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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극장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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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80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4개의 상을 받은 영화
코엔 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 Country for Old Men>
받은 4개의 오스카중엔 원작 소설을 뛰어나게 각색했다고 해서 받은 각본상도 있는데...

이 영화는 이번에 각색에 관련해서만 아카데미외에도
골든 글로브와 미국작가조합상은 물론
뉴욕과 시카고를 거쳐 런던,토론토, 그리고 피닉스까지
각도시 비평가협회의 각본상이란 각본상을 깨끗히 쓸어버리셨다.

이쯤되면 소설도 한번 읽어주셔야 한다.

그럼 소설과의 차이점은 뭘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소설은 소설일뿐 오버하지 말자, 영화는 영화일뿐 오버하지 말자

그럼에도 궁금증을 참을 수 없는 건
영화는 영화로서, 소설은 소설로서 지닌 묘미가 있기 때문.

영화의 원작 소설은 2006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바있는
코맥 매카시 Cormac McCarthy의 2005년 동명의 소설이다.
소설을 펼치면 맨 처음, 제목을 가져온 예이츠의 시
'비잔티움으로의 항해 Sailing to Byzantium'가 친절하게 나와있다.

'저것은 늙은 사람들을 위한 나라가 아니다 That is no country for old men'으로 시작하는.

영화와 다른 소설의 제일 눈에 쉽게 띄이는 다른 점이라면 역시 분량.
당연히 영화보단 시간의 제약이 적은 소설이 더 길다.
아마 소설에 있는 내용을 모두 옮겼다면 영화는 3시간을 족히 넘기지 않았을까...
정리를 하면


1. 더 많은 대화

대체로 많은 부분에서 소설에서의 대화가 더 길어진다
특히 그중에서 극중 중요성이 있는

칼라 진과 에드 톰 벨의 대화


 



 


안톤 시거와 칼슨 웰스의 대화


 



 


칼라 진과 안톤 시거와의 대화등


 




 


그리고 벨과 주변 인물들과의 대화들도 길어진다.
벨의 독백도 길어지는데 영화에서 처럼
다른 한편에서 벌어지는 추격극과의 대비를 통해
극의 무게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조정한다.
오히려 소설은 벨의 비중이 시거나 모스보다도 많게 느껴진다.


2. 다른 부분

영화와 소설의 가장 다른 부분은
루웰린 모스가 국경을 넘기전 안톤 시거와의 대결을 치루는 부분이다.
소설에선 제3자가 끼어들고 시거가 모스에게 잡히는 상황까지...




 

뭐? 이 상황에 누가 또 껴든다고?

 



 

내가 잡힌다니 존심상하네...

 


그 밖에도 미세한 부분들이 조금씩 바뀌었다.
시거와 벨이 가장 가까워지는 순간이 조금 다르고
처음 수영하면서 도망치던 모스를 좇던 무시무시한 개도 없고
대체로 영화적 긴장감을 위한 것들이다.


3. 빠진 부분

사실 소설에는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 있다.
루웰린 모스가 죽기전에 만나는 소녀.
캘리포니아로 가는 중이던 이 소녀를 모스가 차에 태우면서 만나게 되는데
거의 이틀간의 여정을 같이 하면서 그 과묵하던 모스가 처음으로 많은 이야기를 한다.
18살(이라고 말하지만 실은 15살? 16살?) 소녀와 얘기를 하면서
그의 처지에 대한 고민이 담긴 충고들을 많이 해준다.
그러면서 모스의 자상한 면모는 물론 유모있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다.

영화에선 모스가 오히려 흑인의 차를 얻어 타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 모텔에서 수영장에 있던 여성,
그리고 모스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미소짓는 모습등 상징적으로 나타난다.



 


히치하이킹은 위험하다구



 

맥주한잔 해요

 



 

스스륵 사라지는 모스의 마지막 모습


 


또 다른 부분은 안톤 시거의 자동차 사고 현장을 목격한 두 소년.
소설에선 경찰들이 두 소년을 찾아내고 벨이 만나기까지 한다.
그리고 소설에선 시거가 돈을 찾은 후 누구에게 가져다 주는지도 나온다. 오~



 


시거가 차에 남기고 간 한 '물건'을 줍는 두 소년


 



하지만 소설에 없지만 영화에 더해진 부분도 있다.
멕시코인들이 모스의 아내와 장모를 좇아가 그가 있는 곳을 알아내는 장면과
시거가 델파소 공항을 찾기 전 만난 불쌍한 닭장트럭 아저씨등.
뭔가 빠진 게 있으면 상쇄해야 하는 부분들도 있기 마련.


4. 소설이 더 잔인하다?

웰스를 보내 시거를 죽이려 했던 휴스턴 돈줄을 찾아가 시거가 복수를 하는 장면과
안톤 시거의 자동차 사고 장면등
총상을 입거나 죽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묘사가 더 잔혹하다.
얼굴이 반이 날라가서 눈 한쪽만 남았다는 둥...

영화는?

굳이 그렇게 까지 하지 않아도 되겠지.
그 반만해서 보여주어도 그 정도의 시각적인 충격만으로 충분히 관객들은 널브러진다.



 


이정도면 양호하지




 

사고를 낸 운전자는 어떻게 됐을까?

 


5. 에드 톰 벨의 가족사

아버지는 물론 할아버지까지 보안관을 한 벨의 가족사는 중요하다.
(직접적인 혈연관계인지는 분명히 않지만) 벨이 삼촌uncle이라고 부르는 엘리스도 보안관이었고
그리고 모두 전쟁에 참전했었다.
19세기 인디언과의 전쟁부터 1,2차 세계대전, 그리고 최근의 베트남전까지 (영화의 배경은 1980년)
소설엔 가족사에 대한 이야기가 더 나오는데 그 대부분은
벨을 포함 그들이 보안관을 하면서나 전쟁때 겪은 끔찍한 경험들이다.
그들에게 전쟁터이든 전쟁터가 아니든 그 차이는 별로 없다.
루웰린 모스도 베트남에 참전 했던 사실이 영화와 소설에서 반복적으로 이야기된다.



 


보안관으로 재직중 사고로 불구가 된 엘리스


 



벨과 모스를 포함한 인물들의 과거사를 뒤적거리다 나오는 결론은
개인사는 전쟁사이고 전쟁사는 곧 미국사이며
그리고 참전했던 사람들의 후유증은 곧 미국사회의 후유증이다.



 


모스는 베트남전에서 저격수였다


 



6. 성경

영화에서도 신에 관한 언급이 종종 나오기는 하지만
성경에 대한 직접적인 인용이나 언급은 없다.
사실 여기서 가장 종교적인 인물은 벨의 부인인 로레타인데
영화에선 그녀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레 종교에 관련된 무게도 다소 약해졌다.
소설에선 벨이 현세태를 한탄하면서 부인에게 직접적으로 '요한계시록'을 언급하며 조언을 구한다.
물론 소설에서도 성경이나 종교에 과도하게 무게를 주거나 강조하지는 않지만.


 



 

계시록에서도 보지 못한 일들이예요

 


소설을 읽으면 영화에서 그 간결하고 꾸밈없는 수사법이 이해가 간다.
영화에선 나레이션으로 표현된 소설에서의 벨의 1인칭 시선으로 써내려간 부분을 제외하고는
소설은 마치 영화에서 인물을 담담하게 관찰하듯 인물들의 행동을 중심으로
거추장한 꾸밈이나 미사어구없이 사건만을 따라간다.
물론 1인칭시점의 부분도 다른 인물들의 대사들만큼이나 냉담하고 간결하다.



 



 


말을 극도로 자제하는 모스는 마른 사막과도 같다

 



소설에서 추가적인 이야기들과 묘사로 강해지는 묵시록적인 분위기는
영화에선 사막이 주배경으로 나오는 마른 환경과 암흑속의 번개처럼
강렬한 시각적인 것으로 대치된 듯 하다.






 


쿠궁!



소설과 영화를 다 보고나니


 



 


Call it, friendo


 


이로서 완벽한 그림이 그려진다는 생각은 들지만
아마 난 소설이나 영화, 그 중 한가지만 선택을 하게 됬더라도
그 어떤 경우에도 행복해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게 앞면이든, 뒷면이든.


 





이철승 지음 | 쿠오레 펴냄


영화의 도시 LA의 삶과 흔적을 담아 설명한 책. LA에서 촬영했거나 플롯이 배경이 된 영화들에 생각을 담아 정리한 것으로 시네키드이자 영화 프로그래머인 저자가 LA에서의 삶과 영화에 관한 소통, 사진을 함께 담아 엮었다. 시네마 시티의 사람들과 영화 이전의 삶, 할리우드의 고백으로 나눠 다양한 인종과 민족의 편견과 오해로 인해 갈등하고 충돌하는 모습이 담긴 영화와 현대사회에서 당면하는 절망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맥 매카시 저 | 사피엔스21 | 2008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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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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