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소설가가 되고 싶었다. 작사가도 되고 싶었고, 시인도 되고 싶었다. 그저 막연하게 되고 싶었다. 그리고 이룰 수 없는 꿈이라 여겼다. 왜냐면 난 글짓기 대회에서 상 한번 받아본 적 없었기 때문이다. 상을 받지 못한다는 건 재능이 없는 거라 여겼다. 재능은 타고 나는 것이기에 타고난 것이 없는 나는 더 이상 꿈을 꾸지 않았다. 매일 쓰던 일기도 쓰지 않았고, 자주 끄적거리던 글들도 더 이상 쓰지 않으며 글쓰기를 멀리했다.

얼마 전 강원국 작가의 ‘대통령의 글쓰기’라는 책에서 글쓰기는 기술이라는 구절을 읽게 되었다. 연습하면 잘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했다. 그동안 글쓰기는 타고나지 않으면 안된다 라는 편견 속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니...... 조금만 더 빨리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다. 책 속에 글쓰기에 도움을 줄 만한 책 목록이 나와 있었다. 나는 모조리 구매 했다.

“달리기와 마찬가지로 글도 많이 쓰면 쓸수록 실력이 향상된다.”(P31)

“글을 쓰는데 자신의 재능이나 잠재력을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 재능과 실력은 훈련을 거쳐가면서 커지는 법이다."(P63)

재능을 탓하는 건 어쩌면 게으름의 일종일지도 모르겠다. 고된 훈련을 견뎌낼 자신은 없고, 그저 편안하기만을 바라는 비겁한 마음......

 “글쓰기를 배우는 길에는 많은 진리가 담겨있다. 실천적으로 글을 쓴다는 의미는 궁극적으로 자신의 인생전체를 충실하게 살겠다는 뜻이다.”(P17)

“우리 삶은 모든 순간순간이 귀하다. 이것을 알리는 것이 바로 작가가 해야 할 일이다. 작가는 의미 없어 보이는 삶의 작은 부분들마저도 역사적인 것으로 옮겨 놓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므로 작가는 인생의 모든 면들에 대해, 한 모금의 물, 식탁에 묻어 있는 커피 얼룩에 대해서 까지 ”그래!“ 하고 긍정할 수 있어야 한다."(P85)

뭔가 특별한 일이 있어야만 인생이란 의미 있는 거라 여겼다. 화려하게 살아가야만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만 같았다. 복권에 당첨 되거나, 사업에 성공해 돈을 많이 벌게 되어 사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 다하며 사는 것이 참 삶처럼 느껴졌다. 매일 하루 한권 책을 읽고 리뷰를 쓰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물질적인 것에만 의미를 두고 살았음을 깨닫는다. 의미 없어 보이는 삶의 작은 부분에서도 의미를 찾는 일... 누구나 자기 삶의 작가가 되어야 조금 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작가는 참 따뜻한 사람 같다. 당신도 할 수 있어요. 라며 격려해 주는 것 같다. 책의 전반은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글을 써야 할지 알려준다. 그리고 그 속에 삶을 어떻게 대하며 살아가야 할지도 생각하게 한다. 매일 똑같은 일상 속에서 무기력해 질 때, 순간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그것은 글쓰기가 아닐까 싶다.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는 ‘성공이 행복이다’라는 동식에 너무도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성공을 해도 외로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성공은 또 다른 고립감과 실망을 가져온다. 모든 성공이 마찬가지다. 그러니 자신이 느끼고 있는 것을 받아들이는 여유를 가지라. 이렇게 큰 감정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를 제한시키지 말라.”(P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