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날개를 달자
  1. 2015년 내가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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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와 죽은 자
글쓴이
넬레 노이하우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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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별점9.1 (105)
꿈에 날개를 달자


과학이 우리에게 준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는 책들이 많이 나온다. 막연하게나마 존경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한 사람들. 그들로 인해 우리는 생활이 풍요로워졌고, 편리해졌으며, 생명은 연장되었다. 하지만 과학이 과연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었을까? 그건 잘 모르겠다. 대형 제약회사에 의해 행해졌던 다양한 인체 실험, 노벨상이나 기타 자신의 업적을 위해 이유도 모른 채 수술실에 오르게 된 사람들. 하지만 누구도 피해자의 입장을 대변하지는 못했다. 대부분 가난하고 돈이 필요했던 사람이었으니까. 이젠 그런 실험은 없고, 그걸 다양한 동물들이 대신한다고는 하지만... 그것조차도 과연 옳은 것일까?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는 어느 날. 개와 함께 산책하던 노인, 손녀 곁에서 요리를 하던 노부인, 빵집에서 아르바이트 하던 여성, 그리고 학교 선생님까지. 전혀 개연성이 없는 살인이 일어난다. 그것도 어딘가에서 쏜 총에 의해. 묻지마 살인에 의한 피해일지, 아니면 계획적인 살인일지, 어디에도 단서는 없다. 그러던 중 피해자들의 가족에게 부음 쪽지가 날아오고, 그 쪽지로 인해 피해자 주변의 과거 행적들을 조사하게 된다. 이들 가족에게는 과거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로 인해 가족이 피해를 봐도 되는 것일까? 피해자 가족의 과거를 알아가면서 그 가족 뒤에 거대한 슬픔이 존재함을 알게 된다. 피아와 보덴슈타인은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한때 장기 기증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다. 그래서 가끔 남편이나 아이들에게 혹 내가 뇌사 상태가 되면 장기를 기증해 달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게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꽤 괜찮은 선행 정도로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장기 기증에 대해, 인간의 탐욕, 그리고 욕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장기 기증의 순서를 모르지만 만약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뤄진다면 얼마나 잔인하고 무서울까? 물론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왠지 믿음은 가지 않는다. 누군가 뇌사 판정을 받게 되면 의료진들은 가족에게 압박을 가한다고 한다. 지금 어딘가에서 죽어가는 생명을 강조하고, 그렇기 때문에 어서 장기 기증에 서명해야 한다고.. 옆에서 이런 식의 설득이 이뤄지고 정신없는 상태에서 사인을 하고 나면 가족들은 후회하게 된다고 한다. 장기가 적출된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본다는 것. 그건 굉장한 충격이 될 테니까.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기증자에 대한 경외심도 무시된 상태에서 오로지 빨리, 효율적으로 수술을 끝내려고 하는 의사들. 또한 장기 기증 대상자 순서가 있음에도 돈이 있는 누군가는 뒤에서 돈을 마련해 그 순서마저도 바꿀 수 있다는 현실. 과연 누구를 위한 장기 기증이고 누구를 위한 합의인지 모르겠다. 가족들에게는 숭고한 그 무엇이 될 수 있는 장기 기증이 의사들에게는 연구 재료나 다름없다면.. 이 얼마나 슬픈 일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수천 명의 목숨을 살렸다고, 잘못은 없다고, 사람이 죽은 것은 상황 자체가 나빴던 것뿐이라고 변명할 수 있을까?


 


지금도 많은 의사들이 환자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함을 안다. 하지만 그 중에는 자신의 명예나 업적을 위해 탐욕을 부리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조금만 더 하면, 조금만 더 실험하면 뭔가 나올 것 같은 미련. 피해자의 가족들은 오랜 시간 고통 속에서 살았고, 그걸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자신에게 피해를 입힌 사람들은 너무도 잘 살고 있다. 어떤 법적인 조치도 없이 그냥 평범하게. 그랬기 때문에 이런 식의 복수(?)를 꿈꾼 것일까? 가족을 잃는다는 슬픔. 너도 똑같이 너로 인해 네 가족이 다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어떤 것이든 다 무섭고 아프고 슬프다. 사람들은 말한다. 인간이 인간의 죄를 어떤 식으로든 단죄할 수 없다고. 하지만 죄를 지었음에도 아무렇지 않게 잘 산다는 것. 그게 피해자 가족을 더 힘들게 하지 않을까?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이다. 장기 기증, 인체 실험 그리고 그로인한 가족의 아픔까지.


 


초창기의 작품을 좋아했다. 이후엔 몇 권만.. 생각나면 읽었는데 이번 작품은 좋다. 단지 재미있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여러 부분을 생각하게 하니까. 다음에는 어떤 주제로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찾아올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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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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