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라지꽃(Book)

책읽는낭만푸우
- 작성일
- 2008.10.5
당신의 뇌를 믿지 마라
- 글쓴이
- 캐서린 제이콥슨 라민 저
흐름출판
예전에 재테크로 결혼 전 아파트까지 장만했던 한 선배가 이런 말을 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주식이 아파트보다 수익률이 높다.
단타를 노리는 게 아니라 장기간 묻어 둘 돈이 있다면 주식을 해야 해.
솔직히 난 주식 쪽엔 문외한이고 관심도 없지만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게 있다면,
아, 장기간 묻어둘 돈이 있다면 치매 치료제나 치매 예방 치료제, 혹은 뇌 기능 향상 약들을 개발하는 제약회사나 연구소의 주식을 사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거다.
마찬가지로 아이의 진로로 고민하는 부모가 있다면
문과라면 심리학과,
이과라면 의대, 그것도 신경과 쪽으로 진로를 정하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우리 나라도 10명당 1명이 노인일 정도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걸 고려한다면 앞으로 이쪽이 무진장 각광받을 것 같으니깐.
솔직히... 이 사람도 누누이 강조하고 있지만, 자신의 기억력이나 주의력, 집중력이 떨어지는 거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은 대개 고학력의 전문직 종사자들일 것이다. 이 사람들은 아우토반을 질주하는 비싼 차들처럼 아주 짧은 시간에 최고의 속도를 내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 아주 조금만 그 속도가 늦어져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에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점은 감안하고 봐야 할 듯하다.
그러나 단순히 기억력, 주의력, 집중력에 한정하지 않고
이런 것들이 이후에 알츠하이머병 발병률과 상관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고려해본다면 이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의 수는 많아질 것이다.
우리 나라 역시 치매로 고생하는 노인 인구들과 그 가족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 전처럼 자식들이 부모를 모시고 살지도 않을 뿐더러, 맞벌이 부부가 주를 이루면서 부모 병간호를 자식들이 하던 시대도 더 이상 아니다. 치매나 암같은 경우 한 가족의 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로 인해 고생하기 때문에 국가에서도 적극 나서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이 책은 나름 유의미하겠다.
Chapter 1 도대체 나의 뇌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중년이 되면서 기억력이 급격히 떨어져서 불안해하는 여러 사람들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여러 전문가들을 만나 여러 검사도 해보고 그들이 권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도 사용해 본다.
솔직히 효과는 미비하거나 단기적이다. 그나마 이 장을 읽으며 위안이 된 건... 서른 즈음부터 오메가 3를 먹기를 잘 했다는 거.
Chapter 2 뇌와 기억력에 관한 편견과 진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뇌에 좋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스킨십이 많으면 스트레스에 강해진다고 한다.
부모의 관심과 사랑이 아이의 지능을 결정한다고 한다.
이건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솔직히 실천하기엔 힘들다.
육아 스트레스에 지친 부모가 스트레스는 뇌에 좋지 않다고 육아에 들이는 시간을 줄인다면 스킨십을 덜 받고 관심을 덜 받은 아이는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지능이 낮아진다는 건데 이 두 가지를 어떻게 동시에 만족시키냐는 말인가? 아무 말도 안 해주는 것보다 더 속 터진다. 이러고 살 수 있다면 정말 좋지. 그럴 여유가 없으니깐 문제지.
호르몬 요법과 관련해서는 이것이 미국에서만 진행되고 있는 건지, 우리 나라에서도 인식의 전환이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암튼, 꼭 필요한 분들이라면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가벼운 뇌진탕도 뇌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기는 했지만 오히려 스트레스를 가중시켰다. 저자는 소파에 앉아 있을 때도 헬맷을 쓰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뇌를 보호하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고 하지만, 솔직히 나만 해도 싱크대 위쪽 문을 열어 놓고 밑에서 뭔가를 찾다 부딪힌다거나...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세게 부딪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런 것들이 뇌진탕을 일으킬 수 있고 뇌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니... 어이쿠, 나 알츠하이머병 걸릴 확률이 늘어난거야,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암튼, 조심 또 조심해야겠다는 각성을 하게 된 건 고무적이다.
Chapter 3 생각대로 되지 않는 뇌, 방법은 따로 있다
이 장에서 본격적인 쇼핑이 시작된다.
뇌를 개발하기 위해, 떨어지는 주의력과 집중력, 기억력을 되살리기 위한 저자의 노력은 실로 눈물 겹다
명상법, 수면학습, 환경 바꾸기 등등.
그렇지만 일반인들이 직장을 다니고 가정 생활을 하면서 이러한 것들을 실험해보기란 쉽지 않다. 우선 시간을 비우기가 힘들고 이런 데 투자할 돈도 없다. 물론 어떤 것을 중요시하느냐하는 가치관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이 정도의 쇼핑이 가능한 사람이 과연 전체 인구의 몇 퍼센트나 가능할지 생각한다면 좀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이 장에서 또 하나 스트레스가 된 거. 약이 기억력을 훔쳐가는 도둑이라는 거다.
나같이 일년 내내 감기약을 달고 다니는 사람같은 경우, 감기약이 해마에 상처를 입힌다는 이야기는 충격에 가깝다. 그래, 결심했어. 뇌 건강을 위해서 감기약을 끊겠어. 정 죽겠다 싶을 때만 조금씩만 먹어야지.
Chapter 4 2080 건강한 뇌를 위한 생활 습관
몸이 아프면 뇌 기능이 저하된단다. 비만이나 당뇨도 기억력을 떨어뜨린단다. 고혈압도 빈혈도 갑상선 호르몬 기능 저하증이나 항진증도. 다른 건 모르겠고 한국 있는 동안 갑상선 호르몬 수치는 한 번 체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본인에게 해당하는 부분이 있다면 지체 말고 검사를 받아보고, 지금부터라도 미리미리 대비하길.
암튼 이 책에서 강조하는 건 결국 신체의 건강을 잘 지키는 것이 뇌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기도 하다는... 단순하지만 명확한 진실.
정 바쁜 사람은 Chapter 4만 읽어도 될 거 같다. 그 중에서도 마지막 장.
마지막 장인 16장에서는 나이가 들어서도 기억력을 유지하는 방법들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데 어찌 보면 몇 가지만 빼고는 다 실천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이사 등 환경을 계속 바꿔 주고, 한 가지 일만 하지 말고 다양한 일을 하라는 것. 그리고 중년에 새롭게 공부를 시작하라는 것.
이 세 가지는 정말 어렵다. 뇌 건강을 위해서 직장을 수시로, 그것도 이전 직장과 전혀 상관 없는 직장으로 이직한다는 건 어려우니깐. 같은 맥락에서 한참 자라는 애들이 있는데 내 뇌 건강을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새롭게 공부를 시작한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이사라는 것도... 환경이 전혀 다른 곳으로 간다는 게... 맹모삼천지교처럼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익숙한 것과 결별하라는 것이니깐, 루틴한 일상에서 벗어나려는 노력만으로도 충분히 유의미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네비게이션에 의존하지 않기. 맨날 다니던 길로만 다니지 말고 새로운 길로 다녀보기. 책상 위에 있는 물건들의 위치를 수시로 바꾸어 보기. 가정 주부들이라면 요리하는 방법이나 빨래 개는 방법을 바꾸어 보기. 싱크대 수납 방법을 수시로 바꾸어 보기 등등의 방법이 있을 수 있겠다. 그리고 남녀 모두 하루에 10분이라도 스트레칭을 해주기. 기회가 된다면 에어로빅 등을 해주기. 두뇌도 에어로빅을 할 수 있도록 낱말 맞추기나 스도쿠 등을 하기 등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건 별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거다.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춤이다. 이건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여가 생활이 될 수 있으니 부부간 사이도 더 좋아지겠다. 나도 우리 남편이랑 탱고든 살사든 뭐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인다면 우울증 등도 예방할 수 있을테도 활동적이고 활기차게 인생을 살 수 있다면 좀더 의욕적으로 자기 삶의 주인도 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 책의 내용은 어찌 보면,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을 돌아다보며... 바쁘다는 핑계로 방기했던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체크하게 한다.
결국... 뇌를 건강하게 하는 것은 자기 몸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고, 그것은 또한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것도 된다.
야, 미국 같은 나라에서 저러고 병원을 돌아다니며 검사를 할 정도면 얼마나 돈이 많은 거야?
저널리스트라 협찬이 가능하니깐 저러고 다니지 일반인이 저러고 다닐 수 있어?
비판하기보다는(솔직히 나도 책을 읽는 내내 이 여자 정말 대단한 쇼핑 중독자다 싶기는 했다),
노년을 미리 대비한다는 의미에서,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해서
자신의 뇌와 몸의 건강을 수시로 확인하고, 뇌와 몸, 마음의 건강을 중요시하고 이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뇌를 사랑해주고,
몸을 사랑해주고,
마음을 사랑해주자.
뭐 이런 결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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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