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날개를 달자
  1. 2017년 내가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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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일반판)
글쓴이
스미노 요루 저
소미미디어
평균
별점8.3 (316)
꿈에 날개를 달자

평소 추리소설을 좋아하기에 자주 신간을 검색하곤 한다. 이번에는 어떤 사회파 추리 소설이 나의 뇌를 회전시켜줄 것인지 기대를 하면서. 아마 그랬기 때문에 이 제목이 눈에 들어왔을 것이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엽기적인 살인 사건을 다룬 사회파 추리 소설은 아닐까 기대하며 책을 검색했는데 제목과는 다른 예쁘면서도 슬픈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런 스토리와 제목이 어떻게 어울려? 이게 가당키나 한 거야? 하는 의문이 들었고 그랬기에 읽기를 주저했다.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려고. 그러다 만난 리뷰들이 좋아서 책을 곁에 두었고,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에게 첫사랑은 어떤 시점에서 이뤄졌고, 앞으로 내 아이들은 어떤 첫사랑에 가슴 아파할지. 첫눈에 반해 불꽃같은 사랑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게 사랑인지도 모른 채 티격태격하지는 않을까? 가랑비에 옷 젖듯 그렇게 스미는 사랑. 어떤 사랑이 더 애절하고 아름다운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사랑을 하는 당사자만이 그 사실을 알 수 있으니까. 사랑은 행복과 함께 아픔도 따르지만 그 아픔이 있기에 우리는 성숙하고 어른이 되어간다. 그런 아픈 사랑의 추억하나쯤은 간직하며 사는 것. 그게 삶의 원동력은 아닐까?

 

주인공인 는 맹장수술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갔다가 대기실 의자에서 동급생 사쿠라의 일기 공병문고를 발견한다. 이 일기 글에는 사쿠라가 췌장의 병으로 시한부를 선고 받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병으로 인해 평범한 일상이 깨지는 걸 원치 않았던 사쿠라는 자신과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학교에서 누구보다 밝고 적극적이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사쿠라에게 이런 비밀이 있다니. 주인공인 는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고 친구를 만들기 보다는 오로지 소설의 세계에 빠져 사는 자발적 왕따처럼 고립된 채 살아가는 남학생이다. 이런 내가 사쿠라와 우연히 비밀을 공유하면서 친구가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조금씩 사쿠라에 대해 묘한 감정이 쌓여 가는데....

 

이름을 부른다는 건 그 사람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이름이라는 게 나보다는 타인의 입에서 더 많이 불러지기에 내 것 같지만 내 것 같지 않은 대표적인 것 아닐까? 내 이름이 싫었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내 이름을 사랑한다. 예전보다 누구의 엄마로 불러지는 경우가 많기에 내 정체성의 또 하나인 이름이 좋아지는 것 같다. 친구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던 ’. 어쩜 는 사쿠라의 말처럼 이름에 의미를 붙이는 게 두려웠던 것은 아닐까? 사쿠라가 세상을 떠나고 난 뒤 혼자서 아파할 아픔의 무게가 너무 클까봐? 내 안의 누군가로 만드는 것. 사실 굉장히 판타스틱한 일이지만 관계가 두려운 사람에게는 내 안에 누군가가 들어오는 게 무섭기도 할 것이다. 특히나 사쿠라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친구니까.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너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시도 있고, 너를 기다리는 동안 행복할 것 같다는 어린왕자도 있다. 점점 관계를 맺는 게 어렵고 두렵고 귀찮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있다. 이익에 따라 관계를 맺는 사람들의 이기심이 눈에 보일 때는 무시하고 싶다가도 그러려니 하는 나를 발견한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혹 그런 모습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하니까

 

사춘기 소년 소녀에게 의미는 지금의 우리와는 좀 다를 것 같다. 고등학교 1학년과 중학교 2학년인 아이들. 그 아이들도 첫사랑에 실패를 하고 아파하고 그 아픔 안에 새로운 살들이 생겨날 것임을 안다. 그러는 과정에서 극단적이거나 한길로 향한 집착 어린 사랑은 함께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랑이란 그런 것 같다. 내려놓아야 할 때는 용기 있게 내려놓을 줄도 아는 그런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 인생이란 그렇다. 어떤 것도 타이밍에 맞지 않으면 허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마지막엔 눈이 아프도록 눈물이 난다. 혼자인 세상에서 주인공인 내가밖으로 나오는 용기를 발휘하니까. 때론 슬픔 앞에 당당히 눈물을 보이면 좋겠다. 소리 내어 울어도 좋다. 그래야 추억을 추억으로 간직한 채 내일을 살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을 테니까. 사춘기 아이들과 읽어보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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