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fe is Egg

DrSlump
- 공개여부
- 작성일
- 2024.1.24
우리나라의 군대는 육군, 해군, 공군과 해병대가 있습니다. 보통 육군의 경례 구호로는 '충성', '무공', '화랑', '북진' 등 각 군단이나 사단, 또는 여단에 따라 자기들이 사용하고 싶은 경례 구호를 골라 사용합니다. 반면 해군과 공군, 해병대는 '필승'을 경례 구호로 사용합니다. 왜 그들은 육군과 달리 딱히 '필승'만을 경례 구호로 사용하는 것일까요?
아마도 이는 그들의 군역에 따라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상황이기에 그런 구호를 사용할 것입니다.
해군의 예를 보겠습니다. 해군은 기본적으로 배나 잠수함에서 근무를 합니다. 그리고 같은 배나 잠수함 또는 항공기를 상대로 전투를 합니다. 따라사 상대방을 침몰시키거나 격추시켜야만 생존할 수 있고, 승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상대방에게 피격된다면 침몰할 수밖에 없습니다. 잠수함이라면 시체도 건질 수 없음은 물론이고 함정의 경우도 일부는 운이 좋아 바다로 뛰어들어 살 수도 있지만 대부분 함정 내부에 있던 인원들은 배와 같이 침몰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겨야만 살 수 있고, 지면은 무조건 죽어야 합니다. 물론 해군에서도 함정이나 잠수함에 보급이나 무장을 제공하기 위해 육지인 부두에서 근무하는 인원도 있습니다. 그래서 함정이나 잠수함에 근무하는 인원들은 '생명수당'이나 '근무수당'을 따로 더 받습니다. 반면 육지인 부두에 근무하면 그런 수당이 없죠. 제가 근무하던 시절, 육군 병장이 한 달에 12,700원을 받았습니다. 해군도 육지에서 근무하면 같은 금액을 받았죠. 그런데 함정에서 근무하는 해군은 한 달에 3만원을 추가로 더 받았습니다. 육군 병장보다 많은 생명수당이 나왔던 것이죠.
공군은 기본적으로 비행기를 타고 전투에 임합니다. 전투기나 폭격기, 수송기를 타고 상대방 적기나 상대의 대공미사일을 상대해야 합니다. 전투에서 상대방을 격추시키거나 폭파시켜야만 살 수 있죠. 피격된다면 항공기의 특성상 거의 무조건 사망입니다. 아주 운이 좋다면 간신히 낙하산으로 탈출을 할 수도 있겠죠. 그래도 생존확률은 극히 희박합니다. 상대방을 죽여야만 살 수 있고, 살아남아야만 승리할 수 있습니다. 전투에서 진다는 것은 바로 사망을 의미하고, 이겨야만 살 수 있죠. 물론 공군이라고 무조건 비행기로만 전투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투기를 조종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런 항공기를 정비하고, 무장을 장착해주는 사람들도 있죠. 또한 방공포병이라고 해서 산 정상이나 건물 옥상에서 근무하며 적 전투기를 격추시키는 임무를 맡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당연히 전투기 입장에서도 이런 방공포병은 전장에 진입하기 전에 반드시 제거해야 할 상대입니다. 서로 상대방을 죽이지 못하면 내가 죽는 그런 상황이죠.
해병대는 그럼 어떨까요? 해병대의 임무 자체가 육국과 달리 적진의 뒷편에 상륙작전을 펼쳐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 해병대의 임무입니다. 해군과 공군의 제병합동 작전이 이뤄지지만 어디까지나 해군이나 공군은 작전을 보조하는 임무입니다. 적진의 한복판에 뛰어들어 전투를 치루고,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 자체가 해병대의 임무이죠. 일반적으로 육군은 전투에서 전체 병력의 50%를 잃으면 완패했다고 보는 편입니다. 반면 해병대는 작전에 투입된 인원의 50% 이상 죽더라도 적진 한복판을 뚫고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다면 그것은 성공한 작전이라고 봅니다. 적진에서 싸워서 이기면 살 수 있지만 적진에서 진다면 말 그대로 사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래서 해군과 공군, 해병대는 경례 구호로 "필승'을 외칩니다. 싸워서 이겨야만 살 수 있고, 지면 그대로 죽음인 것인 그들의 운명이기 때문이죠.
대한민국 국군이 60만 대군을 자랑하던 시절은 흘러간지 오래되었습니다. 이제는 겨우 50만을 간신히 채우는 정도죠. 그것도 남성들의 경우 현역 판정 입대율이 95%가 넘어가는 상황입니다. 이것은 제2차 세계대전의 일본이나 독일에서도 이 정도의 비율로 현역 입대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지금 한창 전투가 벌어지는 이스라엘의 경우도 남성들의 약 20%는 군대에 가지 않습니다. 물론 그 나라는 여성도 병역의무가 있습니다만, 이 경우도 약 20% 이상이 군대에 가지 않습니다. 그런 대한민국 군대가 불과 10년이 흐르면 40만을 채우기도 힘이 들 것입니다. 그만큼 출산율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아마 2040년대가 되면 남성들이 모두 현역에 입영한다 하더라도 대한민국 군대는 30만을 채우기 힘이 들 것입니다. 아마 그때가 되면 적정 규모의 병력 유지를 위해서라도 여성의 징집도 논의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러시아에서는 현역 군인에 대한 비방이나 조롱거리로 삼으면 형사처벌하는 내용이 논의된다고 합니다. 부디 우리나라에서도 군대에 가는 남성들에 대해 군캉스나 군무새라던가 하는 비난은 없었으면 합니다. 군인에 대한 존경까진 바라지 않더라도 최소한 그들에 대해 비방하거나 폄하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청춘의 가장 꽃다운 시절, 18개월간 자유를 포기하고 병역이라는 신성한 의무를 다하는 그들에게 그에 합당한 보상이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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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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