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읽은 책

밀크티
- 작성일
- 2017.3.25
지식인의 옷장
- 글쓴이
- 임성민 저
웨일북
당신은 오늘 누군가에게 이런 얘기를 들었다.
"야, 왜 그렇게 이기적이야?"
"너 오늘 왜 이렇게 촌스럽냐?"
어느 쪽이 당신의 기분을 더 상하게 하는가? (10쪽)
사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가 이 질문들에서 오는 충격 때문이었다. 왜 이렇게 촌스럽냐는 말에 더 기분이 상할 것 같고, 저자의 말에 의하면 그렇게 되면 패션에 소극적이고 무난한 태도를 보이며 패션을 향유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다. 패션에 대한 그동안의 내 생각은 튀지 않는 것이었다. 있는 듯 없는 듯 무난함을 추구했다. 옷장을 열어보면 무난한 어두운 계열의 색상 옷들만 즐비하다. 나는 삶에서 패션이라는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고 살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지식인의 옷장》을 읽으며 패션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임성민. 영화의상 스타일리스트, 홍보회사 아트디렉터, 패션가방 전문회사 대표 등을 거쳐 현재 패션컨설팅 회사의 객원연구원으로 있으며 겸임으로 경희대학교 의상학과 후마니타스 칼리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타인에게 나를 표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옷을 잘 입는 것이다. 그리고 잘 입기 위해서는 패션을 알아야 한다. (4쪽)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옷장, 가까이 가기'에서는 옷장의 성격, 무게, 속도, 범위, 자세, 경계, 주소, 명령, 주인, 도발 등을 이야기한다. 2부 '옷장, 제대로 알기'에서는 195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의 패션을 살펴보고, 테디보이, 모즈, 스킨헤드, 이모키즈, 갱스터, 힙스터 등 패션은 '반항'이라는 주제로 짚어본다. 또한 브랜드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3부 '옷장, 가지고 놀기'에서는 점퍼, 빈티지, 블레이저, 트렌치코트, 팬츠, 시스루, 카디건, 모자와 신발 등의 패션을 살펴보고, '패션은 궁합이다'라는 주제로 색, 키, 선, 니트, 끈, 조합, 뱅헤어, 태도 등을 짚어본다.
패션에 대해 그동안 관심이 없었다고 해도 좋다. 나또한 그런 독자이지만 이 책은 패션에 대한 어떤 책보다 흥미롭게 읽었다. 이 책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편안하게 구성되어 있다. 패션의 역사와 종류 등을 훑어보면서 패션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러면서 패션이라는 것이 다른 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나 자신부터 꼭 알아야 하고 고민해보아야 할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인상적인 말은 '패션을 몰라도 되는 사람은 없다'였다. 패션은 패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브랜드 제품 소비자들에게나 해당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의 편견을 달리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패션이라는 것이 타인의 스타일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을 고민하고 스스로의 매력을 최대한 발산시킬 수 있도록 하는 도구라는 점을 인식한다.
패션 스타일링은 음식과 비슷하다. 내게 맞는 게 무엇인지 고민할 때 한두 가지로 정답을 말할 수는 없어도 효과적인 것은 분명히 있다. 잘 맞는 음식을 먹어야 활력이 생기듯 잘 맞는 옷을 입어야 가장 돋보인다. (216쪽)
이 책은 패션에 대해 지금까지와는 달리 생각하도록 하는 패션 입문서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소통의 방법으로 패션을 권한다고 하는 말이 인상적이다.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과의 효과적인 소통을 위해서도 패션을 이용해보라고. 패션을 다르게 바라보며 지금까지의 오해를 한꺼풀 걷어내는 효과를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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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