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사랑해유
- 작성일
- 2017.2.5
누구나 떨어진다
- 글쓴이
- 제임스 프렐러 저
미래인
학교 표지판에 적혀있는 표어처럼
‘왕따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함께 기울여야 한다.
가장 안타까운 것이 죽음을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표현하는 아이들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
인터넷에서 발견한 웹툰의 제목이 죽어 마땅한 자라고
한단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 죽어야 한다는
말일까?
아무리 큰 죄를 지었어도 그 사람에게 죽으라는 말을
하지는 않는 세상이다.
단 법이 그 행동에 의해 판결을 내리는
것인데...
어떤 발상에서 나온 말인지는 몰라도 끔찍하고
무분별한 표현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무섭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 책 「누구나 떨어진다」에서도 모건 말렌이라는 학생이 급수탑 위에서 스스로 몸을
던졌다. 이 일이 있기 2주 전,
모건의 소셜미디어 페이지에
‘그냥 죽어라!
죽어!
죽으라고!
그래도 누구 하나 신경 안
쓸걸!’이라는 익명의 글이
올라왔다.
게임의 술래는 정하는 아테네 외에는 그 끔찍한 글을
누가 올렸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이들이 즐기는 ‘왕따 게임’의 묘미가 바로 이런 거라고...
아무 생각 없이 재미로
참여한단다.
게임에 발을
들인 애들이 그늘진 곳에 몸을 숨기고 올린 글들이 마치 숲 속을 누비는 늑대처럼 제멋대로 날뛴다. 그
누구에게도 책임은 없었다.
-9쪽
아이들은 뭐가 옳은지 뭐가 잘못되었는지에
대해 판단은 한다.
하지만 게임이 시작되면 아무런 판단이나 생각 없이
그저 재미로 하는 일이 그들의 상상 이상으로 심각하고 끔찍한 일일 때가 있다는 것이 문제다.
한 사람이 그것도 교우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는데,
아랑곳하지 않고 모건을
정죄한다.
‘모건 말렌은 걸레다.’라고.
‘걸레였고, 셀 카 중독자였고,
왕따였다.’라고. 그러면 죽어야 하는
것일까?
집단의 아이들과 어우러지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늘 따돌림을 당하는 일이 무엇인지 그들은 모르는 것일까?
모두들 자신의 기분과 판단대로 살면서
‘나’로 인해 다른 친구가 아파하고 상처받고 괴로워하는 일을 정녕 모르는
것인지...
안타깝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으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되는 일이라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일까?
대부분의 아이들이 익명으로 어떤 행동을 할 땐 그
비밀이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인격을 해치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가감
없이 하거나 글을 올린다고 한다.
나와 다른 사람은 마구 공격하고 인정하지 않는
것,
다름과 틀림은 엄연히 구분이 되어야 하지만 간과할
때가 있는 것이 아무래도 미성숙한 인격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네가
술래야.” 아테나는 그런 식으로 왕따 게임을
주도했다.
만약 게임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제외’된다.
게임에서만 제외되는 게
아니라 아예 잘린다.
완전히 무시당하고
냉대를 받고 어쩌면 다음 목표물이 되는 것이다.
아테네는 이렇게
농담했다.
“넌 왕따
섬으로 가게 될걸?”
왕따가 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우리는 차라리 죽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죽음을 목격하기
전까지,
아니 그 여파를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한 마디 비명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끝없이 울려 퍼지는 메아리 같았다.
그걸 과학자들이 뭐라고
하더라?
후유증?
사람들에게서 영원히
사라진 누군가를 보고 등골까지 오싹해지는 한기를 느끼느니 왕따 섬에서 며칠 지내는 것도 그리 나빠 보이진 않았다.
우리에게 왕따
게임은 장난이었다.
-17쪽
모건은 자신이 따돌림받는 것이 괴로워서
친구인 샘에게 얘기를 하지만,
도움을 청하지 않는 모건이나 도움을 주려 하지 않은
샘 모두 철저한 방관자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하다.
가장 순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학교에
폭력이라니...
도대체 무엇이 자라는 아이들이 공부하고 뛰어노는
터전을 삭막하게 만드는 것인지 모르겠다.
오늘은 새로운 소문이 돌아 학교가
떠들썩했다.
모건의 추모함이 주말 동안 엉망이
되었다.
그나마 반 정도 남은 물건들(풍선,
사진,
곰 인형)도 다 망가졌고 조문 카드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정말이지 눈 뜨고 못 봐줄 정도로 엉망이었다고
한다.
누가 급수탑 측면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글씨를
써두었다.
걸레 같은
애니까 죽어도 싸.
믿을 수가 없는
일이다.
그러니까,
도대체
왜?
학생들은 눈물을 더
흘리며 더 많이 울었다.
모두 충격을 받아 겁에
질리고 몹시 화가 난 것처럼 행동했다.
나는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 확실히 짐작이 갔다.
아테나는 화난
척조차 하지 않는다.
“우린 친구도
아니었거든.
다들
알잖아.”
나는 아테나가
이런 말을 하는 걸 들었다.
증오심은 놀라운
감정이다.
어떤 날은 세상이
돌아가는 건 증오심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날은 증오심이
하루 동안 자리를 비우고 어리석음이 끼어들기도 한다.
뱃속이 텅 비고
뇌도 기진맥진해서 더는 생각할 여력이 없다.
지금 내가 배 위에
타고 있고,
거친 파도 때문에
내장이 모조리 다 쏟아져 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곧 상어 밥이 될
신세.
-48~49쪽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아이들이 집에
돌아와서 옷이 지저분하거나,
상처가 있을 때 가슴이
벌렁거린다.
혹시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지는
않는지...
아니면 어떤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걱정 때문이다.
언제쯤이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될
걸까?
서로 믿고 강자보다는 약자를 배려하는 세상이 과연
어려운 것일까?
동병상련,
이심전심이라는 사자성어를 많이
사용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역지사지라는 말을 자꾸만 떠올리게
된다.
다른 어느 누구보다도 행복하고 자신들의 꿈을 키워야
하는 아이들이 더 이상은 폭력의 사각지대로 내몰려 가해자가 되거나 피해자가 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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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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