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낭만푸우
  1. Literature

이미지

La Jolla Beach는 바닷빛이 예쁘고 절경으로 소문한 곳이다. 미국에 있는 비치들 중 열손가락 안에 꼽히는 바다다. 백사장에서 한가롭고 오수를 즐기는 물개들도 볼 수 있다.

Cove를 따라 조성되어 있는 산책로를 여유롭게 거닐어도 좋고, 백사장까지 내려가 바다를 좀더 가까이에서 봐도 좋다.

 

사진에 보는 것처럼 경이로운 물빛과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남편 손을 잡고 오래오래 바닷가를 거닐다 La Jolla에 있는 Museum of Contemporary Art San Diego에 들렀다. 다운타운에 있는 거랑 착각해 그쪽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La Jolla에 있는 뮤지엄을 더 선호한다.

샌디에이고에 가면 꼭 들리는 곳 중 하나인데, 애석하게도 이번 여행중엔 전시관 확장을 위한 공사 때문에 문을 열지 않아 뮤지엄 안에 들어가진 못했다.

 

대신 노천 까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여기 커피, 정말 맛있다. 강추.

뮤지엄 문이 닫혔어도 까페는 항상 열려 있으니 샌디에이고에 갈 일 있으면 꼭 한 번 들려보시길.

 

 

이날은 샌디에이고의 강한 햇볕을 가려줄 챙이 아주 넓은 모자에

네이비색 니트 원피스에 핫핑크색 미니백, 그리고 핫핑크색 끈이 있는 네이비색 스니커즈를 신었다.

일부러 의식해서 색깔을 맞춘 건 아닌데, 커피를 마시면서 보니 심지어 그날 읽었던 시집까지 네이비라 색깔 조합이 완벽하다.

 

어, 이렇게 모든 게 딱 떨어지게 완벽한 날이 흔치 않은데.

심지어 네이비는 바다 물빛과도 너무 잘 어울리지 않는가!

잘 구워진 빵처럼 마음이 맛있는 냄새를 내며 부풀어 오른다.

아, 행복해.

 

그런데, 이 날은 마지막까지 완벽했다.

 

남편이 한국 음식이 먹고 싶다고 해서 한국 마트를 찾아 집에 가는 길에 장을 보러 가기로 했는데,

지피에스가 꼬불꼬불한 산길만 인도한다. 심지어 점점 더 산쪽으로 올라간다.

이건 뭐지? 하는데 너무너무 아름다운 집들이 등장하는 거다.

 

역시 언덕이나 산은 부자들이 모두 점령했군, 그러나 집들이 아름다운 건 사실이군, 하며

바깥 경치를 감상하며 느린 속도로 운전을 하고 있는데

세상에... 어느 스팟에 이르니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어느 집들도 없는, 딱 그만큼의 공터를 통해 아름다운 뷰가 펼쳐진 것이다.

 

와!!! 감탄이 절로 나온다.

비치 앞에 있는 호텔의 ocean front view랑도 비교가 안 될만한 장관이다.

너무 너무 행복하잖아.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거야,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춥고 비가 많아서 암담했던, 그리고 한국에서 들려오는 소식 때문에 내내 심장이 아팠던 올 겨울을 모두 보상받는 기분이다.

 

맵을 보니 한국 마트 바로 건너편 몰에 반스앤노블 서점이 있다.

 

우리 들렸다 갈까?

그래.

 

문을 열고 서점에 들어가자마자 특별하게 만들어진 부스에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신간이 잔뜩 올려져 있다.

신간이 나온 건 알고 있었지만 이래저래 바빠 사야겠단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반갑다.

 

 

그리고... 이 사인본을 발견했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내가 가장 애정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그의 진중함, 재기발랄함, 실험정신 등을 모두 사랑한다. 아내인 니콜 크라우스의 작품들도 많이 좋아하는지라 이 부부는 내게 아주 아주 소중하다.

 

그런데 그런 작가의 친필 사인본을 발견한 것이다.

그것도 평범하게 검은색 펜으로 사인을 한 게 아니라 핫핑크색 펜으로 사인한 책을.

 

네이비와 핫핑크의 완벽한 조화로움의 마침표이자 방점을 아주아주 근사한 방법으로 찍었다.

 

아, 정말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거야?

 

 

그 다음날 부터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친필 사인본을 찾기 위한 책방 순례가 시작되었다.

일부러 서점을 들르진 않아도, 가는 곳 근처에 반스앤노블이 있으면 꼭 들러 사인본이 있는지 찾아봤는데, 이렇게 또 한 권을 찾아냈다.

이건 평범하게 검정펜으로 사인한 책.

 

한국엔 언제 번역되어 출간될지 모르겠는데, 그 전에 원서로 읽는 기쁨을 누려봐야겠다.

아, 행복해!

 

(앗, 글을 위한 사진을 올리다 발견한 건데 그날 커피를 마신 까페 테이블의 꽃도 핫핑크였구나. 이렇게 완벽할 수가!!! 와우.)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3.04.26

댓글 0

빈 데이터 이미지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

책읽는낭만푸우님의 최신글

  1. 작성일
    9시간 전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9시간 전
  2. 작성일
    2025.6.2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6.2
    첨부된 사진
    20
  3. 작성일
    2025.6.2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6.2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30
    좋아요
    댓글
    183
    작성일
    2025.5.30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30
    좋아요
    댓글
    167
    작성일
    2025.5.30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29
    좋아요
    댓글
    121
    작성일
    2025.5.29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