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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티
  1. 내가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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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삼대
글쓴이
염상섭 저
새움
평균
별점9.7 (7)
밀크티
 

염상섭의『삼대』는 학창시절 자주 보던 소설이다. 소설의 앞부분을 보면 익숙하다. 교과서에 나와있던 내용이기 때문이다. 밑줄 긋고 외워가며 시험 공부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사실주의적, 현실비판적, 구어체, 만연체… 소설의 성격과 문체를 달달 외우던 생각이 난다. 물론 '만연체'라는 데에서 주어지는 '지루할거야'라는 선입견에 지금껏 그 다음 이야기를 읽을 생각을 하지 못하기도 했다. 사실 조금은 궁금하기도 했지만 애써 찾아 읽을 노력은 하지 않았던 것이다.


 


설 연휴를 맞이하여 두꺼운 소설을 읽고 싶었기에 이 책을 선택했다. 이 책은 새움출판사에서 출간된 '독자들이 사랑한 대한민국 스토리DNA' 중 한 권이다. 당대에 실제로 독자들이 가장 많이 사서 읽었던 소설 중 엄선하여 시리즈를 꾸몄는데, 『단종애사』,『만다라』,『황태자비 납치사건』등의 책이 포함된다. 이 책『삼대』는 그 중 열 번째 책이다. 당대의 베스트셀러라는 점에서 호기심은 충분히 자극되었다.


 



 


 


이번에 읽게 된『삼대』는 2016년 1월에 초판 1쇄가 발행된 새움출판사'대한민국 스토리DNA 010'이다. 먼저 이 책 앞에 있는 일러두기를 살펴보고 읽기 시작해야 한다.


1. 『삼대(三代)』는 1931년 1월 1일에서 9월 17일까지 총 215회에 걸쳐 <조선일보>에 연재된 작품이다.


2. 표기는 작품의 원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2015년 현재의 원칙에 따랐다. 다만 사투리나 속어. 대화체의 옛 표기 등은 되도록 원복을 살렸다.


3. 국내외의 지명은 작품의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당시의 것을 대부분 살렸다. 생소한 경우 괄호 안에 현재의 지명을 밝혔다.


4. 현재의 어법에 비춰 부자연스러운 일부 표현은 현대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수정했다.


5. 현재는 잘 쓰이지 않는 우리말이나 한자어 등은 해당 페이지 아래 간략한 설명을 붙였다.


그리하여 시대적인 배경을 떠나서 현대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현대적인 감각의 소설로 재탄생했다. 인간의 욕망이 계속되는 한, 어느 시대의 사람이 읽든 이 소설의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수업 시간에 국어선생님이 읽어주시던 목소리까지 음성지원이 되는 듯 생생하게 다가온다. 읽다보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손에서 뗄 수 없다. 1920년대 일제강점기하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조의관, 조상훈, 조덕기에 이르는 삼대를 통해 세대 간의 대립과 그 필연적 몰락 과정을 담았다. 손자 조덕기의 시선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전체적인 스토리의 큰 틀만 보면 인간의 삶과 갈등을 담은 평범한 소설이다. 하지만 인물 하나 하나에 세세하게 들어있는 인간상에 인간 심리의 바닥까지 들춰보게 된다.


 


이 소설에서 눈여겨 보게 되는 것은 탁월한 심리 묘사다. 그 당시에도, 지금도, 볼 수 있는 인간 내면의 깊숙한 곳의 은밀한 감정을 톡톡 건드려준다. 시대 배경을 떠나 인간 심리는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사람이란 간특한 것이다. 지나는 전차 속에서 잠깐 마주 보는 사람도 공연히 달라는 것 없이 얄미운 사람이 있기도 하고, 오고 가는 길가에서 눈결에 스쳐 가는 사람도 많이 본 사람같이 눈에 익고 호의가 쏠리는 경우가 있다. 덕기의 이 집안 사람에 대한 감정이 그러한 것일지 모른다. (235쪽)


'눈결에 본 동리 처녀가 시집을 간대도 까닭 없이 시기는 생기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란 그렇게 간사하고 더럽게 된 것이 약점이다.' (617쪽)


 



 


소설 안에서 자신의 모습, 주변 사람들을 읽어낼 수 있고, 자신의 삼대를 되짚어보게 된다. 문화적 배경만 다를 뿐이지 사람의 마음은 거의 비슷하다. 결국 소설을 통해 현실 속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는 점에서 문학의 가치는 지속될 것이다. 끊임없이 대를 이어 다른 듯 같은 모습으로 반복되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이 소설은 인간 삶의 샘플같은 한 조각일 뿐이지만, 어찌보면 다양한 인간사가 곳곳에 녹아들어 있어서 누가 읽어도 생생하게 되살아날 것이다.


 


평범한 문장으로 사람 마음을 옭아매는 신비한 소설이다. 장편소설이지만 분량에 상관없이 빠져들게 된다. 그러면서 염상섭은 진정 탁월한 이야기꾼이라는 점에 동의하게 될 것이다. 현대에 맞게 편집했기 때문에 어색함 없이 푹 빠져들 수 있고, 시대에 상관없이 몰입하게 된다. 한국 리얼리즘 문학의 거장, 염상섭의 대표작! 이 설명만으로도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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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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