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나난
- 작성일
- 2017.6.14
진작 알았어야 할 일
- 글쓴이
- 진 한프 코렐리츠 저/김선형 역
열린책들
그리고 또 다른 전쟁이 아니라 나만의 전쟁. 그녀은 이해했다. 그리고 눈을 꼭 감았다. 오로지 나만의 전쟁. 345p
영문법 표현중에 should have+p.p 라는 표현이 있다. 번역하자면 '~했었어야 했는데' 라면서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를 나타낼때 쓰는 말이다. I should have studied more. 이런 식으로 쓸 수 있다. 이 책의 제목 또한 그 표현을 그대로 사용했다. You should have known. 너는 알았어야 했다 라는 뜻이다. 여기에 한국말로 번역을 하면서 '진작'이라는 표현을 넣어서 조금더 후회하는 표현으로 강조를 했다. 어떤 후회가 담겨 있는 말일까. 무엇을 진작에 알았어야 한다는 것일까.
올해 최고의 스릴러 소설에 포함되어 있는 이 책은 그야말로 스릴러지만 일반적인 스릴러를 생각하고 읽는다면 진작에 내가 알았어야야 할 걸 하면서 후회를 할수도 있다. 여타의 스릴러와는 다르게 잔잔하다. 절대 어디서 터지고 깨지고 구르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그저 한 여자의 입장에서 그 여자의 일상이 그려질 뿐이다.
개인 병원을 운영하면서 심리상담을 하는 상담사 그레이스. 그녀는 아들 헨리와 남편 조너선과 함께 살아가는 평범하다면 평범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다. 집값 비싸기로 이름 높은 시내에 살고 있는 것도 부모님의 집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그야말로 금수저의 대표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아들 헨리 또한 일반적인 학교에 다니는 것이 아니라 등록금이 비싼 사립학교에 다니고 있다. 사립학교의 특성상 모금 활동은 당연히 있는 것이고 그로 인한 엄마들의 만남은 일상의 한부분이기도 하다.
분명 스릴러라고 했는데 어떤 접근법으로 다가가야 할지 몰라서 무척이나 느리게 읽혔던 작품이다. 스릴러의 생명은 속도감 아니었던가. 가독성은 당연히 보장되고 페이지터너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로 마구마구 다음 페이지를 달려줘야 하는 것에 제 맛 아닌가 하고 생각했건만 이 소설은 좀더 그레이스의 세부적인 심리 묘사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를 전개해 가고 있다. 그것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포인트이다.
다른 사람에게 일어난 일. 자신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한다리 또는 두다리 건너 일어난 일이 자신과 연결되면서 그녀의 심리상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상담사인 그녀는 이런 상황속에서 어떻게 대처해 가는지 그런 세밀한 부분에 신경을 쓰면서 읽어야만 이 책의 진가를 제대로 맛볼 수 있을것이다. 여성의 입장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니만큼 남성 독자들의 입장은 조금은 더 답답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당신들은 이런 입장일때 어떠하겠는가, 즉 입장 바꿔 생각해보라는 말을 한다면 이런 기회에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기회를 가져볼 수도 있겠다.
주로 커플문제나 부부상담을 하는 그레이스는 곧 나올 자신의 책을 기대하고 있는 중이다. 병원도 잘되고 책까지 나오니 이제 그녀는 더이상 바랄 것도 없겠다. 인터뷰 요청도 들어오고 토크쇼에 초대도 받아두었다. 이보다 더 좋을수는 없다라고 생각될 시점 헨리 학교의 학부형의 죽음이 다가온다. 그저 무심하게 스쳤던 그녀.
혹시나 자살일까 하지만 낳은지 얼마 안 된 아이에게 젖을 물리던 그녀의 모습으로는 전혀 생각할 수도 없는 그런 상황이다. 그렇다면 그녀의 죽음은 누가 좌초한 것이며 그녀는 어떤 이유로 살해당한 것일까. 학교는 뒤숭숭해지고 아이들의 상담 또한 이루어지게 된다. 아무런 상관없는 타인의 죽음이라고만 생각했던 죽음이 나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사람들은 어떤 느낌을 받을까.
당신은 주변의 사람들을 얼마만믐이나 잘 알고 있는가. 당신이 알고 있는 다른 사람의 모습이 전부이지는 않을 터 당신은 그들을 얼마나 믿고 의지하는가. 이 책을 읽고 난 후 당신은 주변 사람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돌것이다. 내가 진작 알았어야 하는 일은 대체 무엇인가 하고 찾아볼지도 모르겠다.
더하기:여성작가 특유의 궁시렁거림이랄까 어떤 문장을 쓰면서 그에 대한 설명을 괄호 속에 집어 넣어 두었다. 자신이 하는 말에 대한 머리속 생각일수도 있고 질문에 대한 답변일 수도 있다. 리안 모리아티 또한 그런 식으로 전개해 나갔던 것 같은데 독특하지는 않지만 여자라면 그 중얼거림을 이해는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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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