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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 작성일
- 2017.7.24
청춘의 독서
- 글쓴이
- 유시민 저
웅진지식하우스
맛집을 찾게 되면 지인들에게 알려주고 마음이 드는 것처럼 좋은 책을 읽었을 때의 마음도 그러하다.그중에서도 특히'고전'이 그렇다.고전하면 굉장히 고리타분할 거라 생각했던 나의 편견이 사라지게 된 그 시점부터 더더욱 그리 된 듯하다.취향이 달라도 교감하게 되는 지점이 있다는 것은 짜릿한 경험인 동시에 나에게 또 다른 시선으로 작품을 대하게 해준다.그러니까 <청춘의 독서>를 읽고 싶었던 이유도 교감과 다른 시선의 무엇을 보고 싶었던 이유가 시작이였던 거다.
교감
<청춘의 독서>에 소개된 고전작품은 다행(?)히도 모두 읽은 작품들이다.와락 반가운 마음부터 드는건,같은 시선과 다른 시선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때문이였을 게다.<죄와 벌>을 처음 읽었을 때 두 번 놀랐는데,너무 잘 읽혀서 놀랐고,무어라 설명할 길은 없는데 재미나게 읽혀서 놀랐다.함께 읽은 지인과 십년 후에 다시 읽어보자는 약속까지 하게 만들었던 작품이<죄와벌>이였던 거다.그런데 지난해 우디알렌의 영화'이레셔널맨'을 보면서 <죄와벌>을 다시 읽게되였는데,처음 읽었을때와 너무 다른 느낌이 들어서 또 놀라고 말았다.그리고 이런 생각의 질문을 <청춘의 독서>에서 만났다."선한 목적이 악한 수단을 정당화하는가?"/28쪽 처음 읽었을때는 라스꼴리니꼬프의 생각이 그렇게 할 수도 있는 이유가 여러가지 있다고 생각했더랬다.그런데 다시 읽으면서 청춘의 독서에 언급된 질문을 하게 되었는데,역시 그것이 도선생의 깊숙한 의도였을까에 대해서는 여전히 잘모르겠다.그러나 독자가 저와 같은 생각을 했다면 도선생깊은 의도가 있었을 거란 생각을 조심스럽지만 해 보게 되는 동시에 여전히 풀리지 않는 궁금증 혹은 내가 미처 느끼지 못한 지점은,라스꼴리니꼬프의 끝까지 반성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물론 사랑이 구원이 될 수 있음을 피력하긴 했지만 말이다.<대위의 딸>과 <카타리나블룸의 잃어버린명예>는 읽고 기록해 놓은 감상이 없어서 교감 지점을 찾기까지 기억을 더듬어야 했지만 하인리히 뵐의 작품을 폭풍 몰아 읽었던 기억과함께 격하게 공감했던 지점"주인공이 기자를 총으로 쏴 죽이는 장면에서 나는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그렇게 통쾌할 수가 없었다."/298쪽 에서 나도 모르게 박수를 쳤다.언론에 대해 어느 정도 불신을 갖고 있는 이들이라면 이 장면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수 밖에 없었을게다.길지 않은 소설이지만 언론의 문제를 어찌나 강렬하게 그려냈는지... .그래서 누군가는 그랬다,적폐청산의 1호는 언론이 되어야 한다고.그러나 현재로서는 시민들 스스로가 똑똑해지기 위한 노력을 하는 수밖에 방법은 없는 것 같다."카타리나 블룸이 묻는다."그대는 신문 헤드라인을 진실이라고 믿습니까?" 나는 대답한다."아니오,믿지 않습니다.헤드라인을 진실로 믿어도 되는 그런 좋은 신문을 집에서 구독해보는 것이 내 간절한 언제 이루어질지 모르는 소망입니다"/302쪽
교감 그리고...
소개된 문학작품의 대부분은 다른 시선보다는 교감이 훨씬 많아 읽는 재미가 컸다.특히 러시아소설도 그렇지만 고전을 읽다보면 당시의 역사적 상황들이 궁금해지는데,이런 부분이 설명되어 있어 좋았다.저자는 이런 시선으로 읽게 되는 것이 사회과학도라는 자신의 정체성때문이라고 했지만,그래서 읽는 재미가 한결 더해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부분되겠다.페미니즘 시각으로 보면<그리스인 조르바>가 과히 유쾌하지 않을수 있는 부분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문학작품과 함께 소개된 철학분야는 온전하게 읽은 책이 단 한 권도 없었다.그러나 가난한 이들이 부자에게 투표를 하는 그 이유가 늘 궁금했었는데 그래서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찾아보고 있었는데 <진보와 빈곤>을 읽어보면 될 것 같다.엄청난 두께가 주는 압박감 그래서 단숨에 읽어낼 수야 없겠지만 조금씩이라도 읽어봐야 겠다는 마음을 품게 했다.사실 고전문학을 읽으면 읽을수록,종교와 철학을 함께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철학자를 중심으로 소개한 책들보다,철학의 고전이라 불리워지는 책을 소개한 책들이 내게는 더 필요했다.거기에 더해 어렵지 않게 읽을수 있는 작은 팁이라도 만날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윈의<종의기원>과 <전환시대의 논리>는 여전히 어려울 것 같아 보류.그러나 <유한계급론>과<진보와빈곤>은 두께가 주는 압박감과 제목이 주는 벽이 느껴지지만 최근 관심을 두고 있는 생각들이 담겨 있는 책들이라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불끈!
책을 소개한 책들을 예전에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내가 읽지 않은 책을 소개받는 것이 과연 좋은 독서가 될까 하는 편견을 가지고 있어서였다.그러다 <책은 도끼다>를 읽게 된 후 고전에 제대로 빠지게 된 이후 책을 소개한 책들 가운데서도 멋진 책들이 있을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책을 읽는 자체도 독서이겠으나 타인들이 읽어낸 책들을 읽어보는 것도 독서의 또 다른 형태일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해야 할까.이미 읽은 책에 대해서는 교감도 하고,다른 시선의 관점을 만날수 있으니 시야가 넓어질 수 있어 좋고,읽지 않은 책들에 대해서는 읽어 보고 싶은 책들을 만날수 도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일인가? 지도는 길을 찾을때만 필요한 것이 아니였던 거다.(그리고 책을 소개한 책들 가운데 좋은 책들의 특징은 절대 자신이 읽은 책을 꼭 읽어야 한다고 강요하지도 않을 뿐더러,이렇게 읽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ps "소설을 읽을 때도 늘 사회과학의 분석 도구를 들이댔던 것 같다.박경리 선생의<토지>와 황석영 선생의 <장길산> 이문열 선생의<영웅시대>등 20대에 읽었던 역사소설 셋을 나란히 두고 세 소설가가 역사적 사실을 해석하고(...)"/321쪽 <청춘의 독서>2가 나왔으면 싶다.역사소설 셋을 비교하는 것이 무리(?)라면<토지>의 거대한 축이기도 한 역사적 배경만 분석해도 좋지 않을까? <토지>를 읽으면서 역사적배경에 대한 무지가 참으로 답답하게 느껴지고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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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