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다! - 인문교양

지나고
- 작성일
- 2019.8.4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 글쓴이
- 유성호 저
21세기북스
매주 시체를 보러 가는 사람이 있다. 법의학자 유성호다.
법의학자는 매일 죽음을 마주하는 직업이다. 법의학자는 왜 그리고 어떻게 죽었는지를 늘 고민한다. 그러한 과정에서 죽음의 사회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죽음의 형태에도 각 국가마다 그리고 한 국가 내에서도 지역마다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된다.
지금까지 법의학을 연구하면서 죽음에 관해 느꼈던 많은 이야기들을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왜 우리가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싶다.
혹자는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이 책을 읽는 독자들께서는 책을 통해 자신과 주변의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이를 토대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 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더 나아가 삶을 어떻게 살아가고 마무리할지에 대한 큰 계획 또한 세울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p. 16~ 17 들어가는 글)
서울대학교 ‘죽음의 과학적 이해’라는 강의를 바탕으로 했다는『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는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죽어야 만날 수 있는 남자
2부 우리는 왜 죽는가
3부 죽음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1부에서 법의학자로서 법의학에 대해 설명하고, 2부에서 본격적으로 죽음을 다룬다. 마지막 3부에서는 그 죽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여러 사례를 통해 알아본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자신이 어떠한 모습이기를 바라는지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삶은 더욱 풍성해지고 깊은 의미를 품는다. (p. 266)
결국 죽음을 통해 삶을 이야기한다고 볼 수 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으로 향한다는 말이 있다. 어떻게 하면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만든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1부를 제외하고는 여느 죽음 관련 책과 그리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굳이 법의학자가 아니라도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이랄까. 때로 1부가 2부로 연결될 때가 있기는 하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28만 여명이 사망하는데, 실제로 타살은 500여 명 정도, 즉 10만 명당 1명이 안 된다. 2017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0만 명당 0.8명이며, 흔히 10만 명당 2명 정도로 나오는 통계는 살인미수까지 포함된 경우다. 반면에 자살은 10만 명당 24명이 넘는다. 타살의 30배에 달하는 수치다. (p. 26~ 27)
자살은 예방할 수 있다. 자살 사고는 단계적으로 일어나는 일로, 우선 자살을 오래도록 계획한 후에 자살 시도를 하게 되기에 중간에 누군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관심 그리고 사회적 안전망까지 잠재적 자살자에 대한 우리의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
국가적으로도 자살 방지 정책을 시행하는 데 일정 정도의 예산을 들이는 것을 당연시해야 한다.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고 무조건 반대하기보다 자살 문제에 관해서만큼은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안타까운 죽음이 줄어들 수 있도록 해야겠다. (p. 192~ 193)
아무리 외면하고 싶어도 죽음은 가까이에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죽음을 맞이하고 있을 것이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오스카 와일드의 묘비명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이 글을 계속 기억하는 건 자신 역시도 그럴 것 같다는 공감 때문이 아닐까. 이제라도 분명하게 죽음을 수용하는 법을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흐릿하던 삶도 분명해지지 않을까 싶다.
죽음과 친숙한 삶이야말로 더욱 빛나고 아름다운 삶으로 새로워질 수 있다는 것을 꼭 잊지 않았으면 한다. 그것이 죽음으로 삶을 묻는 이유다. (p.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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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