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사진
joonfluence
  1. 기본 카테고리

이미지

도서명 표기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
글쓴이
박정훈 저
한겨레출판
평균
별점8.4 (14)
joonfluence

여러 감정들이 교차하지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놀랍다이다. 어떻게 남성으로서 여성이 겪는 차별과 혐오와 관련한 문제들을 이렇게 잘 정리해낼 수 있었을까? 물론 저자가 사회부 기자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수도 있으리라.



 



동시에 부끄러웠다. 누군가는 사회적 문제에 관해 이렇게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또 행동으로 옮기자고 외치고 있는데, 나는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적어도 나는 아니다'라는 식으로 선긋는 행동들을 해왔기 때문이다.



 



동시에 고맙다. 그 까닭은 과거의 내가 여성들에게 저질렀던 행동과 말들중 부끄러운 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스스로 떳떳하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자기혐오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나의 부끄러움과 자기혐오의 원인에 대해 명확하게 생각할 수 있었다. 일상에서 남성으로서 무의식적으로 권력적 우위를 점해온 것이 부끄러웠던 것이다. 겉으론 성평등을 외쳤지만, 행동은 반대였다. 원인을 알자, 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앞으로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수 있었다.



 



나는 20대 남성이다. 동시에 이 책을 여러 남성들에게 권하고 싶다. 그리고 저자의 말처럼 함께 연대하고 행동으로 옮겨, 세상을 변화시키는 노력을 기울여보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왜냐면 우리는 아직 변화할 가능성이 충분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 6월 16일 추가



얼마 전,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란 책을 읽고 짧은 감상평을 써서 페이스북에 공유한 적이 있다. 사실 퇴근하기 전에 짧은 시간을 들여 쓴 글이라, 공유하기 민망했지만, 내 친구 중 한 명이라도 책의 내용에 관하여 호기심을 갖기를 희망하는 마음에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렸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지인 중 한분께서 작가님을 태그해주셨고 작가님께서 부족한 글을 직접 타임라인에 공유해주셨기에, 감사한 마음에  또 한 번 글을 쓰게 됐다. 



 사실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남들 앞에 남성 페미니스트임을 자처해본 적은 없었다. 그리고 아주 최근까지도 내게 페미니즘은 여성만이 이야기할 수 있는 일이라 여겼기 때문에, 여성 문제에 이야기를 내는 페미니스트들을 지지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남성으로서 함께 이 문제에 연대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라는 책을 읽고 꽤나 큰 위안과 감동을 받았고, 박정훈 작가님과 함께라면 남성 페미니트스라는 정체성을 함께 해도 괜찮단 생각이 들었다. 



 사실 페미니즘은 내 삶과도 아주 깊은 연관이 있다. 그리고 20대 남성인 내가 남성 페미니스트라는 정체성을 갖게 된 것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닌 나 '개인'의 문제이자, '앞으로 어떤 삶을 살 것이냐'에 대한 내 대답이기도 하다. 



 현재 나는 27살의 남성으로, 페미니스트인 20대 초반의 여동생과 50대 중반의 가부장적인 아버지 그리고 맞벌이를 하면서도 가정에 헌신적인 50대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우리 아버지는 내가 보았던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을 하시는 분이다. 실력과 성실함을 주변으로부터 인정 받는 분이시다. 그러나 집안에선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남성이기도 하다. 반면, 동생은 가부장적인 아버지를 보고 자라서인지, 여성이기 때문인지 고등학생 때 이미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되려 내게 여러 권의 책을 권할 정도로 문제의식을 자각하고 있던 학생이었다.

 난 늘 그 두 사람의 의견을 듣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동생이 여성으로서 겪는 고충과 차별 그리고 아버지가 겪는 가장으로서의 외로움과 책임감을 보고 들었다. 동시에 어머니께서 혼자서 집안일을 해나가는 것 역시 지켜보았다. 



 그렇지만 남성이기 때문에 여성의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그 누구도 비판하는 사람이 없었다. 되려 20대 초반의 군대 문제와 남성으로서 겪는 역차별을 주장하며 남성의 편에 서는게 횔씬 편이 편했다. 



 그러나 남성을 떠나, 개인으로서 그리고 시민으로서 내 감정과 생각에 책임져야 한다고 느끼며, 나와 같은 다른 페미니스트 분들에게 조금씩이나 직접적으로 힘을 보태 드리고 싶다. 



 사실 나를 포함하여, 20대 남성이 페미니즘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일은 여성에 비해 어렵다고 생각한다. 얼마전 성 문제에 관한 2/30대 남녀간의 견해 차이에서 엿 보이듯, 이 문제는 남성이 나서지 않으면 다음 세대에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라고 본다. 그 만큼 하나의 문제에 관해 서로 바라보는 시야가 다르다. 



 그렇지만 그래서 더더욱 20대 남성에게 희망을 건다는 저자의 말이 반갑다. 

나 역시, 내 또래 남성들은 우리의 아버지 세대완 다른 선택을 내릴 수 있는 존재들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음 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여성이 겪는 차별, 문제 등을 여성과 함께 해결할 수 있지 않은가? 우리에겐 다른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 



 비록 그게 우리에게 불편할지라도, 누군가의 희생으로 자신의 편안함을 담보 받는다면 바꿔 나가야 한다. 



 여성이 겪는 성폭력/성폭행, 가정과 직장에서의 부당한 처우, 사회 곳곳에 퍼진 여성 혐오, 젠더 갈등에 대해 남성이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근절하고자 노력한다면 이 문제는 우리 세대에 끝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만약 이 이야기에 공감한다면, 단순히 생각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작지만 행동으로 옮겨보는 게 어떨까? 



 나를 포함한 20대 남성은, 우리 아버지 세대와는 확실하게 달라야 한다. 여성을 몸매와 외모로 평가하거나 뒤에서 몰래 포르노 사이트를 살피는 짓도 그만두자. 우리 모두 스스로에게 떳떳할 수 없는 행동은 하지 않도록 노력하자. 남성이라해서 무슨 주제로 여성을 평가할 수 있을까? 



 육아와 가사 노동을 여성 책임으로 돌리는 일도 아버지 시대로 끝나야한다. 남성으로서 누리는 편안함을 누릴 수록 가족 그 누군가는 힘들어진다. 





 동시에 남성 역시, 맨박스에 갖혀 항상 강인하고 책임감 넘치게 행동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되려 여성의 부드러움에서 배우고 솔직하게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내게 한국에서 남성 페미니스트로 사는 것은 ‘선택’의 문제이지만, 나의 딸과 아내가 미래에 겪을 고난을 예방하고 근절하는 일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명의 고민으로 그칠 수 있었지만, 이러한 논의를 책과 기사를 통해 공론화해준 박정훈 작가님께 다시 한 번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


좋아요
댓글
1
작성일
2023.04.26

댓글 1

  1. 대표사진

    더오드

    작성일
    2021. 7. 5.

사락 인기글

  1.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7
    좋아요
    댓글
    100
    작성일
    2025.5.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8
    좋아요
    댓글
    59
    작성일
    2025.5.8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5.7
    좋아요
    댓글
    118
    작성일
    2025.5.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