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내가 읽은 책

꿈에 날개를 달자
- 작성일
- 2017.8.12
청춘의 독서
- 글쓴이
- 유시민 저
웅진지식하우스
얼마 전 ‘알쓸신잡 2회’를 다시보기 하는데 거기서 유시민과 황교익이 ‘무진기행’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는 걸 봤다. 황교익은 ‘무진기행’을 읽으며 마음속에 뜨르르르한 그 뭔가가 왔다고 말하지만, 유시민은 아직 그 뭔가를 찾지 못했다고 말한다. 어디 무진기행뿐일까? 많은 사람들이 좋은 작품이라 극찬해 마지않는 책도 나에게 ‘뜨르르르한’ 그 뭔가가 오지 않으면 그냥 글씨들의 퍼레이드일 뿐인 걸. 모든 사람들이 별로라 칭한 책도 나에게 가슴 뜨거운 그 뭔가를 느끼게 해 줬다면, 그 책이야 말로 나에게 명작과 다름없는 것 아닐까? 그래서 나는, 같은 책을 읽고 나와 다른 견해를 지닌 혹은 내가 생각하지 못한 포인트를 잡는 리뷰들을 좋아한다. 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혹은 아 이런 포인트가 여기에 있었구나... 하는 다른 생각들의 향연. 그래서 책 읽기는 나를 유연한 사람으로 만들곤 한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기는 하지만. ^^
‘알쓸신잡’이란 프로를 보면서 유시민 작가가 궁금해졌다. 김영하 작가나 정재승 박사의 책은 제법 많이 읽었지만 유시민 작가의 책은 읽은 적이 없었다. 막연하게 정치를 하다 그만 둔 사람이라는 묘한 편견에 사로 잡혀, 정치인이 가진 생각이 거기서 거기겠지 하는 마음으로 무시했다는 게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가진 생각의 색깔이, 생각의 깊이가 궁금했던 나는 ‘유시민의 논술 특강’을 시작으로 그의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감탄했다. 그가 가진 언어적 감각이 참 좋구나 하는 생각으로. 어떻게 해야 이렇게 글을 잘 쓰는지 궁금하기도 했으니까. 그래서 조금씩 유시민 작가의 책을 사 모으기 시작했고 이번에 세 번째 책과 만나게 되었다. 많은 이웃님들 리뷰를 통해 ‘내 아이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라는 평을 들은 ‘청춘의 독서’.
나 역시 이 책을 다 읽고 같은 생각을 했다. 내 아이들에게도 권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모두 14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는데 내가 읽은 책은 고작 3권. 그것도 한창 예민하던 사춘기 시절 학교에서 권장도서라며 꼭 읽으라는 방학숙제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사실 그때는 재미있다, 없다로 책을 평가 할 뿐, 내 마음에 뭔가 남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에는 이런 포인트가 있었구나, 이 책이 담긴 의미는 이런 거구나, 알아가는 것이 좋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만약 이 책들을 읽게 되면 나도 유시민 작가와 같은 생각을 할까? 아님 나는 다른 포인트에서 감동을 하거나 생각의 꺼리들을 발견할까? 하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나중에라도 아이와 같이 이 책들을 읽으면서 어디에서 뭘 느꼈는지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시민 작가가 청년일 때보다 우리는 언론이나 표현이 자유로운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일까? 분명 예전보다 조금은 나은 세상이라고 하지만 인간은 매 순간 다양한 고민들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 옛날에도 인간의 본성에 대해 고민했고, 이 사회의 체제를 고민했으며,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사회가 될지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을 테니까. 그리고 그 생각의 흔적들이 고전이라는 형태로 우리에게 내려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큰 아이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어른들은 참 이상하다고. 당신들이 살던 세상만 힘들고 어려웠다 말하고 있다고. 어른들이 보기에 청소년들은 세상 편한, 그래서 공부만 하면 될 것 같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고. 어떤 세대의 청소년이든 고민 없는 사람은 없는 거라고. 나 역시 같은 생각을 했다. 물질적으로 어려울 건 없지만, 이 아이들.. 생각 없이 부모가 하라는 대로 하는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름 속으로 전쟁을 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 부모가 하라는 대로 했지만 여전히 힘든 세상이 버거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건 어쩌면 어른들의 잔소리가 아니라 이런 책 한권을 권해주는 것은 아닐까? 그것도 스리슬쩍, 지나가는 말로 강요하지 않는 것처럼? 오늘도 나는 책이 가진 힘을 믿는다. 지금 당장 읽지는 못하지만 언젠가는 책이 주는 매력을 내 아이들도 느꼈으면 하는 생각으로. 나도 내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그 목록을 작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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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