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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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절벽에서 만난 스승, 공자
글쓴이
이인우 저
책세상
평균
별점9 (4)
march

 

 2000년 여름에 방송국에서 기획한 문화탐방 프로그램을 계기로 중국 산둥성을 다녀온 적이 있다. 산둥성 곡부는 공자의 고향으로 공자의 묘가 자리하고 있었은데,'공림'이란 숲을 지나 공자의 묘를 보았던 오래 전 기억이 이 책을 읽는 동안 되살아났다. 공자가 중국 춘추시대의 사상가이며 유교의 창시자라는 것과 공자의 가르침을 전하는 옛 문헌인 <논어>에 대해서는 익히 알고 있다. 깊이 알고 싶다는 생각과는 달리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이 책으로 조금이나마 가까이 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공자(551~479 B.C)가 세상을 떠난 지 2500여 년 뒤에 태어난 이생.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공원 그네에 누워 잠시 잠이 들었다가 춘추시대 말엽의 중국에서 깨어났다. 이런 행운이 있을까?  열국을 주유하던 공자 일행과 만나 짐꾼으로 같이 다니며 공자와 그의 제자들의 이상을 향한 열정과 선의에 대한 믿음을 교감하게 된다. 우리는 이생을 통하여 공자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1부에서는 큰 뜻을 품고 나아간 관직생활에서 실패하고 망명길에 오른 후 펼쳐지는 그의 행적들을 쫒고 있다. 공자의 나이 55세. 그를 따르는 제자들과 14년간 여러나라를 떠돌며 주고 받는 문답들을 통해,공자의 사람됨과 그의 학문의 깊이,사상들을 이생의 입을 통하여 알 수 있다. 2부에서는 장년기의 그의 행적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공부만 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에만 전념한 줄 알았는데 새나라 건설이라는 원대한 이상을 위해 벼슬길로 나아가야할 때를 기다렸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된 사실이었다. 그 과정에서 생활인의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자신의 뜻을 봉황과 하도에 비춰 문명의 계승자로 확신하기도 했다는 대목에선 학자로서만 알고 있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는 뜻밖의 수확도 얻었다. 공자는 노나라의 정치적인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7년동안 제나라에서 망명에 가까운 유학 생활을 하고 43세의 나이에 노나라로 돌아와 학문에 정진하며 교사로서의 길을 걷는다. 그동안 끊임없이 영향력있는 정치가들에게서 러브 콜을 받지만, 51세라는 늦어도 한참 늦은 나이에 벼슬길에 올라 노나라 정치에 참여하게 된다. 정치 참여의 궁극적 목표는 인을 바탕으로 세상을 변혁하는 것이었지만, 5년만에 망명길에 오르면서 그의 짧은 정치 인생은 끝이 나버렸다. 망명생활을 끝내고 다시 노나라로 돌아온 공자는 교사로서 가장 왕성한 시기를 보내게 된다. 정치력은 없지만 이상이  큰 사람으로서 자신의 시대에는 이루지 못한 이상이 결국 진나라 중국 통일에 힘 입어 제도화의 길로 들어서게 되고,수천년동안 그의 사상이 면면히 이어지고 있음을 이생은 우리에게 보여 준다.

별록으로 공자와 노자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 주는데,이 부분 또한 흥미진진했다. 노자는 주대에 왕실의 서적을 관리하는 벼슬을 자냈고, 공자가 그를 찾아가 예를 물었다는 고사는 전해지지만 실제로는 그 인물이 있었는지 조차 확실하지 않다고 한다. 저자는 공자와 노자의 족적을 좇아 설화의 숲속을 헤맨 순례자의 기록이라고 하지만.그건 겸손의 말씀이다. 흥미로운 내용을 가득 품고 있는 이 별록도 상당한 재미를 준다.

 

공자라는 인물을 이렇게 흥미롭게도 만날 수 있구나!  이생이란 인물을 통하여 소설형식으로 쓰여졌기에 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 공자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논어>에 관한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보기에는 가벼울 수 있다. 하지만, 동양고전이라고 하면 어렵다는 생각에 멀리했던  사람에게는 아주 유용한 책이지싶다. 공자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는 상세하게 쓰여있지 않지만 그에 대한 꼭 필요한 정보는 대부분 담고 있기에 공자에 대한 전기문이라고 해도 좋을듯하다. 제자와의 문답 또는 주변인들과의 에피소드와 함께 언급되고 있는 글들 중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글들도 많았다. 그 글들을 읽다보면 공자의 가르침을 실제로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만큼 진지해진 나를 만날 수 있었다. 자로,안연,자공,재여등 그의 제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중에 하나였다. 2500년도 더 지난 사람이,그가 남긴 글들이 아직도 우리에게 가르침과 감동을 준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공자는 옛 것을 배워서 미래에 올바로 사용하자는 진취적인 교육사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지금도 유용한 것임에 틀림이 없는듯 하다. 공자 사상의 핵심인 '인' .어떻게 보면 그의 이 사상은 그때보다도 지금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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