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소설

책읽는베토벤
- 작성일
- 2016.5.29
[eBook] 배빗 - 열린책들 세계문학 169
- 글쓴이
- 싱클레어 루이스 저
열린책들
속물은 왜 나쁜가. 속물이 되지 않겠다면서 속으로는 속물의 근성을 완전히 버리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속물이 아닌 사람은 절대로 모를 일이다, 왜 이런 고민을 하게 되는지. 또 완전한 속물도 고민을 할 일이 없다. 문제는 어중간한 속물이다. 속물을 경멸한다고 하면서 일정 부분 속물 속성을 끌어 안고 사는 사람. 나 같은 사람.
소설은, 썩 재미있지는 않았다. 기본적인 소개글을 안 보고 배빗이라는 이름이 지닌 뜻조차 모른 채 읽었더라면 어땠을까.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비꼬면서 눈 흘기면서, 측은해 하면서 읽을 수 있었을까. 끝내 호감이 생겨 나지 않았던 이유가 미리 방어하면서 읽을 수밖에 없었던 게 결국 배빗 속에서 나를 만나고 말았기 때문이었을 것인데. 내가 싫어졌기 때문인 건데.
1920년대가 배경인 소설이니,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셈이다. 미국에서 그랬다는데 지금의 우리와도 별 다를 게 없다. 이 속성은 본능처럼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하고 우리는 아닌 척 하면서 은근히 따르곤 하겠지. 나를 남과 구별짓고 싶은 마음은 무엇이고, 또 남들과 같이 만들고 싶은 마음은 무엇인 걸까. 잘 산다는 건 어떤 것이고, 어찌하여 잘난 척 하고 싶어지게 된 것인지.
소설을 읽은 내 마음이 개운하지 않은 것, 이 또한 나의 버리지 못한 속물 근성 한 일면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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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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