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낭만푸우
  1. 도라지꽃(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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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네메시스
글쓴이
요 네스뵈 저
비채
평균
별점8.9 (83)
책읽는낭만푸우

 

너 같은 놈과는 말할 필요도 없다. 이 칼이 나의 말을 대신하리라.

- 윌리엄 셰익스피어,『멕베스』



 



 



오슬로에서 은행 강도 사건이 발생한다. 전 과정을 철저하게 준비한 범인은 침착하게 범죄를 마친
후 은행을 빠져나간다
. 완전 범죄에 가깝다. 그러나 범인은
은행을 떠나기 전
 창구에 있던 은행 직원을
총으로
 쏴 죽인다. 경찰은 이 사건을 강도 사건이라 규정하고 범인의 강도 행각을 수사하는 데 집중하지만, 해리 홀레는 이것을
살인 사건이라 규정하고,
다른 형사들과는 독립적으로 사건을 수사한다.



 

한편예전 여자친구인 안나의 초대로 그녀의 집을 방문했던 해리는
전날 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 채 자신의 집 침대 위에서 깨어난다
그런데 해리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그 밤에
 안나는 머리에 총상을 입고 죽었다. 경찰은
자살로 사건을 종결 짓지만
, 전날 밤 해리의 방문을 목격한 이웃들이 있고, 해리의 정적인 톰 볼레르는 이걸 빌미로 해리를 안나 살인의 용의자로 체포하려고 한다.



이중의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홀래는 과연 이 두 사건을 모두 해결할 수 있을까
? 



 

사실 이 작품의
노르웨이 원제는 이 작품의 주요 배경인 오슬로의 거리 이름을 딴 『소르겐프리
Sorgenfri』이다. 그런데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제목을 『네메시스』로 바꾸었다.
네메시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으로, 복수의 여신이다. 그리고
이 작품은 한국어 제목인 네메시스가 압축적으로 보여주듯 복수
주제로 한다.



 

서로 각각 다른
현장에서 발생한 두 건의 살인 사건은 독립된 것처럼 보이지만
, 두 살인 사건의 동기는 단 하나, 복수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위에서도 이미
지적했듯 네메시스는 복수의 신이다
. 그러나 그리스 신화의 네메시스는 로마로 건너와 유스티티아라는 법의 신으로 변모한다. 네메시스가 저울과 채찍을 들고 있다면, 유스티티아는 눈을 안대로
가린 채 저울과 칼을 들고 있다
.



 

그렇다면 법과
복수 사이엔 어떤 공통점이나 유사성이 있을텐데
, 요 네스뵈가 집요하게 붙드는 것, 그러니깐 이 작품의 저변에 깔린 최초의 질문은 바로 이 복수에 대한 것이다. 그것이 사적 영역에서 행해지는 것이든, 아니면 법이라는 이름으로 공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든 간에 말이다.
맹목적 정의와 차가운 복수에 근거하는 법은 복수와 얼마나 같고 다른 것일까?



 

복수는
남자들이 죽고 못 사는 지겨운 영역 표시에 속할 뿐이다
. 의무가 아니라 그저 네안테르탈인의 욕구일 따름이다



VS



복수는
원시적인 게 아니라 사고하는 인간의 반사작용이다
. 입헌국을 만든 것이 보복의 논리이다. 눈에는 눈, 죄를 지은 자는 벌을.
복수는 기본적으로 문명의 기초로, 복수의 실행은 진화론적으로 효과를 이미 드러냈다.



 




네스뵈는 이 두 가지 입장 중 어느 한 쪽에 치중하지 않은 채 중립적인 입장에서 양 입장의 인물들을 적절하게 보여준다
.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인물들과, 그들을 계기로 발생하는 사건들을 통해서
말이다
. 쉴 새 없이 펼쳐치는 사건들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반전이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지만
, 이 소설의 경우 거듭되는 반전은 형사로서의 해리 홀레라는 인물의 완성도와
사건 해결의 완성도
, 그리고 작품의 완성도를 동시에 높여준다.), 그리고
선악이 혼재된 미스터리한 인물들은 미국이나 일본의 추리소설에 익숙한 독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

 



 



당신이
장르소설 마니아이건 그렇지 않건
『네메시스』가 충분히 흥미롭고 매력적일 수 있는
것은 이 작품이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의 훌륭한 플롯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치밀하고 정교한
플롯의 크라임 소설은 그 자체로 아주 미적이게 느껴지는데,
『네메시스』는
그 정점에 있는 소설이다. 크라임 소설로 느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독자에게 선사하는 아름답기까지 한
소설이다. 심지어 이 작품은 고전에서 느낄 수 있는 고전미까지 보여준다. 스릴러나 누아르가 보여줄 수 있는 시각적이고 감각적 재미와 더불어 우아하고 클래식한 멋까지 갖추었다.



 

아마
『네메시스』를 읽고 나면 이 작품과 더불어
오슬로 3부작으로 일컬어지는 전작 『레드브레스트』 와 후속작 『데빌스 스타』 도 찾게 될 것이다. 장담하건대, 이 세 작품을 읽는 것은 올 여름을 가장 시원하게 보낼
방법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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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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