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낭만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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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록(1808-?)의 「책거리」


종이에 채색 202.0x438.2cm 호암미술관 소장


 


우리의 옛 그림 중에서 같은 한자문화권인 중국이나 일본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의 하나로 「책거리」 그림을 들 수 있다. 갑匣이 다양한 여러 책들과 문방제구 및 완상용 골동품들을 함께 나타내 여러 폭으로 된 병풍으로 꾸민 이들 그림은 책거리란 명칭 외에도 '책가도冊架圖', '서가도書架圖', '문방도文房圖' 또는 '책탁문방도冊卓文房圖' 등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이 그림에 대한 조명은 민화 연구가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민화의 범주에서도 즐겨 그렸지만 어엿한 전문 화원들에 의해 궁중의 장식화에서 시작된 것으로 여겨진다. 문헌자료에 의할 때 김홍도와 같은 거장도 이 분야에 손을 대었으며, 이윤민(李潤民, 1774-1841), 이형록(李亨祿, 1808-?) 부자가 책거리로 큰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이 그림은 19세기에 정형이 이루어진 바 오늘날 전래된 책거리들에서는 그 이전 것을 찾아보기 어렵다.


 


왕실의 장식 병풍에서 출발한 책거리는 중국의 다보각多寶閣이나 다보격多寶格과 같은 목가구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들은 모두 중국 황실에서 서화골동 등 진귀한 유물을 넣는 가구다. 우리에겐 이를 평면화한 그림으로 대용한 듯 여겨지며, 중국에선 이를 하나의 독립된 주제의 그림으로 옮기지 않았다. 이 계열의 그림을 중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수요층의 확대로 조선말에 이르러선 민화로도 많이 제작되었다. 지역적 특징을 보이는 것들도 있으며, 진채眞彩만이 아니라 수묵으로 그린 예 등 다양한 양식을 이룩했음을 알리는 것들도 있다. 흔히 '수렵도'를 무武의 상징으로, '책거리'는 문文의 상징으로 보기도 한다. 이들 모두는 중국식 복색, 중국의 기명들이 등장되지만 중국과는 구별되는 독특한 양식을 이룩한 점에서 크게 중시된다. 학문을 숭상하는 유교국가인 조선이 창출한 가시적인 조형예술로 값진 문화 유산의 하나로 선뜻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공부하러 박물관 간다
이원복 저 | 효형출판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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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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