어본 듯하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어릴적 할머니가 들려준 이야기인 듯하기도 하고, 어릴적 어느 책에서 본 이야기거나, 전설의고향 같은 TV프로에서 본 것같기도 한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그래선지 정겹고 친숙하고 부담없습니다. 짧막한 이야기 속에 사람으로서의 도리가 가득해서 권선징악의 성격이 강해 아이들에게 읽어주기에도 딱입니다. 제 아이가 말을 좀 알아들을 만큼 크면 열심히 읽어주고 싶습니다.
특별히 기억나는 이야기 몇가지만 소개해볼까 합니다.
능텅감투
어릴적 책으로 읽은 듯한 내용입니다. 감투를 쓰면 투명인간이 되는 건데요, 사람이 욕심을 부리면 한도 끝도 없다는 내용입니다. 투명인간이 되어 제삿상 음식들을 훔쳐먹던 그는 공짜로 훔쳐먹는 음식맛에 중독되어 그 일을 멈추지 못합니다. 어느날 아내가 이 감투를 발견하곤 지저분하다고 태워버렸는데, 음식 훔쳐먹는 맛을 포기하지 못한 그는 재를 온몸에 바르고 또 제삿집에 몰래 들어갑니다. 또 음식을 훔쳐먹는데, 손으로 집어먹으니 손에 묻어있던 재가 없어진 겁니다. 뭐, 그래서 들킨 것이지요. 잘못된 일을 하다가도 되돌아와야 하는데 사람 욕심이라는 게 그렇지가 않은가 봅니다.
천년 묵은 지네
어느 약초 캐는 사내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산골에 약초 캐는 남자가 살았는데 늦도록 결혼을 못 한 것입니다. 어느날 여자가 나타나서는 하룻밤 재워달라 해놓고는 아예 들어 앉습니다. 남자의 아내가 됩니다. 여자가 제시한 조건은 단 하나, 장날에 장에 가서 보고 들은 것을 얘기만 해달라는 것입니다. 어렵지도 않은 일이니 남자는 횡재한 것이지요. 삼년이 지난 어느날 장에 갔더니 한 초립동이가 나타났습니다. 장에서 돌아와 초립동이 본 얘기를 했더니 다음 장날엔 뒤를 밟아 어디 사는지 알아오라고 합니다. 그래서 다음 장날 뒤를 밟다가 들키고 맙니다. 초립동이는 남자에게 당신의 아내는 천년묵은 지네이니 죽이라고 합니다. 안 죽이면 잡아먹힐 거라고 해서 남자는 여자를 죽이려다가 그만 모든 얘기를 아내에게 말합니다. 그러자 아내가 초립동이는 천년묵은 지렁이라고 합니다. 결국 지네와 지렁이는 큰 싸움을 하고 남자의 도움으로 지네가 이깁니다. 지네는 한을 풀었다며 남자에게 돈 궤짝을 남기고 떠납니다.
원숭이가 준 보물
아들이 없는 부부에게 한 여자가 찾아왔는데 만삭입니다. 남편이 과거보러 가서는 연락이 두절되어 남편을 찾으러 다니다가 길을 잃은 것입니다. 부부는 불쌍하여 여자를 집에 들입니다. 여자는 그 집에서 아들을 낳는데 그만 아이를 낳고 한 주만에 죽습니다. 부부는 장사를 지내주고 아들을 친아들처럼 키웁니다. 그런데 갑자기 부부에게 태기가 생겨 임신을 하고 아들을 낳습니다. 부부는 친아들이나 여자의 아들이나 똑같이 아들로 키웁니다. 나중에 이 부부고 죽을 때가 되어 재산을 물려주며 큰아들에게 사실 넌 친아들은 아니지만 친아들처럼 키웠으니 네가 첫째라며 재산을 물려주려 합니다. 그러자 첫째는 어떻게 친아들도 아닌 자신이 재산을 물려받겠느냐고 집을 떠납니다. 길을 가다가 위험에 처한 원숭이를 살려줬는데 이 원숭이가 보답이랍시고 보물을 줍니다. 그런데 이 보물은 훔친 것. 결국 첫째는 도둑으로 몰려 죽게 생겼는데, 그걸 부부가 발견합니다. 절대 남의 물건을 훔칠 사람이 아니라며 재산을 상속받기 싫어 집을 떠난 사람이 남의 물건을 탐낼 일이 있느냐고 살려달라고 사정합니다. 그러자 사또가 깜짝 놀라 그 여인을 만난 때 등을 묻고 자신의 아내임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하여 첫째는 친아빠를 찾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가 교훈적이면서도 재미도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이에게 읽어주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이야기가 100가지나 되니 다 읽어주기 전에는 질려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100가지가 모자라다면 2권도 사면 그만. ^^
#naha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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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