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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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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버트 조지 웰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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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점8 (4)
하늘처럼

 어린 시절 한 번쯤 생각해봤을 '투명 인간'. '투명 인간'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내 머리를 스친 것은 학창시절의 수업시간이었다. 지금은 어떤 과목의 무슨 수업이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내가 투명 인간이라면?'에 대한 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내용이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여러 의견들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던 것은 '은행에 가서 돈을 가지고 나온다.'와 '여탕에 들어가 훔쳐본다.'였다. 나도 '은행에서 돈을 가지고 나온다.'라는 의견을 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우리는 비현실적인 '투명 인간'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점만을 생각하고 너도 나도 의견을 내느라 바빴다. '투명 인간'한테는 어떠한 약점도 없었고 불가시성이 가져다줄 힘과 자유는 상상만으로도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투명 인간』은 이러한 행복과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인격의 분열과 이중인격 문제를 다룬다는『투명 인간』. 만약 그 때 내가 허버트 조지 웰스의『투명 인간』을 이미 읽었더라면 다른 의견을 냈을까? 글쎄...어떤 대답을 했을까?


 


 투명 인간은 원래 우리와 같은 평범한 인간이었다. 가난한 과학자였던 그리핀은 초라하고 가난한 생활에서 벗어나 명성을 얻을 생각으로 자신의 연구를 비밀에 부치고 혼자 연구를 진행한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되면서 연구비 때문에 아버지의 돈을 훔쳐 죽음에 이르게 한다. 그럼에도 그는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져야 할 슬픔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그 후에 연구를 위해 고양이한테 생체실험을 한 것으로도 모자라 자신도 투명 인간으로 만들어버리고 자신의 연구가 노출될 것을 걱정해 연구를 진행했던 하숙집에 불을 지르고 거리로 나선다. 그의 만행은 점점 강도가 높아지면서 협박과 폭행에서 머무르지 않고 살인을 하기까지 이르고 공포 정치를 시작하려 한다. 이러한 말도 안되는 계획은 투명 인간이 동업자로 생각한 켐프와 마을사람들한테 저지되고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나는 소설을 읽을 때 항상 주인공들의 연애에 중점을 맞추거나, 주인공을 내게 대입시켜 읽는다.『투명 인간』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투명 인간이 마을 사람들의 관심에 정체가 들통날까 전전긍긍하던 모습도, 과학자 그리핀이 자신의 연구를 다른 이들과 공적을 나눠갖고 싶어하지 않았던 마음도, 서둘러 연구를 완성해서 투명 인간에서 인간 그리핀으로 돌아가려 애쓰는 것도 이해할 수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건 아니지만 나는 그의 인생을 동정하고 있었다. 그에게는 마음을 의지할 부모도 친구도 없었고, 재산도, 사회적 지위도 없었다. 붕대로 머리부터 얼굴까지 온몸을 꽁꽁 싸맨 미스터리한 남자의 등장에 홀부인을 시작으로 많은 마을 사람들이 그에게 관심을 갖는다. 별난 외모를 보고 의심을 품고 관찰하려 한다.『투명 인간』을 통해 소외되고 핍박받는 <소수자>를 바라보는 우리 모두의 잔인성을 들여다본다는 평처럼 '투명 인간'이라는 연구를 통해 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싶었을 사내를 더욱 분노하게 만들고 야망을 키운게 한건 사람들의 공포와 혐오가 만들어냈던 건 아니었을까?  


 


 마을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투명 인간'이 죽음으로서 모든 이야기가 막을 내린 듯하다. 하지만 끊임없이 비망록을 찾아다니고 있는 켐프와 비망록에 대해 열심히 캐묻고 다니는 애다이, 지금은 포트스트 근처의 작은 마을에서 여인숙의 주인으로 있는 마블 씨가 몰래 비밀을 캐내고 있는 장면은 '투명 인간'의 공포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투명 인간'은 죽었지만 또 다른 '투명 인간'이 곧 나타날 것이다.


이 에필로그가 나한테는『투명 인간』에서 가장 무서운 장면이었다.


 


 마지막으로 세계문학, 고전소설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보통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 그만큼 널리 읽히고 있고 몇 년에 걸쳐 인정받아 온 소설이라는 점에서는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나한테는 어쩐지 재미없고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한 선입견으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접했던 세계문학과 고전소설은 손에 꼽힐 정도로 적다. 이번에 읽은『투명 인간』도 그 중 하나이다. 세계문학이라는 이유로 책을 들기까지 참 오래도 걸렸다. 막상 첫 페이지를 넘기고보니 걱정과 달리 흥미롭게 읽어나갔지만 아마 선입견을 없애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듯하다. 그래도 이번에 세계문학 중에도 재미있는 소설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 이 리뷰는 땡스기브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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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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