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읽은 책

밀크티
- 작성일
- 2016.3.22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생존편
- 글쓴이
- 크리스텔 프티콜랭 저
부키
"세상에 진짜 나쁜 사람이 어딨겠어요?"
늑대를 양이라 생각하면, 언젠간 늑대한테 물리기 마련
정신이 번쩍 들었다. 세상에 진짜 나쁜 사람이 어디 있겠냐며 안일하게 생각하던 나에게 일침을 가하는 말이었다. 이것만으로도 이 책『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생존편』을 읽어볼 수밖에 없었다.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궁금하여 다른 일을 제쳐두고 이 책부터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는 크리스텔 프티콜랭. 의사소통 및 자기계발 전문가로서 심리상담실을 운영하면서 작가,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도움이 되는 책들을 써서 프랑스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와『나는 왜 그에게 휘둘리는가』는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의 후속작으로『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생존편』을 출간했다.
이 책은 총 3부로 나뉜다. 1부 '아무리 생각해봐도 생각이 너무 많아요!'에는 '생각이 많은 독자들의 편지, 감각과민증, 너무 예민한 감성, 자아결핍'에 대한 글이 있다. 2부 '틀린 게 아니라 다를 뿐, 정신적 과잉 활동 깊이 이해하기'에서는 '정신적 과잉 활동과 영재성, 정신적 과잉 활동은 생물학적 기억?, 정신적 과잉 활동인이 이해하는 세상'을 다룬다. 마지막으로 3부 '생각은 많지만 세상살이는 서툰 당신을 위한 생존 전략'에서는 '능력자인 당신이 직장에서 괴로운 이유, 자꾸만 어긋나는 인간관계, 연애마저 번번이 실패하는 까닭, 일도 인생도 프로로'에 대해 이야기한다.
1장 '생각이 많은 독자들의 편지'에서는 아멜리라는 독자의 편지로 시작된다. 아멜리의 이메일은 독자 편지를 대표하는 유형으로 독자들이 보통 저자에게 하고 싶어 하는 내용을 모두 담고 있다고 한다. 몇 장이 넘어가는 길고 많은 내용이 구구절절해서 애처롭기까지 하다. 저자는 가끔은 독자 편지에 살짝 기분이 상하기도 한다며 솔직고백을 한다. 어차피 책을 끝까지 읽으면 해결될 질문을 퍼붓기도 하고, 일부 독자는 책을 너무 성급하게, 본인의 평소 습관대로 군데군데 뛰어넘고 읽은 것 같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내가 닦아 놓은 길로 따라와 달라고 일부러 당부까지 했는데 말이다."라는 말을 보며 저자의 논리를 따라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기로 했다. 물론 전반적으로 독자 편지는 피가 되고 살이 될 만했고, 놀랄 만큼 정다웠다고 하니 오해는 하지 말 것.
이 책에서는 자신감 부족, 연애와 직장생활과 사회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자세히 다룬다. 저자의 솔직한 발언이 돋보였다. 독자인 나도 솔직히 이야기해보자면, 나에게는 이 책의 모든 내용이 다 내 얘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물론 저자의 책을 접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두 가지. 거의 전부 자기 얘기라고 하든가, 자기와 전혀 상관없는 얘기라고 하든가 둘 중 하나라고 한다. 같은 별에 사는 나와는 전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적 과잉 활동인들의 생각에 이해하려고 노력할 수는 있어도 이해가 가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 의하면 생각이 너무 많거나 생각이 별로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데, 나는 오히려 생각이 별로 없는 축에 속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상세히 읽어나가다보면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나에게도 이런 면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기도 하고, 주변 사람에게서 그런 모습을 떠올리기도 한다.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한 글도 독특했다. 남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하며 읽어나갔는데, 다음 문장에서 그 경계를 무너뜨렸다.
소피 레빌의 다큐멘터리 영화 <위고의 뇌>에는 각별히 내 주의를 끄는 정보가 있었다. '모든' 아이는 자폐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보통 아이들은 차차 두뇌의 특화가 이루어지면서 생각의 잔가지가 적당히 잘려 나가고 사유가 구조화된다. 그런데 자폐아의 뇌에서는 이러한 특화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평생 사유의 잔가지가 무성하게 뻗어 나간다. (117쪽)
저자는 우리 모두가 태어날 때는 자폐인데 이따금 몇몇은 뇌가 특화되지 않았을 뿐이라는 이 가설에 꽤나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거기에 따른 세 가지 생각을 보며 저자의 생각에 따라가본다.
병든 사회에 잘 적응한다고 해서 정신적으로 건강한 것은 아니다.
_지두 크리슈나무르티 (141쪽)
어쩌면 모든 사람이 정신적으로 건강한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의 말을 보면 그 생각이 확고해진다. 누구나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부분이 있고, 그렇기에 인간을 이해하는 데에는 노력이 필요한 것일테다. 이 책은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었다. 생각이 많다못해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읽어야한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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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