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날개를 달자
  1. 2016년 내가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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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5년 만에 신혼여행
글쓴이
장강명 저
한겨레출판
평균
별점8.6 (75)
꿈에 날개를 달자

가끔 생각한다. 만약 내가 결혼하지 않았다면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내가 결혼할 때만 해도 결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생각이 많았지만 요즈음은 그렇지 않다. 하게 되면 하는 거지만 못한다고(?) 아니 안한다고 해서 큰 일 나는 건 아니니까. 나에게 결혼은.... 그닥 기억에 남는 일은 아니다. 전에도 말했듯이 연애와 결혼 기간이 단 3개월뿐이라 솔직히 제대로(?) 된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남편은 그게 전략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그건 아닌 것 같고, 성격 급하신 울 시어머님의 행동력 덕분(?)인 것 같다. 만약 그때 더 깊이 생각했더라면 나는 결혼하지 않았을 것 같다. 홀 시어머님과 같이 살아야 하고, 결혼하지 않은 손위시누이, 그리고 나보다 나이 많은 결혼하지 않은 도련님도 있었고 제사도 제법 많은 집이었으니까 ㅠㅠ) 이런 정신없는 상황에도 남편은 욕심을 부렸다. , 약혼식, 웨딩촬영을 다 하고 싶어 했으니까. 그나마 화를 내서 약혼식은 생략했지만 나는 함도, 웨딩촬영도 너무 싫었다. 남편이야 늦은 나이에 한 결혼이었기에 함을 들이는 것이 재미있었겠지만 나는 이게 뭔 짓인지 싶었다. 그것보다 더 싫은 건 웨딩촬영. 진한 화장에 늘어지는 드레스를 입고 인형처럼 웃어야 하는 게 너무 싫었다. 촬영하고 나서 그 사진을 볼 것 같지도 않은데... 남편은 나와 다르게 이 모든 것을 다 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 나를 당황하게 했다. 결혼해서 잘 사는 게 중요하지 다른 사람들 앞에 보여 지는 이런 의식들이 왜 중요한지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결혼식도 신혼여행도 생략한다고 해서 큰 일 나는 것도 아닌데 왜 그걸 하겠다고 하는 건지... 만약 다시 결혼한다면 나는 아주 작은 결혼식을 하고 싶다. 정말 친한 친구와 내 식구들만 올 수 있게

 

장강명 작가의 첫 에세이 ‘5년만의 신혼여행201411월 작가의 아내 HJ35일간의 보라카이 여행기다. 말은 여행기지만 그 안에는 한국에서 자라 희망하는 것에 좌절하고 부모와 갈등을 일으켜 아파하고, 그런 과정에서 HJ를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며 삶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나와는 물론 살짝 다르지만, 요즈음 결혼을, 취업을 걱정하는 젊은 친구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해 본다. 내가 결혼할 때만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것을, 시댁 식구와 연락하지 않는 것을 무슨 큰 일이 일어난 것처럼 며느리가 잘 못 들어왔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었다. 하지만 요즈음 젊은 친구들은 어떨까? 내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는데 무슨 아이를 낳아 키우냐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를 낳는다는 것. 그 자체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 희생과 경제력이 함께 하는 것인지.. 우린 알고 있으니까. 작가는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바가 뭔지 알지만 관습의 압력에 맞설 용기가 없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경제적인 동기가 영향을 미친다. 부모님에게 사업 자금을 빌리기 위해서라든가 그들을 저렴한 베이비시터로 활용하기 위해 평소에 다소간의 투자를 해야 한다.’ (29~30) 작가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말했고, 아내가 시댁에 가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가족이라는 이름을 만들기 위해 애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런 에너지를 다른 곳에 쓰겠다고. 물론 작가의 모든 생각이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은 인정하고 싶다.

 

나는 시 어른과 함께 위아래로 살고 있다. 처음 결혼하고 나서는 내가 미쳤구나를 얼마나 외쳤는지 모른다. 남편이 나이가 있으니 빨리 아이를 가져야 한다고 간섭하셨고, 아이가 태어나서는 내가 회사에 다닐까 걱정하셨다. 당신은 일을 하셨으면서 당신 손자는 남의 손에 키우는 게 그렇게 싫으셨다고 한다. 회사를 그만두고 아이를 키울 때는 문 밖으로 울음소리가 나면 또 뭐라고 하셨다. 아이 울릴 일이 뭐가 있냐며.. 그런 와중에 제사며, 시댁 행사에 아들, 손자, 며느리 모두 병풍처럼 데리고 다니길 좋아하셔서 쉬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결혼은 현실이라는 생각을 하고 누구보다 현실적인 나였지만 그 시간을 견디는 건 힘든 일이었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지만. ^^ 

 

어쩜 그래서 장강명 작가의 생각에 크게 고개를 끄덕였는지 모른다. 나는 효도도 셀프 효도를 외쳤던 사람이니까. 각자 부모에게 스스로 잘해야지 결혼했다고 며느리나 사위에게 잘함을 강요하는 건 좀 웃기지 않나? 아무튼. 이 책은 요즈음 젊은 친구들의 결혼이나 신혼여행에 대한 생각을 드러낸다고 하는 생각한다. 이들의 생각이 틀렸다가 아니라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구나 라고 한다면 고부간의 갈등이나 장서 간의 갈등은 완화되지 않을까?

 

내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내가 옳은 선택을 한 걸까?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마흔이 되어서까지 그런 걸 고민한다는 게 이상했다. (21) 살아가면서 고민하고 생각해야 하는 게 너무 많다. 나 역시도 제2의 내 인생을 살고자 더운 여름 발에 땀이 나도록 돌아다닌다. 누군가의 시선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 내는 시선으로 살아가고 싶다. 결혼은 필수가 아니고 선택이지만 선택을 하고 나서는 서로에게 책임을 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확실히 예전에 비해 이혼이 많아진 건 사실이니까. 작가의 유쾌 상쾌 통쾌한 신혼 여행담과 생각을 알고 싶다면... 읽어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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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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