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산의 부장들(2020)의 포스터와 그때 그사람들(2005)의 포스터)

1. 남산의 부자들 & 그때 그사람들

 영화 <남산의 부장들>과 <그때 그사람들>은 공통점이 많다.

제목이 모두 "여섯글자"로 되어 있으며, "들"이라는 어떤 무리들의 이야기를 암시하는 제목을

풀풀 풍기고 있다.

 당연하게도 영화의 바탕은 동일한다 바로 [1979. 10. 26, 박정희 대통령 총격]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공통점이 많다해서 내용도 비슷한건 아니다.

<남산의 부장들>은 D-40일부터 박정희 - 김재규 - 차지철 - 박부장 의 인물을 중심으로 차근차근 박정희의 죽음으로 이끌어가고 있다면,

<그때 그사람들>은 10월 26일 당일의 행적을 그리고 있어서 인물중심이기보다는 사건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다.

둘다 당시를 대표하는 최고의 연기자들이 출연해서 화제가 될 만큼 연기력은 믿어의심치 않는다.

특히, <남산의 부장들>에 출연한 박정희분의 이상민은 싱크로율 100%를 자랑하는 역대급 박정희역할을 선보이고 있다.

 <남산의 부장들>이 승승장구하며 400만 고지를 돌파했으나 불행하게도 코로나의 영향을 받아 관객수가 급감해버렸다. 하는 수없이 극장간판을 내렸는데 만약 코로나가 아니였다면 200~300만은 더 영화관에서 봤을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아있다.

2. "임자뜻대로 해, 임자곁에는 내가 있자나"

영화의 중요한 대사를 꼽으라면 나는 주저없이 이 대사를 꼽겠다.

일명 박정희 리더십을 대표하는 대사로써

박정희의 측근을 관리하는 언사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처리하기 어려운 일들을 내쳐질 자신의 측근을 시킬 때 쓰는 언어로..

김재규가 박정희에게 이 말을 들었을 때, 자신이 내쳐질 것은 예감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어쩌면 10.26의 결단이 더 쉬웠는지도 모르겠다.

<남산의 부장들>은 박정희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심층적으로 다가간다. 그리고 영화적으로 "의미"있는 행동들을 많이 보여주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술에 관련되어 있다.

평소 주당으로 알려진 박정희는 자신만의 요정에서는 고급 양주를 즐기는 한편 대중이나 측근들을 관리할때에는 '막걸리'를 이용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박정희가 독재정치를 했지만,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수단들을 잘 사용했는지를 '술'로써 보여주려 하는것 같다.

3. 김재규는 혁명가 인가? 테러리스트인가!

솔직히 나는 <남산의 부장들>이나 <그때 그사람들>이나

이런 영화를 볼때에 가장 궁금한점은 김재규라는 인물의 평가이다.

2005년에 나온 <그때 그사람들>은 실제 다큐멘터리 화면이 당시의 재판부에 의해 삭제될 만큼

영화적 표현의 자유가 온전치 않았었는데 <남산의 부장들>은 어때했을까?

영화를 다 보고서도

김재규가 왜 그랬는지 확실하게 판단이 안선다.

그가 왜 중앙정보부에 가지 않고 육본으로 갔었는지...

그런 선택의 배경에는 무엇에 있었는지..가 사실 제일 궁금하면서도..

역사적 진실로 남겨둬야 하는걸까...이런 생각도 들기도 하고.

아마도

영화에서도 잠깐 잠깐 나오는데

박정희의 숨은 실권자가 당시 보안사령관인 전두환인 듯 싶다.

군부의 통제는 이미 상당수 전두환의 아래에 있었던 듯 싶다.

당시 육군참모총장이였던 정승화랑 같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승화를 설득하지 못한것이 아마 최대의 실패가 아니였을까 싶다.

만약 정승화를 설득해서 육군의 병력 최소화만 획득할 수 있었어도...

지금의 역사는 상당히 바뀌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영화를 보면,

영화적 재미가 더 있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