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비
  1. 유아/어린이

이미지

도서명 표기
크리스마스 선물
글쓴이
이순원 글/김지민 그림
북극곰
평균
별점9.4 (32)
금비

이제 크리스마스도 4일 남았다. 아이의 환타지를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해주고 싶다. "울면 안돼"라는 캐롤송을 싫어하지만 아직 아이는 울면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안 주거나 선물의 크기가 작아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12월이 되면 울다가도 뚝 그친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아니 더 정확히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다리는 아이에게, 딱 어울릴만한 책을 읽어주었다. 이순원 작가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아아, 이 그림책 역시 아이보다 내가 더 감동한다. 내 가슴에 대고 호~ 하고 입김을 불어주는 것 같은 그림책이다.


 


 



 


주인공은 북극곰 가족 은지네이다. 은지아빠와 은지가 주요 인물이다. 그래서 표지에도 크리스마스 리스 안에 아빠와 은지의 모습이 담겼다.






 




그림책의 묘미는 글만 읽어서 이야기의 전체를 다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면씩 커다랗게 자리 잡은 그림들도 잘 관찰하면 더 재밌게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다. [크리스마스의 선물]을 읽으면 그런 생각이 더욱 많이 들 것이다.

 


 


하필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당직에 걸린 은지아빠. 아마도 아빠의 마음은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보내지 못하는 아쉬움이 클 것이고 그런 마음은 은지도 마찬가지일 거다. 집밖까지 나와 배웅하는 모습이 짠하다. 이들과 좀 떨어진 곳에 산타로 추정되는 펭귄과 루돌프가 나무에 걸린 종이를 보고 있다. 둘의 표정이 뭔가 놀란 듯 하다. 자세히 들여다 보자.



 



 


 


"197*년 선물받을 어린이 명단" 중 한 어린이의 사진이 담긴 종이다. 2015년에서 무려 40여년 전의 명단이다. 이제부터 죄책감과 책임감을 느끼는 둘의 활약을 잘 살펴보라. 그림의 메인에 은지와 은지아빠가 대부분이지만 그림의 구석에 이들이 항상 있다. 몰래 무언가를 하는 모습을 찾는 재미가 이 책의 큰 매력이다.


 



 


 


은지아빠는 출근했지만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쓸쓸하게 밤을 새고 있다.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크리스마스에때마다 산타로부터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었던 걸 회상하는 은지아빠. 이 그림을 잘 보면 그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이 그림보다 위에 있는 첫 그림과 연결되는, 이야기의 앞뒤라고 볼 수 있다. 확대해보면




 


40여년 전 산타와 루돌프는 기구를(썰매가 아니다!) 타면서 은지아빠가 담긴 명단 한 장을 흘려버린 것이다. 아! 은지아빠가 어린 시절 선물을 받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산타의 실수였던 것!!!




산타와 루돌프는 40여년만에 실수 만회를 위한 이벤트 작전에 돌입했다.


 


 



 


은지가 아빠를 보기 위해 아빠 회사로 온다는 사실을 포착한 산타는 은지 아빠를 옥상으로 유도한다. 산타는 전기실 아저씨로 변장. 변장하는 모습도 그림에 아주 작게 힌트가 담겨있다. 아! 이 그림책의 그림들을 살피는 즐거움이 어찌나 큰지!!!


 



 


도대체 산타와 루돌프는 은지 부녀를 위해 어떤 이벤트를 마련한걸까? 그 전에 일단 옥상에 올라간 은지아빠의 뒷모습을 보라.


 




 


회사 건물의 옥상에서 도시를 바라보는 은지 아빠의 뒷모습은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사람들의 행복한 표정들을 배경으로 쓸쓸히 서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듯 한 기운들이 퍼지는 아름다운 밤하늘을 묘사한 것 같기도 하다. 이 그림책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저 아래 은지가 옥상에 있는 아빠를 부르며 손을 흔든다. 그때 갑자기 아빠가 근무하는 회사 빌딩의 한면이 마법을 부리듯 하트 불을 밝힌다.


 




 


벽면에서 아빠의 메세지가 은지에게 전달된다. 실은 은지아빠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른다. 은지가 아빠를 쳐다보며 좋아서 손을 흔드는 줄만 안다. 이 모든 것은 전기실 아저씨로 변신한 산타와 루돌프의 전기 스위치 조작 덕분이다. 이들은 은지와 은지아빠에게 동시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 것이다. 그 어떤 선물보다 귀하고 큰 선물을.





 


마음의 빚을 청산한 산타는 이제 다른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떠난다. 얼마나 홀가분할까?


 



 


산타와 루돌프의 흐뭇한 미소가 까만 밤 사이에 가려져 다른 이들은 보지 못할테지.



국적 불문, 종교 불문, 크리스마스는 모든 이에게 축복과 기쁨이 가득해야할 것 같은 날들로 기념하고 싶어한다. 그런 의미로 서로에게 선물을 주고 받고 눈처럼 하얀 어린이들에겐 산타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동심을 키워준다. 훗날 그 선물은 부모들이 마련한 것이란 걸 알게 되더라도 산타에게 받는 선물이라고 믿었던 시절까지만큼은 소중한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 기억으로 우리는 어렵고 치사하고 못볼것 보고 사는 어른이 되어도 지금을 참아낼 수 있는 것이다. 그때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들이 괜한 것이 아닌 이유다. 선물들이 한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아련한 동심을 어른이 되어도 보이지 않게 깔려 있는 것이다. 그 시절을 추억하며 지금을 살아가는 동력으로 쓰기도 한다. 따라서 크리스마스 선물은 평생을 함께 한다고 볼 수 있다.



이순원 작가의 색깔, 순수성이 잘 드러나는 그림책이었고 이것을 익살스런 그림체로 표현한 김지민 작가의 매력도 한껏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내가 받은 것 같이 행복하고 포근하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자꾸만 울컥하면서 아릿한 기쁨이 올라온다. 아이는 그 정도까지 느끼진 못할테지만 그림 속의 재미있는 표현들을 함께 짚어가며 읽는 즐거움만큼은 보석같은 시간으로 새겨질 것이다.

 

 

https://youtu.be/Y53NmKBeQ0E

손석희의 뉴스룸 앵커브리핑에 나온 '크리스마스 선물'

 



 

좋아요
댓글
8
작성일
2023.04.26

댓글 8

  1. 대표사진

    금비

    작성일
    2015. 12. 23.

    @블루

  2. 대표사진

    꿈에 날개를 달자

    작성일
    2015. 12. 24.

  3. 대표사진

    금비

    작성일
    2015. 12. 25.

    @꿈에 날개를 달자

  4. 대표사진

    아자아자

    작성일
    2015. 12. 29.

  5. 대표사진

    금비

    작성일
    2015. 12. 29.

    @아자아자

금비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24.9.1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4.9.1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작성일
    2024.2.2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4.2.2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작성일
    2023.9.30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3.9.30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7
    좋아요
    댓글
    101
    작성일
    2025.5.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8
    좋아요
    댓글
    60
    작성일
    2025.5.8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7
    좋아요
    댓글
    118
    작성일
    2025.5.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