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세이

하나
- 작성일
- 2016.11.26
철든 책방
- 글쓴이
- 노홍철 저
벤치워머스
해방촌 신흥시장에 자리잡은 ‘철든 책방’, 일단은 ‘노홍철이 들어 있는 책방’이지만 말 그대로 철든책방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일 시끄러운 애가 하는 제일 조용한,
만만한 책방’이라는 부제에서 ‘제일 시끄러운
애’라고 노홍철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 같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갖고 있는 독특함은 여전하지만, 책과 사람과 함께하면서 성장해나가는 모습도 느껴지기 때문이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에너지와 사람간의 정이 아직도 따듯한 곳이 바로 해방촌이라고 한다. 그렇게 자신들의 힘으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내는 뚝딱뚝딱 소리가 들려오곤 하는 해방촌의 쇠락한
시장에 철든 책방이 자리잡는 과정이 오롯이 한 권의 책에 담겨 있다. 오래된 집, 그 시간이 느껴졌던 것은 2층의 천장에서였다. 외갓집에 가면 있었던 무늬가 들어간 목재로 마감한 천장의 모습을 보며, 노홍철은
단독주택에서 보냈던 유년시절의 추억에 젖는다. 나 역시 외갓집에서 만들었던 오래된 추억들이 하나하나
떠올랐다. 그가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지하에는 한때는 니트사업의
최전선이었던 해방촌의 역사가 남아 있었다. 그렇게 해방촌이 그리고 집이 갖고 있던 시간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새롭고 재미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함께하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었다.
불미스러운 일로 자숙중일 때, 우연히 걷게 된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노홍철은 책과 사랑에 빠졌다. 그래서 그는 공부도 하고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며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을
조금 더 확장하여 사람들과 함께 책으로 어울리고 소통할 수 있는 철든 책방을 연 것이다. 좋은 책과
다채로운 공간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책이 주는 감동까지 함께 나누는 곳으로 자리잡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그렇게 살아가면 어떨까 하면서 내가 그렸던 그림과도 비슷한 면이 많았다. 왜 나이가 들면…이라는 전제조건을 달았을까? 그래서일까? 남녀노소가 함께 어울리는 그래서 더욱 다채롭고 활기찬
해방촌의 풍경을 닮은 그 곳을 나도 찾아가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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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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