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를 봅니다

새벽2시커피
- 작성일
- 2011.1.1
라스트 갓파더
- 감독
- 심형래
- 제작 / 장르
- 한국, 미국
- 개봉일
- 2010년 12월 29일

예전에 한국, 아니 홍콩영화라던가 일본 영화라던가에 서양인이 등장하면 꽤 어설픈 느낌이 나는 걸 심심치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혹은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아무리 미국에서 찍으면 미국영화라고 해도 뭔가 어색하거나 매끄럽지 못한 구석, 연출 문제도 있겠지만 배우들의 연기에서 오는 그 오그라드는 어색함. 쉽게 치부하자면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의 느낌이었다.

라스트 갓 파더는 대놓고 그런 느낌을 준다.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니란 건 알겠지만 그래서 그러려니 생각할 수 있다. 굳이 '영구아트' 에 어떤 잣대를 들이밀 것이 무엇이랴, 그저 우리가 익숙하게 아는 그 웃음코드를 즐기면 되지. 설마하니 이 영화에 어떤 이론적인 그런 것을 기대하고 가는 이는 없겠지? 싶은데 평론가들의 코멘트를 보면 또 그렇지만도 않은가보다. 그래도 재밌게 즐기면 되지.

그.런.데. 음... 뭐랄까 조잡한 상자를 보는 느낌... 하비 케이틀이 나왔는데...흙. 예전에 영구시리즈 중 하나를 TV에서 본 적이 있는데 생각외로 꽤 괜찮았다. 바보연기라지만 나름 철학과 주제가 있었다. 라스트 갓파더역시 상당히 만화적이다. 단순하게 말해서 어린이시각적인(어린이도 이해할 수 있는) 권선징악의 주제를 담고 있다. 바보같지만 바보스럽지만은 않은 영구가 나온다.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마인드까지 창출해 낸다. 게다가 미인도 차지한다. 그래도 낸시를 처음 만나는 공원에서 납치범으로 나온 그 배우의 연기는 정말 어색했다)
내 뒤에 5~6학년쯤 된 남자아이는 연신 배꼽을 잡으며 웃어댔다. (녀석이 하도 발을 굴러대는 통에 뒤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_-그 말인즉슨 내 의자를 내내 걷어 찼다는 이야기다) 요즘 계속 기분이 안좋으신 엄마께 일부러 보러가자고 했는데 엄마도 연신 내내 웃느라 바쁘셨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즐겁게 보았다. 그런데 나는 극장에서 보기엔 좀 지루했다. TV예고편때만해도 재밌었는데. 감독이 심형래의 연기를 이해하지 못하더란 것을 봤는데 내가 느끼기에 영화속에서 그들은 살짝 따로 놀았다. 그냥 짜여진 각본대로 딱 움직이는 그런 정도. 그래서 지루했다. 그리고 영구는 바보가 아니라 동양에서 온 이민자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많이 낯설고 익숙하지 않고 고향에서는 먹히는게 이 낯선 곳에서는 거부당하는.

그러나 먼저 말한것처럼 심각하게 생각할 구석은 없고 즐겁게 편안하게 보는 영화다. 여기저기 웃음이 터진다. 나 역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니 손해 볼 것도 없었다. 또 여타 다른 영화처럼 아이들과 어른들 따로 구분지을 것 없이 정말 온 가족이 편하게 볼 수 있기도 하다. 이 점이 중요하다. 어른들은 과거 익숙한 웃음코드에 아이들은 색다른 웃음코드에 푹 빠진다. (내 뒤에 아이는 연신 저 사람 심형래 맞아? 라고 묻더라)
아, 그나저나 올 겨울 유난히 추워서 그런가 사람들이 극장으로만 몰려드는 것 같다. 사람 엄청나다. 라스트 갓 파더에 사람들은 웃고 영화는 손익분기점에 쉽게 다다를것 같고, 양쪽 모두 소기의 목적은 달성할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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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