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과학서평

cOcOgOOn
- 작성일
- 2023.1.3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글쓴이
- 룰루 밀러 저
곰출판
리뷰가 다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이 분야에 관심이 없다. '읽는 것' 에 대한 즐거움이 어떤 분야든 읽기만 해도 된다는 건 아니다. 관심있는 분야를 읽는 것이 확실하게 더 좋다. 그럼에도 내가 이 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쏟아지는 극찬의 리뷰들 때문이었다. 아니 대체 이 책이 뭐길래 이렇게 좋은 리뷰를 받을 수 있는 것이지? 이 책은 사랑이야기를 담은 소설도 아닌데?
데이비드 스타 조던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뭐지? 이 책 위인전 같은건가? '논픽션' 이라고 설명을 들었는데 왜 실존 인물의 업적들이 나오는거지? 이런 생각을 했다. 그래서 리뷰들의 대부분은 처음은 지루하다 그래도 참을성 있게 끝까지 읽으면 큰 보상을 받을 것이다! 라고 했던 것일까? 책에 나온 난생 처음들어보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 은 그나마 내가 들어보았던 '스탠포드 대학교'의 초대 총장을 역임한 어류학자라고 했다. 아!! "물고기가 없다" 는 이야기를 해야하니 '어류학자' 를 인물로 내세운 걸까? 이런 생각으로 가득차서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반전, 그래서 물고기는 존재해?
* 스포 주의
그렇다. 이 책의 묘미는 바로 반전이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어느순간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숨겨진 진실을 폭로하기 시작한다. 그를 집착의 끈기있고 업적있는 대학자에서 사실은 우생학을 지지한 인종차별주의자 였고, 스탠포드 대학교을 만든 '제인 스탠포드' 를 살인한 살인자 라는 것을...
저자는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진실이 무너지는 순간을 "그래 사실은 물고기는 없아" 라고 표현한다. 분류학상 '어류'는 존재하지 않는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평생을 해왔던 물고기의 분류작업이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 존재를 연구하고 분류해왔던 셈이다.
즉,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일군 평생의 업적이 허상이었다라는 것. 그것은 데이비드는 '우생학'의 신봉자로 인종차별적 삶을 살았으며, 제인 스탠포드를 살인한 '살인자'에 불가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믿어왔던 것들이 진실이 아니게 되는 순간. 더 많은 진실이 드러난다는 것이 이 책의 주는 핵심 메시지었다. 저자는 그러면서 본인이 양성애자 였음을 고백한다.
한편으로는 '그래서 물고기는 진짜 없는거야?'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도 뿌리깊게 자리잡은 진실이었기 쉽게 그 사실을 포기하기가 힘들었다. 진짜일까? 찾아보기로 했다. 찾아보았더니,
어류라는 분류 용어는 생물 분류 단계에 맞는 올바른 분류명(단계통군)이 아니다. 비슷한 특징을 보이는 여러 가지 생물들을 한 번에 몰아 넣은 측분류군으로, 그 안에 공통 조상이 아니거나 그 군의 특징에 해당이 없는 종들이 끼어 있기 때문이다
- 나무위키 발췌
진짜 어류라는건 없다. 더 정확하게는 분류학상 어류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동안 우리가 불러왔던 이름은 없었던 것이다. 충격이네...
민들레 법칙
내가 기대했던만큼의 '빅재미'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요즘 책들에서 보기 힘든 '반전'과 '진실'을 찾아가는 재미는 있었던 것 같다. 특히 '민들레 법칙' 은 인생에 있어서 '지표'로 삼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바로 그때 그 깨달음이 내 머리를 때렸다. 그게 거짓말이 아니라는 깨달음
애나가 중요하다는, 메리가 중요하다는 말.
혹은 이 책을 읽는 당신이 중요하다는 말.
그 말은 거짓말이 아니라, 자연을 더욱 정확하게 바라보는 방식이다.
그것이 민들레 법칙이다. 어떤 사람에게 민들레는 잡초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똑같은 식물이 훨씬 다양할 것일 수 있다.
-p226
보는 관점에 따라서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민들레 법칙'은 내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사물을과 현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이냐에 따라 삶의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텐데 이왕이면 긍정적 영향을 미치도록 바라봐야 하지 않겠냐는 저자의 메시지! 당연하 소리 아냐?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책을 읽다보면 '민들레 법칙' 이 주는 메시지의 힘은 크게 느껴진다.
갑자기 생선인간 이광수배우가 생각나네....
오랜만에 '자연과학'으로 분류된 책을 읽었다. 최근에는 '과학'의 분야가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오고 있고 각종 예능에서도 재미있게 다뤄주고 있어서 책으로 읽기에도 부족함이 없어졌다. 더 유능한 과학관련 작가들이 나와서 책 읽는 즐거움을 배가 시켜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끝마쳤다.
세계적 학자인 다윈은 분류학적으로 물고기는 어쩌면 인간하고 비슷하게 놓여질 수 있다는데....그럼 이제 물고기는 동족으로 삼아야 하는 것일까....갑자기 몇 해전 이광수님이 주연한 영화가 생각났다. [돌연변이]라는 영화인데 이광수님이 생선인간으로 나온다...그때와는 다르게 다른 관점으로 영화를 다시 봐야하는게 아닐까....ㅋ
▲ 이광수 주연의 [돌연변이](2015) 중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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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