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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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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생존편
글쓴이
크리스텔 프티콜랭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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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별점8.3 (14)
정원선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의 저자인 프리스텔 프티콜랭과는 책을 통해 제법 인연이 있는 편이다. 저자의 다른 책 『나는 왜 그에게 휘둘리는가』를 처음 출간된 2012년에 읽었으니 그렇게 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는 출간된 연도로 보나 내용면으로 보나 아무래도 『나는 왜 그에게 휘둘리는가』에 이어지는 시리즈 형태로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저자는 여기에 더하여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생존편』을 출간했다. 이렇게 보면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생존편』은 저자가 염두에 두는 일련의 저술 활동에서 완결판이라고 볼 수 있겠다.

 

저자는 먼저 『나는 왜 그에게 휘둘리는가』에서 “심리조종자”가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를 집중 소개한다(이 글은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생존편』에 대한 서평이니까, 그 구체적 내용은 이 책에 대한 나의 서평을 참고하기 바란다). 그리고 저자는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에서 감각 과민증을 특징으로 하는 부류의 사람들, 다시 말해 “정신적 과잉 활동인”에 대해 집중 소개한다.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생존편』은 이처럼 소위 정신적 과잉 활동인들이 자신을 둘러싼 환경 속에서 자신과는 너무나 다른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를 지시하는, 일종의 생존 처방이라 하겠다.

 

나 자신은 저자가 분류하는 정신적 과잉 활동인에 속한다고 생각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이 책에 소개된 내용이 그다지 절실하거나 썩 와 닿는 편은 아니었다고 말하는 편이 솔직한 고백일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나는 『나는 왜 그에게 휘둘리는가』를 읽으면서 심리조종자가 어떤 인물인지, 심리조종자가 어떤 식으로 자신과의 관계에서 다른 사람들을 조종하고 그들보다 우위에 서서 군림하고자 하는지, 그리고 심리조종자들이 어떤 전략을 구사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설명에 크게 공감했고 깨달은 바가 컸다.

 

그런데 저자는 단지 심리조종자들만 해부하고 분석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를 통해 이런 심리조종자들의 손쉬운 먹잇감이 될 수 있는, 정서적으로 대단히 취약한 특징을 지닌 피해자 집단(정신적 과잉 활동인들)까지 일반인들의 인식 범위에 포함시킴으로써, 우리의 상식적인 인지 레이더망에 전혀 포착되지 않아 자칫하면 전혀 감지하지 못한 채로 지나칠 뻔했던 부류의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환기시키는 데 대단히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다. 저자는 이론에 그치지 않고 실전도 소개한다. 저자는 막연한 개론만 써놓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각론까지 제공하는 세심함도 보인다.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를 펴낸 뒤에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는 서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자는 정신적 과잉 활동인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남다르다. 어찌 보면 이것은 정신적 과잉 활동인들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거나 대우받지 못해 상대적으로 고통과 불행과 편견에 시달리고 있는 사회적 약자라는 저자의 기본적 인식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그처럼 사회적 약자인 정신적 과잉 활동인들도 자신들과 전연 다른 여느 일반인처럼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며 인생의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면서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생존편』을 쓴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우리 사회가 다양성을 인식하고 현실적으로 포용하는 방식에 확실히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다. 저자가 우리에게 정신적 과잉 활동인들이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를 정의하고 그들의 일반적인 특성을 소개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소위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자신과 완전히 다른 이런 성격의 소유자들을 접하면 지금까지도 비뚤어진 편견과 선입견으로 대하지 않았을까? 실제로 나를 포함해서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를 읽었던 대부분의 독자들이 보이는 반응을 보면 이 점을 뚜렷이 알 수 있다. 정말 처음 접하는 ‘정신적 과잉 활동인’이라는 용어 자체가 대단히 생소하지 않은가? 과연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우리가 어디서 그런 용어나 개념을 접할 수 있었을까?

 

이제는 나도 내 주변에서 소리에 지나치게 민감하거나 감정의 표출이 과도한 사람을 만나도, 나와 대화를 하면서 나를 지나치게 뚫어져라 쳐다보거나 눈길조차 주지 않는 사람을 만나도, 매사에 정확성을 따지는 데 목숨을 거는 사람을 만나도, 사소한 거짓말에도 치를 떨며 매도하는 사람을 만나도, 지나치게 자신감이 없거나 자신의 업적을 과소평가하는 사람을 만나도, 나의 주관적 잣대를 들이밀면서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평가한 뒤 마음의 문을 굳게 걸어 잠그는 대신에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할 만한 포용력이 조금은 생긴 것 같아 이 책을 읽은 보람을 느낀다. 참고로,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생존편』을 제대로 즐기고 싶은 사람은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를 먼저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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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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